19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는 20여명의 인권단체 활동가와 밀양, 삼성, 용산 등 경찰 폭력의 희생자들이 “박근혜정부 1년, 경찰은 국가폭력의 손발이었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박근혜 정부 1년은 국가폭력이 극에 달한 시간이었다”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토대가 부실한 정권이 야만을 독점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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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국정원의 부정선거와 공안몰이가 한축이었다면 경찰은 국가폭력의 손발이 됐다”며 “밀양, 강정, 대한문, 삼성본관, 골든브릿지, 콜트콜텍 등 수많은 공간에서 폭력을 휘두르며 집회시위 권리, 저항의 권리와 연대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례로, “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은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이었다며 “시민의 자유로운 일상에 대한 경찰의 감시와 통대를 확대하고, 자의적인 범칙금단속 및 즉결심판으로 인한 과도한 법집행이 우려된다는 비판에도 지난 3-10월 말까지 구걸행위 처벌자는 280명이었다”고 지적했다.
활동가들은 이에 “경찰은 들어라”라며 “밀양, 강정, 대한문, 삼성본관, 골든브릿지, 콜트콜텍에서 너희들은 국가폭력, 야만의 손발”이었다고 규탄하고 “경찰 폭력에 의지하는 정권의 ‘안녕’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경찰 폭력 희생자들,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라 그냥 박근혜”
거리에서 희생된 당사자들은 자신들을 짓밟은 경찰의 탄압에 울분을 쏟아냈다.
윤호남 밀양 보라마을 주민은, “남편이 자살하려고 약을 먹고 있어서 거기에 아내가 가려 하는데도 경찰은 주민증을 안내놓는다고 보내주지도 않았어요”라며 “우리는 분통이 터지고 마음이 아파요. 헬기를 불러달라고 해도 안 해주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병원에 갔는데 그는 ‘이렇게는 못사니 다시 그 자리 가서 죽을란다’라고 말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윤호남 주민은 이어 “어떻게 우리가 살아야겠습니까. 주민들은 다 죽어가는데, 우리 주민은 얼마 안 되고 경찰은 분향소 마저 차리면 뜯고 또 차리면 또 뜯고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상경한 윤분순 주민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그냥 박근혜”라며 “늙은 놈들은 다 물러가고 젊은 고등학생, 대학생이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히고 “박근혜는 물러가라,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최종범 열사에 대한 삼성의 책임을 물으며 본관 앞에서 농성 투쟁 중인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한기가 옷깃에 치며들 때면 산 것인지 죽은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며 “조금이라도 한기를 피해보려고 비닐과 깔판을 깔았지만 경찰은 그것마다 빼앗아갔다”고 경찰의 야비함을 규탄했다.
위영일 지부장은 또 “경찰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틈을 이용해 우리 손가락을 꺾고 무릎으로 내리쳐 손가락에 금이 가기도 했다”며 “공권력의 주인은 우리 국민이지만 주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부와 경찰은 단 한번 만이라도 국민, 힘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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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년 아닌 이명박 정부 6년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이어 변호사, 학자 등은 경찰을 앞세워 폭력 정치를 펴온 박근혜 정부에 정당성을 물었다.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행복 시대를 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이명박 정부 보다 더 못하다”라며 “박근혜 정부 1년이 아닌 이명박 정부 6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최정학 교수는 “국가폭력은 정당성이 없을 때 드러난다”며 “반대편을 폭력으로 진압해 갈등을 무마한다”고 밝히고 “법치주의는 사회적인 갈등이 벌어졌을 때 국가가 최대한 신중히 개입해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법치주의를 지켰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밀양, 쌍용 투쟁의 현장에 함께 했던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어깨 너머 활동가들의 투쟁을 봐왔는데, 10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다”며 “밀양 할머니, 중증장애인 등 경찰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 모두가 가진 게 없는 약자들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또, “밀양에는 평균 1,600명의 경찰이 상주하며, 강정에서는 그 동안 10만명의 경찰이 투입됐고, 쓴 돈은 90억에 달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서귀포시는 치안 문제로 고통당하고 있다며, 경찰은 재벌이익에는 복무하면서 치안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있다”고 규탄했다.
[기자회견문] 박근혜정부 1년, 경찰은 국가폭력의 손발이었다
박근혜 정부 1년은 국가폭력이 극에 달한 시간이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토대가 부실한 정권이 야만을 독점한 시간이었다.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하고 여론을 호도했다. 경찰은 사건을 축소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저잣거리의 우스개로 만들었다. 그들은 또한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책임추궁에 종북몰이와 불법딱지 붙이기로 답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공약을 실천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부가 하는 일은 공안사건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사회적 약자들의 ‘함께 살자’라는 외침에 정부는 폭력으로 응답했다.
이명박 정권이 가장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촛불’이었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천막’이었다. 인간의 삶을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곳,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죽어간 사람을 추모하는 곳은 예외 없이 경찰 폭력에 짓밟혔다. 대한문에서, 강정에서, 현대본사 앞에서, 밀양에서, 삼성본관 앞에서 공론의 공간은 경찰에 의해 봉쇄당했다. 삶과 권리에 대한 목소리가 만나야하는 공간은 꽃밭으로 대체되었다. 집회시위의 권리, 파업의 권리, 추모와 기억, 연대의 마음은 불법이 되고 꽃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절망스런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경찰의 폭력은 천막을 부수고, 분향물품을 탈취하고, 집회를 방해하며 항의하는 사람들을 연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2013년 공권력은 국민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매일 사지를 들어 내동댕이치고, 폭력에 대한 항의에 위축되기는커녕 고발하라는 뻔뻔함을 보이며,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비웃음과 욕설로 응대했다. 사라질 날 없는 멍자국보다 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모욕'이었다. 조롱하며 괴롭히는 경찰의 태도에 사람들은 ‘경찰의 눈엔 내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건가? 사람한테 이럴 수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끊임없이 솟구쳤다. 집단적으로,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행해지는 '괴롭힘', 존재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을 제거한 야만스런 태도, 이것이 바로 2013년의 경찰의 모습이었다.
공권력은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위한다는 포장과 달리 권력유지를 위한 사적 기관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래서 공권력이 폭력이 되지 않으려면 사회적 통제가 필수적이다. 지난 한해 경찰의 폭력은 도를 넘었고 통제도 되지 않았다. 과도한 공권력에 대한 항의뿐만 아니라 법에 의한 호소도, 국회의원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권력을 등에 업은 경찰의 기세가 얼마나 등등한지 일개 경비과장은 ‘대한문의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경찰력을 확대하면서 국민을 범법자로 만드는 시도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박근혜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은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이었다. 시민의 자유로운 일상에 대한 경찰의 감시와 통제를 확대하고, 자의적인 범칙금단속 및 즉결심판으로 인한 과도한 법집행이 우려된다는 비판에도 지난 3~10월 말까지 구걸행위 처벌자는 280명이었다. 거리의 홈리스에 대한 불심검문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경찰출신의 국회의원은 야간집회시위를 제한하기 위해 금지시간규정을 두는 개정안을 발의하고, 경찰청은 집회 때 소음 허용 기준을 낮추는 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또한 집회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15분 만에 즉시 해산과 검거에 나서겠다고 협박하고, 수갑 경찰봉 등 경찰 장구를 사용할 때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도록 내부 훈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대한 사회적 통제는 약화되고, 경찰에 의한 국민의 통제는 강화되면서 지난 1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은 빈약해졌다.
법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스스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인권을 외면하는 정권이 기댈 곳은 공안기구뿐이었다. 경찰은 자신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공공의 안녕을 위해, 질서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국정원은 자신들의 반민주적인 행위를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경찰과 국정원이 말하는 국가에는 비판하는 시민, 저항하는 시민은 없다. 권력이 시민을 모욕하고 제거해버리는 국가에서 비판과 저항은 공안기구를 동원해 굴복시켜야할 ‘범죄’일뿐이다. 정당성이 허약한 권력일수록 권력유지의 불안감에 늘 시달린다. 불안감은 공포정치로 표출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찰, 정보기구, 군대 등 공권력을 동원한다. 현재 박근혜 정부가 그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안녕’하지 못한 시민들이 빈약해진 민주주의와 인권의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허물어져가는 ‘사회적이며 공공적인 것’을 지키기 위해, 공론의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인간적인 삶과 미래를 위해 연대와 저항을 키워가고 있다. 경찰의 폭력에 의지하는 정권의 ‘안녕’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경찰은 들어라. 밀양, 강정, 대한문, 삼성본관, 골든브릿지, 콜트콜텍에서 너희들은 국가폭력, 야만의 손발이었다.
201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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