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청소년, 2천여 시민...‘세월호 추모’ 촛불 들었다

희생자 추모, 정부 규탄 촛불집회 전국 154곳으로 확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에 책임을 촉구하는 촛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서울에서는 수백여 명의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으며, 2천여 명의 시민들도 대규모 도심 촛불집회를 벌였다. 청년과 시민들의 도심 침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50여 곳까지 촛불집회가 확산됐다.

거리로 나선 청소년들 ‘청소년 추모의 날’ 개최
“우리는 아직도 제 자리를 지켜야 하나요” 정부 규탄행동 돌입


세월호 참사 18일 째를 맞은 3일, 촛불을 든 청소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을 비롯해 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시민 등 5백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청소년 추모의 날’을 개최했다.



교복을 입고 추모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책임을 물었다. 참가자들은 한 손에 촛불을, 또 한 손에는 노란색 도화지를 들었다. 도화지에는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미안해’, ‘우리는 아직도 제 자리를 지켜야 하나요’, ‘청소년이 앞장서는 나라, 부끄럽지도 않나요’, ‘우리가 나온 이유를 모두 아는데 대통령만 몰라요’ 등의 메시지가 들어찼다.

청소년들은 무대 위로 올라가 목숨을 잃은 친구들을 추모하고, 박근혜 정부의 책임 회피와 무능력을 강하게 질타했다. 창선여중에 재학 중인 위인화 학생은 “대통령이 욕을 먹는 이유는 총 책임자기 때문이다. 책임자들이 다투는 사이에 아이들만 죽어갔고, 총 책임자인 대통령은 말로만 책임지겠다고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진하언 학생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친구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그가 연주한 곡은 영화 <타이타닉>에서 연주자들이 침몰 직전까지 갑판에 남아 연주했던 ‘주여, 우리와 함께 하소서’라는 곡이다. 진하언 학생은 “뉴스를 보다 도저히 공부가 안 돼서 나오게 됐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연주했다”고 설명했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1학년 정다운 학생은 홀로 촛불집회에 찾았다. 정다운 학생은 “주변 친구들에게 촛불시위에 같이 가자고 물어봤지만, 다들 학원이나 독서실에 가야 한다고 혼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대한민국은 청소년들이 마땅히 슬퍼할 시간마저 부족한 나라인 것 같아 더 슬프다”고 토로했다.

청소년들은 세월호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추모 시낭송을 이어나갔다.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끝날 때 마다 박수와 호응이 이어졌다. 충북에서 촛불집회를 찾은 한 남학생은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저 차디찬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대통령은 어떻게 따뜻한 청와대에서 주무실 수 있나”라며 “국가가 있고 해경이 있는데 왜 민간인들이 구조를 하나. 이것은 국가가 저지른 살인과 다름없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얼마 전 중간고사를 치르고 집회에 참여한 고등학생 진소영 양도 “중간고사 시험을 준비하며 헌법을 읽었는데, 헌법 1조를 읽고 너무나 화가 치밀었다. 대한민국의 권력이 정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을 든 청소년들은 이 날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지속적인 추모 촛불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은 ‘청소년 준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했으며, 오는 10일 또 한 번의 청소년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2천여 시민들, 광화문 청계광장서 대규모 추모 촛불집회
집회 후 도심 거리행진...오는 10일에도 대규모 촛불집회 예정


2천여 명의 시민들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청계천 소라광장에는 2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박근혜가 책임져라’, ‘아이들을 살려내라’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손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속속 눈에 띠었다.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조연희 씨는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계단으로 올라올 때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이 하나 둘씩 배에서 빠져나와 안기는 것 같은 환상을 본다. 도대체 학교를 어찌 이렇게 만들었나”라며 “더 이상 슬퍼만 하고 있지 않겠다. 우리가 거리에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아이들이 다시 차가운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가 대한민국 세월호를 다시 세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일, 강남역 일대에서 ‘침묵이 이렇게 죄스러울 줄 몰랐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유모차 추모 행진을 벌였던 주부들도 다시 거기로 나왔다. 당시 행진에 참여했던 서화일 씨는 “육아로 지치고 힘든 아이엄마들이 아기를 들쳐 업고 거리로 나섰다. 시위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가만히 있으라고 해 놓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정부, 밑바닥까지 보여줬던 무능한 정부 때문에 길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가 안고 있는 아이들도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제 분노만 하지 말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1일 유모차 행진을 진행했던 주부들은 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오후 1시부터 홍대 일대에서 두번 째 유모차 거리행진을 진행하기로 했다. 5일에는 기존에 참가했던 주부들을 비롯해 아버지들도 대거 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집회에 참여한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 역시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바라는 심정으로 촛불을 밝혀왔다. 그러나 간절한 마음이 이제는 비극이 되고 있다. 슬픔을 넘어 분노로 차오르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종교 지도자들을 불러 놓고 차후에 사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의 사퇴만이 진정한 사과일 뿐이다”라고 못 박았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제는 비탄과 분노를 더해 책임자 처벌과 진실규명,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촛불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민을 300여 명이나 지켜내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 미달이며 용서할 수도 없다. 이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진상조사위가 가동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와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세월호 추모 집회가 끝난 뒤 광화문에서 명동일대를 거쳐 도심 행진을 벌였다.

또한 지난 1일, 홍대와 명동, 시청 등에서 침묵 행진을 벌였던 2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도 이날 또 한 번 홍대와 명동, 광화문 일대에서 침묵 행진을 벌였다. 검은 옷에 흰 마스크를 착용하고, 국화꽃과 ‘가만히 있으라’라는 손피켓을 든 청년 및 시민들은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경찰 병력에 가로막혀 연좌 추모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는 오는 10일, 또 한 번 대규모 추모 촛불 집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매일 7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추모 촛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에만 28곳에서 촛불집회가 개최되고 있다. 경기(31곳), 강원(3곳), 충북(5곳), 전북(3곳), 전남(18곳), 경북(3곳), 경남(10곳), 제주(1곳), 인천(2곳), 대구(6곳), 부산(5곳), 울산(17곳), 광주(17곳) 등 전국 154곳에서도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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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세상

    윗기사를 보고 대한민국시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집니다.바르지 못한 관행 바로잡길 바랍니다.

  • 한마음

    세월호직후부터지금까지 의혹투성인 해경과언딘 그럼에도 수색작업에서 배제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화가납니다.대통령님 제발 바로잡아주세요.언딘 정말 이해하기힘든 단어 다시보고싶지않아요?토요일오후에 ytn뉴스에 언딘과 해경간부들이 중국업체와 인양작업에 관련해 이야기했다는데,우리업체는 중국업체보다 못하나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언딘과 해경입니다...

  • 새우깡

    뭐하는거야 이게 대체 ㅡㅡ 뭐 암튼, 추모만 합시다. 혹시라도 만약에 시위나 그딴거하는순간엔 정부에서 무력진압이 필요할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