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3번이나 바꿔?”...유치원 대혼란

따로 노는 교육부 교육과정과 지침이 원인, 교육감협의회도 문제제기 예정

  지난 1월 28일 전교조 유치원위원회에서 연 집회에 참석한 한 유치원 교사가 유치원 자녀를 데리고 나왔다. © 윤근혁 [출처: 교육희망]

3월 전국 국공립 유치원들이 개학을 맞이한 상황에서도 유아들이 배워야할 학습시간이 춤을 추고 있다. 수업시수를 놓고 교육부 교육과정과 교육부 지침이 따로 노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교육청, 두 달새 5시간->3∼5시간->도로 5시간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두 달 사이에 유치원 수업시수에 대한 서로 다른 내용의 공문을 3차례 보냈다. 지난 2월 14일자는 “1일 5시간을 하라”고 교육부 지침을 이첩했고, 사흘 뒤인 같은 달 17일에는 “3∼5시간을 자율 운영하라”는 경남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보냈다. 이어 지난 3월 11일에는 다시 “5시간을 하라”고 수정 지침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의 사정도 거의 같다. “5시간을 하라”고 지침을 보냈다가 다시 “3∼5시간을 자율 운영하라”고 서울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보냈다.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상당수 시도 교육청과 전교조,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들은 “교육부가 올해 2월 초 무책임하게 5시간 고정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교육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은 수업시수에 대해 ‘1일 3-5시간 범위 내에서 학급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부 스스로 이 고시를 어기면서 심각한 문제가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원, 경기, 광주, 전북, 전남, 충남 등 6개 시도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3∼5시간 자율 운영’을 통보했다. 법적 근거가 없는 교육부 지침 대신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따르라는 것이다. 서울과 경남교육청도 해당 지역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에서는 ‘3∼5시간 자율 운영’을 명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먼저 고친 뒤에 5시간 고정 지침을 내려 보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일선 유치원의 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현재로선 5시간을 규정한 교육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도 “교육부의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어길 수 없어 경남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에서는 ‘3∼5시간 자율 운영’이라고 적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고시보다는 교육부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게 우리 교육청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 교사들은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김 아무개 교사는 “서로 다른 수업시수를 담은 고시와 지침을 잇달아 받았는데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일선 유치원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정확한 시수조차 안내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부는 뒤늦게 유치원 교육과정을 손질하겠는 태도다.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 관계자는 “교육과정 고시에 있는 ‘3∼5시간’ 안에는 우리가 지침으로 내린 5시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고시 위반이 아니다”면서도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고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육부의 5시간 지침을 거부한 시도교육청 6곳에 대해서도 특별한 지침이행 명령을 내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최근 국회 쪽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발 대혼란, 20일 시도교육감들 모여 문제제기 예정

이처럼 교육부발 유치원 교육혼란 현상이 극에 달하자 시도교육감들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오는 20일 오후 3시 대전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교육부에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준수할 것’을 촉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실무협의회는 최근 장휘국 광주교육감이 제기한 이 안건에 대해 이날 교육감협의회에서 7번째 정식 안건으로 올려 결론을 내기로 합의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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