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서구 신냉전 드라이브에 전략적 동맹 격상

가스계약,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횡단 철도 연결 등 역사적 협력

중국과 러시아가 서구의 신냉전 드라이브에 전략적 동맹을 격상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21일 <인민일보> 일본어판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진행된 20일 상하이 회담 후 “두 원수는 중-러 관계나 중대한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한 상세한 의견을 교환하고 고도의 일치에 이르렀다”며 “실무 협력을 확대, 심화하면서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양국의 행보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 아래 남중국해 위기 확대, 나토의 동유럽 확대 정책에 따른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선택한 대응책이다. 이 같은 방침은 양자 경제 및 군사 협력과 국제 수준의 협력까지 포괄하며 다층적으로 구성됐다.

[출처: 신화통신 화면캡처]

양측은 우선, 경제 협력에 대해 2015년까지 교역액을 100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또한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철도 건설 연결, 양국 경제 무역 왕래나 인접 지구의 개발, 개방을 견인해 유라시아의 큰 통로로 큰 시장을 함께 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러는 이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 간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부터 연간 38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소비량의 23%, 가스프롬 수출량의 16%에 달하는 수치다. 가스 공급 외 인프라망 구축을 위한 투자금도 러시아, 중국 각각 550억 달러, 220억 달러로 모두 7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이외에도 양국은 에너지, 전력, 항공, 통신, 지방 등 협력 문서에 관한 복수의 조인식을 진행했으며 러시아는 중국에 극동개발 참여도 제안했다.

양국은 또한 양자 및 상하이 협력 기구의 틀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합동 해상 군사 훈련과 상하이 협력 기구 회원국 연합 대테러 훈련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러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지역 및 세계 평화, 안전, 안정에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쌍방은 유엔, G20, 상하이협력기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BRICS, 아시아신뢰양성조치회의(CICA)등의 틀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지역적 국제적 수준의 경제·군사 협력 강화

서구의 신냉전 드라이브에 맞선 중러의 이 같은 전략은 다양한 효과를 의도하고 있다.

우선, 양국 간 본격적인 경제 협력으로 서구에 의존해 있는 산업과 시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러는 이미 2013년 900억 달러 수준의 무역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2000억 달러로 증대할 작정이다. BBC는 21일 이에 대해 “(가스계약) 보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 전력과 수송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라며 “푸틴은 가스협상으로 인한 이점이 아니라 중국에 경제적 관문을 개방한 점을 가장 큰 성취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둘째, 아시아 지역적 경제 협력 증대로 양국은 한반도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위기 국면을 경제 개발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아시아재균형 전략 아래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우방에 대한 주둔 확대 등 군사적 동맹 강화,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군사적 대응 확대, 일본 집단적 자위권 보장 지원 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해 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는 한편 한중FTA, 한중일FTA 등 아시아 지역 수준의 경제 협력 강화를 추진해 왔으나 모두 미국의 군사 및 경제 드라이브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라시아가 개방, 개발될 경우 유럽부터 아시아까지 이르는 인접국의 참여와 새로운 경제 발전 방안을 마련해 지역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서구와 경쟁을 벌이는 한반도, 동유럽과 유라시아 지역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를 유리한 위치에 놓을 것이며, 수송로 건설 등으로 그 효과는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최근 리커창 총리의 아프리카 방문 중 동부아프리카 6개국을 잇는 철도 사업을 체결하기도 했다.

셋째, 에너지 공조는 국제 사회에서 양국 행보에 보다 큰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에게 이번 협상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제재조치를 확대하고 유럽은 러시아 외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에게는 또, 중국 뿐 아니라 대륙 전체에 걸친 가스 수송관을 통해 한국, 북한과 일본 시장까지 노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구는 이미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1일 독일 <슈피겔>은 “이번 가스계약은 서구에 경고음을 일으키지만 에너지 전문가들은 파닉 상태로 빠져들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며 실제 가스공급이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시간, 비용이 막대하며 대안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 러시아가 가스를 ‘에너지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세계 지정학적 패권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는 남중국해 위기에 대해 ‘중립적’ 자세를 취해 왔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타국의 내정 개입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포함하듯 나토에 맞선 공동 보조를 강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아시아교류및신뢰구축회의(CICA)’를 통해 비서구권 국가와의 안보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은 특히 이란에 대한 군사적 협력을 강조하며 나토에 대당하는 세력화를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신냉전에 대한 중러의 팽팽한 제동이 각 지역의 평화와 수평적 연대로 귀착될 가능성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있다. 한반도,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시리아, 아프리카 등 국제적 분쟁지를 둘러싼 국지적 위기 심화 등 단기적 전망은 어두운 가운데 격화하는 위기 국면을 더욱 주시해야 할 필요가 큰 상황이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