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시아순방, 군사주의 격화...TPP는 한국만 목매

TPP 협상 진전은 실패...세월호 재난 틈타 한미FTA 추가 개방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4개국 순방을 계기로 아시아 군사주의가 격화될 조짐이다. 중국의 반발이 명확한 상황에서 아시아인들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진전은 실패했지만 한국 정부는 세월호 재난을 틈타 국민적 의견 수렴도 없이 한미FTA 추가 개방에 합의해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부터 7일 일정으로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집권 2기 첫 번째 아시아 4개국 순방을 마쳤다. 이번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 중국 포위를 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 일본과 다른 2개국에 대해서는 센카쿠(댜오위다오)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공동 행보를 취하는 한편,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중국 포위를 겨냥한 안보동맹을 강화했다는 점은 ‘성과’로 평가되지만 TPP 협상 진전은 이번에도 실패했다는 평이다.

[출처: 청와대]

우선 한국은 미국의 대 중국 핵심 군사전략인 미사일 방어체계(MD) 결합을 위한 예비 조치를 포함해 굵직한 안보 사안을 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25일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 “실무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논란 속에서 좌초됐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우회 전략인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는 MD 통합의 핵심 전제로 지난 3월 헤이그 한미일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이 3각 군사협력의 핵심 의제로 제기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미 양국은 오는 2015년으로 예정돼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 대해 미국은 중일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대상임을 확인했으며 집단적 자위권 강화와 이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미국의 인정도 표명했다.

필리핀에서는 22년 만에 사실상의 미군 재주둔에 합의했다. 양국은 28일 군사기지 공유를 골자로 하는 방위협력협정을 체결, 미군이 향후 10년 동안 필리핀 내 군사기지에 장기간 순환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군 주둔을 금지한 필리핀 헌법에 따라 상시 주둔은 불가하지만 병력 규모에 제한이 없고 현행 14일로 묶여 있는 주둔 기간 제한도 크게 늘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양국은 양국 관계를 경제와 안보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다는 입장에 합의했다.

TPP 순방 실패...유독 한국만 한미FTA 추가 개방

<워싱턴포스트>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지적했듯, 이번 아시아순방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TPP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8일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유독 한국은 미국이 TPP 입장료로 강요한 한미FTA 주요 의제 개방을 약속하며 미국에 크게 양보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원산지 검증 완화 등 주요 선결 조건을 양보하며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이행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 TPP 가입의 물꼬를 텄다는 평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4개 국가와 예비 양자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 TPP 협상 참여 여부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라고 언론에 밝힌 상황이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 등 이번 오바마가 방문한 다른 나라에서 TPP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미일은 TPP 타결에 실패한 후 25일 공동성명을 통해 “필요한 대담한 조치를 취한다”고만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주요 의제로 꼽혀온 TPP 협상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평이다. 양국은 TPP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향후 협상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TPP 참여를 표방해왔던 필리핀에서도 이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은 한국을 비롯한 오바마의 이번 아시아순방에 대해 “북에 대해서는 6자회담 얘기는 일절 없었고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발언들이 나왔다”며 “북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고, 중국에 대한 포위 압박도 가속화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6자 회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점에서 퇴행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뿐 아니라 우방국의 자원까지 동원하면서 중국과의 긴장과 갈등이 고조될 것이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이 증진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갈 것”이라며 “동아시아 인민, 민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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