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 모녀' 긴급대책, "실효적 대책 아냐"

"비정규직 채용 등으로 한시적 대책에 그칠 것" 우려

송파구 ‘세 모녀 자살 사건' 이후 최근 서울시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긴급대책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실효적 대책으로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서울시는 송파 '세 모녀'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저소득 위기 가정에 대한 긴급 대책'(아래 긴급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송파구3모녀의 죽음은 타살이다!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 [출처: 비마이너]

서울시는 이번 긴급대책을 통해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이외에 별도로 서울형기초보장제도와 희망온돌사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라면서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 사건을 엄중히 바라보고 긴급대책을 마련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먼저 서울시는 ‘세 모녀’ 사건의 발생 원인이 ‘취약한 복지전달체계’, ‘신청주의의 한계’, ‘엄격한 선정기준’ 등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서울시는 ‘신청주의’의 문제를 ‘적극적 발굴주의’로 극복하겠다며, 행정1부시장이 본부장을 맡는 ‘위기가정 발굴·지원 특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위기가정 발굴 전문인력 26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복지를 시혜가 아니라 권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각종 캠페인 활동도 병행한다.

또한, 현재 최저생계비 68%로 되어 있는 서울형기초보장제도상의 소득기준을 완화해 올해부터 80%로 상향하고 2018년까지 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 시 부양의무자가 금융정보 제공 동의를 하지 않아 급여 신청을 포기하는 사례가 없도록 정보조회를 직권으로 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신청주의 한계', '취약한 복지전달체계', '엄격한 선정기준' 등의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며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출처: 서울시]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이나, 아직 충분한 대책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김선미 책임간사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개선안에 대해 "최저생계비가 근로자 평균 소득과 비교했을 때 계속 낮아지고 있고 국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편해 최저생계비를 중위소득 기준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최저생계비 100%로 올린다는 것이 얼마나 실효적일지 의문"이라면서 "전반적인 제도변화에 따르는 혁신적인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책임간사는 "송파 세 모녀의 경우 월 임대료 부담이 컸던 가구인데, 주거비 지원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울형 주택바우처의 급여를 현실적으로 상향시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책임간사는 또 "위기가정 발굴 전문인력 260명을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모두 비정규직을 채용하겠다는 것이어서 한시적인 대책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수급자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들은 이전에 희망복지지원팀에서도 진행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근본적으로 복지 수급을 신청하러 갔을 때 부딪칠 수밖에 없는 높은 제도의 문턱과 복잡한 신청 절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허한 시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의 경우 신청단계에서 부양의무자의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받게 되어 있다”라며 “부양의무자의 거부로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서류미비로 보고 접수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양의무자 금융정보 조회를 직권으로 할 수 있게 제도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김 사무국장은 “직권으로 정보조회를 한다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일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점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서울시의 전체 기초생활수급자는 202,991명이다. 반면 이들의 생활지원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수는 1801명으로, 각 동 주민센터당 2.4명에 불과하다. 사회복지 공무원 한 명당 112명의 수급자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동별 격차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17일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보면, 올해 2월 현재 강서구 등촌3동은 수급자 수가 5301명으로 가장 많은데 사회복지 공무원은 11명으로 공무원 1인당 수급자 481.9명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송파구 잠실 제7동, 가락 제1동은 수급자 수가 각각 3명과 4명에 불과하다.

현재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기초생활보장 업무 외에도 장애인, 노령연금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임대주택 사업도 담당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빈곤계층에게 적절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자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말

하금철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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