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보호’ 위한 학생인권조례가 규제?

일부 교육청과 교총의 주장에 김승환 “학생 위한 규제 강화해야”

  서울시교육청이 만든 '사학기관 운영 활성화 방안 검토사항' 문서. ©윤근혁 [출처: 교육희망]

학생 인권탄압과 사학 비리를 규제하기 위해 각각 만든 학생인권조례와 사립학교법 등이 보수 교원단체와 교육청에 의해 ‘쳐부수어야 할 규제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규제를 싸잡아 ‘처부수어야 할 원수이며 암 덩어리’라고 발언한 뒤 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암 덩어리’란 대통령 발언에 교육규제 완화 경쟁

31일 보수적인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에서 내는 <한국교육신문>은 “교총이 ‘나쁜 교육규제’를 개혁하기 위해 100대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면서 “손톱 밑 가시 같은 법규”로 △학생인권조례와 △학교회계에서 사학법인이 돈을 빼내지 못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등을 지목했다.

한국교총은 지난 23일 성명서에서도 “학교현장의 애환과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나쁜 규제’를 선별·개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교총은 현장의 어려움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100대 교육 분야 규제개혁 대상을 발굴, 교육부가 반영토록 하는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25일 사학 규제 방안으로 ‘사학법인이 학교에 내는 법정부담금을 대신 내주고, 영리사업이 가능하도록 수익용 재산을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 된 바 있다.

이 교육청은 ‘사학기관 운영 활성화방안 수립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난 12일 첫 회의를 연 데 이어 최종 방안은 서울교육감 선거 직전인 오는 5월 말 내놓을 예정이다.

모두 12개 과제 가운데 주요 내용은 △사립중학교 법정부담금 국가부담 △법정부담금 미납학교의 학교운영비 감액 폐지 △학교법인의 수익재산 확충방안 등이다. 법정부담금은 관계법령에 따라 사학법인이 교직원의 사학연금, 건강보험 납입금 가운데 일부를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돈이다.

최근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육규제 내용을 조사해 보고토록 지시한 상태다.

이처럼 대통령의 ‘암 덩어리’ 발언 뒤 교육기관이나 친정권 교육단체가 ‘규제 완화’ 경쟁에 나서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3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들을 위한 규제는 풀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학생들의 권익에 필요한 것이면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학생인권조례 등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 등 학생과 교육공익을 위한 규제를 마구잡이로 풀려는 움직임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전북교육감 “사익 위해 교육규제 푸는 일 없어야”

이날 김 교육감은 규제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과 관련 “규제는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사적 이익을 위해 규제를 푸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하겠지만 학생 권익과 직결된 것이라면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도 “‘규제완화’란 명목으로 2010년 추진된 이명박 정부의 교과서 정책 때문에 현재 학생들이 교과서 대신 복사용지로 공부하는 황당한 일을 겪고 있지 않느냐”면서 “공교육 정상화와 비리 예방을 위한 공적 규제를 없애려는 일부 세력의 속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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