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박경석 대표, 벌금탄압 규탄하며 자진 노역 수감

90명에게 6845만 원 벌금, “집회의 자유 침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장애인운동에 대한 벌금탄압에 항의하며 29일 자진 노역을 하겠다며 수감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검찰의 장애인운동에 대한 벌금탄압에 항의하며 29일 밤 8시 40분께 서울구치소에 자진 수감됐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현재 200만 원의 벌금 때문에 수배 중인 상태였다.

검찰은 지난 2012년 10월 26일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故 김주영 활동가의 장례식 도중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한 노제가 불법이라며, 장애인 활동가 18명에게 벌금을 구형했다.

전장연은 이러한 벌금형이 장애인운동에 대한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박 상임공동대표가 스스로 감옥행을 택한 것이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29일부터 벌금 200만 원에 해당하는 총 40일의 노역(1일 5만 원)을 치러야 한다.

박 상임공동대표의 자진 수감에 앞서 전장연은 29일 늦은 3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장애인운동에 대한 벌금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검찰에 자진출두하기에 앞서, 전장연 활동가들이 장애인운동에 대한 벌금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특히 최근 전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이 일당 5억 원의 ‘황제노역’으로 닷새 만에 25억의 벌금을 탕감받아 사회적 지탄을 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사법부의 불공정함을 질타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랑희 활동가는 “대부분 형사사건이 징역형의 가혹함을 피하고자 벌금형을 선고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최근 사법부는 벌금에 그다지 부담이 없는 부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벌금형을 선고한다”라면서 “이런 벌금형마저도 대기업 회장님에게는 일당 5억 원을 쳐주고 누구에게는 5만 원만 쳐주는 게 사법부의 정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랑희 활동가는 “장애인 활동가들에게 떨어진 벌금은 대부분 일반도로교통방해죄인데, 이것은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너무나 쉽게 옥죄는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행사하다 교통방해를 한 것과 대기업 회장의 탈세와 횡령 중 무엇이 더 무거운 죄냐”라고 비판했다.

현재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에게는 2010년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요구 농성(17명 510만 원), 2010년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 장애등급심사센터 농성(벌금 14명 890만 원, 손해배상청구 22명 2200만 원), 2012년 故 김주영 활동가 노제(18명, 1535만 원), 2012년 활동보조 24시간 요구 국회 정론관 농성(4명, 350만 원) 등 총 90명에게 6845만 원의 벌금이 선고된 상황이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는 이에 대해 “이 벌금들이 결코 우리의 소중한 권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많은 벌금이 떨어져도 우리의 투쟁은 변함없을 것이다.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감에 앞서 발언에 나선 박 상임공동대표는 “장애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지켜주는 것이 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러나 그런 법을 지키기 위해서,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에게 아직도 국가는 차선 하나 위반했다고 벌금으로만 다스리려 한다”라고 규탄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또 “40일간 잘 쉬다 나오겠다”라며 “벌금 때문에 우리의 투쟁이 꺾여서는 안 된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자”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박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 수감 절차를 밟고, 늦은 8시 경 의왕시에 소재한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전장연 이윤경 활동가는 “박경석 대표의 이번 자진 노역 투쟁은 단지 박 대표 개인의 벌금을 탕감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장애인운동을 비롯한 사회운동에 대한 벌금 및 손해배상 탄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악질적인 벌금 탄압은 당장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장연은 벌금 탕감을 위한 사회적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벌금 후원 계좌는 477402-01-195204 (국민은행, 박경석(전장연벌금))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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