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제나 좋은 노래를 불러주는 노래꾼님 반갑습니다. ^^*
이곳에 오면
세상 어느 곳엘 가도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금세 떠나가는 느낌이예요
정말 살아볼만 한 세상이라고요 말예요...
<청계천 8가>라는 노래는 언제들어도 좋네요.
제가 지난 번에 청계천 8가에 갔다가
끄적였던 글을 올리고 갑니다...
<서울 다시 보기> -청계천 8가에서
가을이 오는 예감이 두근두근 발길을 재촉할 즈음,
나는 누군가의 권유로 청계천에 가게 되었다.
가을의 시작과 함 하는 서울 나들이라는 점만 들뜬 기분으로 노래까지 흥얼거리게 했을 뿐,서울이란 시는 으레 고층 빌딩과 온갖 빛나는 패션과 치장한 사람들의 활딸한 거리가 내겐 어떤 위압감으로도 느껴지곤 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내가 막상 도착한 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서울을 누가 감히 '부자들의 천국'이라 이름했을까?
청계천 8가를 돌아다니며 나는 진짜 서울을 만났다.
부익부 빈익빈의 절대 경지가 바로 서울이다.
동대문의 높이 솟은 대형 쇼핑몰에 교묘하게 숨어있는 청계천 거리,
허름고 통속적이지만 이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사람냄새를 풍긴다. 좌판을 벌 크고작은 노점상에는 깔끔하게 닦여진 도시의 쇼핑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떼 는 골동품, 누군가 입던 옷과 신발, 1000원에 세 개씩 하는 오래된 테잎,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 LP판과 축음기, 다소 낯뜨거운 성인 비디오,
정력에 그만이라는 뱀술, 보기만해도 가려워지는 듯한 무좀약...
어디서 이런 고전적이고 가려진 골목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을까? 의아할만큼 거리를 꽉 메운 사람들에겐 한 1주일 가량 씻지 않은 땀냄새와 사치스런 몸단장이 없는, 수수한 맨얼굴이 대부분이다.
가끔 지나치는 사람들에 몸을 부대껴도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리며 짜증나는 표정을 보내오지 않는다.
몸이 부딪치더라도 으레 그래왔다는 듯 무덤덤히 지나치는 사람들!
사람살이가 나 하나만 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이렇게 서로 살 부대끼며 사는 거'라고 은연중에 가르쳐 주는 조금은 지쳐 보이는 얼굴의 사람들!
*쉼을 돌리고......
청계천 8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자 한다면,
소문난 미식가들의 잦은 출입이 있는 <<원할머니 보쌈집>>을 찾을 일이다.
60년대 몇평 안되는 구멍가게에서 기름통을 세워놓고 보쌈을 만들어 시장 사람들에게 음식을 팔면서, 입에서 입으로 소문나, 지금은 각층의 미식가들에겐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밝은 대낮에 가더라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지금 30평이지만 아무런 인테리어가 없이 단촐하고 깨끗한 내부와 낮은 천장,오로지 그곳서의 음식은 독특하고 맛있는 김치와 고기, 시원한 콩나물국이 전부이다. 대접에 나오 정수기 물만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부실한 밥상에 누구 하나 투정하지 않을 만큼보쌈의 맛은 설명이 필요없다. 주차장도 두 개를 만들어 놓고, 체인점까지 내놓을 정도이니 그 사업의 규모가 예감되는 곳이다.
**그러나 정말 청계전의 삶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면,
재개발 구역인 언덕빼기 마을에 올라가 샅샅이 둘러볼 일이다.
페인트 칠을 언제 했을지, 본래의 페인트 색깔이 식별되지 않을만큼 빛이 바래고,심지어 검은 구정물빛 빌라에는 군데군데 흉물스런 금이 가 있다.
베란다도 없는 쇠창살 된 창문에는 빨래들이 울긋불긋,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할만큼 비좁은 골목길과
"철거"라고 붉게 X표가 되어진 기울어가는 가정집들,
얼기설기 다부지게 그 골목과 공터를 매운 호박넝쿨들,
볕을 받아가며 질긴 삶의 희망인양 피어난 노오란 호박꽃들......
아직은 우리가 숨을 쉬고 서울을 바라볼 이유가
청계천 8가의 삶 속에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건 왜 일까?
너무 쉽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그들의 힘줄과 그을린 얼굴과 애를 업고 호박을 따는 굽은 등의 할머니를 보며 나는 새삼 부끄러워진다.
너무 쉽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닐까......
77777777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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