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계조작 면죄부 준 검찰, ‘부실수사’ 논란

“검찰의 천박한 이해, 황당무계한 해석...검찰 못 믿겠다”

검찰이 지난 18일, 회계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쌍용차 전, 현직 경영진 및 회계법인 등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사건 내용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회사와 회계법인, 금융감독원의 주장만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쌍용차지부와 민변이 19일, 안진회계법인이 감사조서를 수차례 변조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조사과정에서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이번 사건에서 쟁점이 됐던 것은 쌍용차가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계상할 때, 신차종 매출을 누락하고 구차종의 단종을 가정한 것이 계속기업의 가정을 위배한 것인지 여부다. 해당 재무제표는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작성됐다. 당시 쌍용차는 2009~2013년까지 약 65만 대의 판매 계획을 세웠지만, 안진회계법인은 감사조서를 통해 약 판매수량을 약 23만대로 후려쳤다.

‘계속기업의 가정’은 ‘경영활동을 청산하거나 중대하게 축소시킬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유형자산 손상차손은 계속기업의 가정 하에 계상된다. 때문에 안진회계법인은 판매량을 64%로 축소해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계산한 것은 ‘경영활동을 중대하게 축소시킬 의도가 없다’는 계속기업의 가정에 전면으로 위배되는 셈이다.

하지만 검찰은 18일, 불기소 결정서에서 “구차종 단종 이후에도 타차경유자산과 전차종공통자산이 계속 사용된다는 전제하에 그 장부가치의 100%를 처분, 잔존가치로 인정한 점을 고려할 때 손상차손이 계속기업 가정을 위배해 계상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는 19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는 검찰이 계속기업의 가정을 얼마나 천박하게 이해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한마디로 검찰은 쌍용차의 기계장치가 쓰이기만 하면, 몇 대의 차라도 생산만 된다면 계속기업의 가정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라는 황당무계한 해석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검찰은 신차출시가 가능하다고 가정하더라도, 회생철차 등으로 출시일을 예측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형자산 손상차손 산정을 위한 구체적인 매출액 도출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불기소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2009년 삼정KPMG가 작성한 경영정상화 검토보고서에는 2009~2019년간 모든 신차종의 추정매출액이 제시돼 있다. 이는 회사가 같은 해 2월 전에 이미 수립한 계획에 근거한 것이다.

아울러 안진회계법인과 감정인 금융감독원 등은 검찰 진술에서 구차종의 판매가 계속 이뤄지더라도, 인건비와 같은 현금지출고정비가 증가해 손상차손 금액은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하지만 안진회계법인과 금감원은 각각 감사조서와 감리조서 등에서 ‘현금지출고정비는 판매량 증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 회사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비’라고 적시한 바 있다. 김경율 회계사는 “결국 검찰의 판단은 이러한 피의자의 자기모순적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의 보고서와 최종학 교수의 주장 등을 객관적인 근거라 보고, 이를 토대로 무혐의 처분의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 회계사는 “금융감독원은 이미 감리 당시 피의자들에게 면죄부를 줬고, 최종학 교수 역시 중립적인 입장에 서 있지 못하다”며 “이들의 주장을 객관적인 근거로 채택한 것은 마치 심판이 옷을 벗고 게임에 뛰는 꼴로 불합리하기에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금감원은 지난해, 국회로부터 안진회계법인의 회계조작을 은폐한 공범으로 지목돼 왔다.

한편 쌍용차지부와 민변 노동위원회 등은 이날 안진회계법인 대표 및 관련 회계사들을 외간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안진회계법인이 법원과 금감원에 제출한 회계감사조서 3건의 숫자가 모두 불일치해, 최소 3차례 변조가 이뤄졌다는 혐의다.

민변 노동위원장 권영국 변호사는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회계감사조서의 숫자가 다르다는 것부터 조사를 했어야 한다”며 “어제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부실수사에 따른 것이며, 더 이상 검찰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특검이 이야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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