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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37] 마냥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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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마을지기    
작성일 2003년 09월 27일 14시 59분 33초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 37회
마냥 한가위만 같아라?


얼마전 추석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산소에 다녀 온 분의 이야기입니다. 가족들과 한참 벌초를 하고 잠시 쉬는 동안에 명절 때면 흔히 볼 수 있는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는 귀성행렬, 귀경차량 이야기 하면서
"그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는 참 편한 거야"라며 땀을 식혔다고 합니다.  
그들은 바로 분단 2세대 즉, 부모님의 고향이 이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휴식시간의 대화의 끝은 이랬다고 합니다.
“고향가는 길이 피곤해도 좋으니 그래도 고향에 가 보았으면 좋겠어!”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37회 방송, “강산에”의 “라구요”, “한돌”의 “산삼의 나라”, “박성환”의 “깃발”로 시작합니다.

  노래 : 강산에 - 라구요
  노래 : 한돌 - 산삼의 나라
  노래 : 박성환 - 깃발

코끼리는 그 자신의 주검을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죽음이 찾아오면 코끼리는 자신의 무리를 떠나서 자신의 죽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편안한 한 곳을 향해서 힘겹게 발걸음을 옯깁니다.

자신의 생명을 다한 한 인간이 운명공동체와 같았던 자신의 핏줄속으로 회귀하는 가장 영예로운 곳 - 이곳을 우리는 고향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그 여정이 힘들고 고단해도 고향을 가고 싶어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겠지요.  

그동안 반체제인사로 찍혀서 30년 혹은 40여년 동안 꿈에도 그리던 고국과 고향땅을 밟지못했던 독일의 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포함한 서른세분의 해외민주인사들이 이번에 고국땅을 밟았습니다.

이분들의 한마디 한마디속에서 들려지는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한 인간에게 고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Buckshot lefonque”의 “Another Day”, “Tracy Chapman”의 “Fast Car”

  노래 : Buckshot lefonque - Another Day
  노래 : Tracy Chapman - Fast Car

지난 방송 때 종이님이 신청하셨는데 미처 보내드리지 못했던 곡이지요. “굴렁쇠 아이들”의 "내기할까" 그리고 몇곡 더 보내드린다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약속대로 "봄 오는 길", "어른들은 못 말려" 이어 보내드리겠습니다.

  노래 : 굴렁쇠 - 내기할까
  노래 : 굴렁쇠 - 봄 오는 길
  노래 : 굴렁쇠 - 어른들은 못 말려

<Logo>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에 편안한 휴식의 방송이 되고 싶습니다.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저는 이지상이고요. 게시판 늘 열려있습니다. 어떤 사연 어떤 신청곡 다 좋습니다. 물론, 광고만 다 제외하고요.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다시 부탁드립니다.   

<내 마음을 적신 노래>

빗자루를 들고 어린 4남매를 참 모질게도 때리시던 당신,
급기야 우리를 모두 집 밖으로 내쫓았지요.
철 모르던 우린 왜 맞는지도 모른 채
훌쩍훌쩍 흥부네 아이들처럼 줄줄이 비오는 신작로에 버려졌지요
그럴 땐 얼마나 당신이 미웠는지 아세요?

하지만 나도 이제 철이 들고 있는 게 분명해요.
그런 당신이 이렇게 아름답게만 기억될 수 있다니!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때리던 그 매운 회초리가 당신의 모진 삶에 대한 채찍질이었다는 걸요

저녁무렵 다시 우릴 데리러 나와 아무말없이 뒤란의 부추를 잘라다가 부침개를 해주었지요
미안하다는 말, 못했지만 당신 입술 깨물면서 몇 번이고 되뇌이고 계셨음을
나도 이젠 알아요
그리고 늘 기억하며 꺼내는 가장 아름다운 당신 모습 하나 있어요
깊은 밤 이불 위에 엎드려 우리 4남매 이름을 하나씩 불러가며
하나님께 기도하던 당신의 그 슬픈 목소리.......
언젠가 작은 오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가 그렇게 힘든 가정 형편 속에서도
이렇게 어긋나지 않고 자란 건 모두 엄마의 그 밤기도 덕분이야!"

난 천사가 내려온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당신 얼굴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이불들 꼭 덮어 쓰고 이불 속에서
당신의 눈물 콧물 섞인 기도를 듣고 또 들었어요

지금도 그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날엔
가슴 저 아래에서부터 뜨거워져요

이 철없는 막내를 품 속에 숨막히도록 안아 주셨던 당신 사랑이
그립고 또 그리워 이 나이 들어 청승이네요
버스 안에서도, 정류장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생각난듯 눈물이 나요

그런데......
당신 또 다시 아프시네요 어머니
쓰고 지우고 쓰고 지워도
당신에게 가는 길은 왜 이렇게 먼지요

사랑해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워도... 사랑해요
제발 아프지 말아요

  노래 : 이지상 - 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이번 방송, "내 마음을 적신 노래들"은 “저녁꽃”님 사연입니다.
어머니라는 말을 떠올릴 때 마다 가슴이 먹먹한 그리움, 안타까움 또 그 사랑이 새록새록 베어나오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도 소중한 사연 보내주신 “저녁꽃”님 감사드리고요. 이어서 보내드린 곡은 “이지상”의 “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걸” 이었습니다.

이어서 게시판에 들러주신 분들의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돌맹이”님,
‘방금 특수교육론  수업을 듣고 왔습니다.
당분간 담배를 피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10여일을 보냈는데
지금 담배를 태우고 있습니다‘

아, 그냥 끊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수업시간에 투쟁의 현장이 생생히 담겨있는 영상을 보고오셨군요.

장애인 이동권 쟁취 투쟁!
이 땅의 교사가 되기 위해, 이 땅을 살아갈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주십니다.
좀 더 이 땅의 현실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고, 생생한 민중의 목소리를 곁에서 듣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 또 전교조 노래패이지요. “해맑은 웃음을 위하여”의 “못생긴 얼굴” 신청해 주셨습니다.

“돌맹이”님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저 역시도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땅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민들과 함께 한 생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고민들이 하나하나 모이다 보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막연한 바램을 가져보고요.

또, 송은경님 들러 주셨네요.
‘지금 여기에서 열심히 살면서 음악도 듣고 힘도 내고 해야되는 데 말이죠’
하는 그런 글입니다.
‘지칠 때마다 옛날 생각날때마다 들릅니다. 그리고 옛날 생각하면서, 음악들으면서 얼마간의 버틸 힘을 얻습니다’  

노래로 자신의 삶의 힘을 얻는다는 것, 굉장히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희망의 노래” 신청을 해 주셨군요. 옛날 생각하면서 하지 마시고 요즘 생각하면서도 이 노래 자주 부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주자주 들러주시고요. 감사합니다.

추석연휴에 당직을 하시면서 퍼퍼 36회를 들어주셨습니다. “박강희”님,
‘아이들이 조금씩 크면서는 이렇게 연휴에 혼자 교무실에 앉아있는 여유(?)도 갖게 됩니다’
이렇게 적어주셨는데 저는 오히려 추석연휴에 당직을 하시는게 안쓰러웠는데 여유라고 생각하시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신청곡을 안 남겨주셨다가 저희가 떼를 써서 신청곡을 받아냈군요. “가을우체국 앞에서”

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신청곡 보내드릴게요.
“전교조 노래패”의 “못생긴 얼굴”, “노래공장”의 “희망의 노래”, “가을우체국 앞에서”“윤도현”의 노래입니다.

  노래 : 전교조 노래패 - 못생긴 얼굴 (돌맹이님 신청곡)
  노래 : 노래공장 - 희망의 노래 (송은경님 신청곡)
  노래 : 윤도현 - 가을 우체국 앞에서 (박강희님 신청곡)

이번 추석 연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해였습니다.

태풍 매미는 엄청난 피해를 남겼고요. 또, 강대국의 거대한 횡포 앞에서 자국의 정부에서 조차 보호 받지 못하고 온 몸으로 폭력에 항거하며 숨져간 이경해 열사의 소식도 들어야 했지요. 올 가을 들판은 그래서 더더욱 쓸쓸해 보일 것 같은데요.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37회 방송 마지막곡은 “이상은”의 “공무도하가”, “정태춘”의 “일어나라 열사여” 보내드리면서 저는 다음 Update를 기약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래 : 이상은 - 공무도하가
  노래 : 정태춘 - 일어나라 열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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