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3월아, 한 잔 따르련'의 나팔꽃 공연을 보신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공연 중간 중간 눈물을 훔쳤답니다. 왜냐구요?
공연도 좋았지만, 정신대 할머니의 그림이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그리고, 지상님, 순관님, 현성님, 신영복 선생님, 정호승 선생님,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서지요.
집에 오는 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하얀 목련과 개나리가 예쁘게 봄길을 열고 있었습니다.
생명이 움트는 그 숨가쁜 정경, 혹 경험해 보셨나요?
참, 지상님이 과꽃 꽃씨를 주신다고 했는데,.. 밤샘 작업은 잘 하셨는지....
하지만, 제게는 장애우 평등학교에서 받아 온 봉숭아, 맨드라미,.. 꽃씨가 많답니다. 올 봄에 저희 집 마당에서 생명을 틔울 씨앗들..
씨앗들 처럼, 저 그냥 낮아지고, 작아져, 꽃 한송이 , 열매하나 맺길 소망합니다.
저 마다 드러나길 꿈꾸는 세상에서 어떻게 보면, 바보처럼 보일 수 있는 삶이지묘..
지난 주일, 목사님의 설교 제목이 '제 할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이었답니다.
요지는 '일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것인데, 상을 당한 친구를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 벗을 위해 불을 피워주던 한 화가를 보시고, 설교를 하셨답니다.
저희 낙골은.. 이런 곳이지묘. 벗을 위해 아주 작은 힘 보태주는......
하지만 지금도 재개발이 한창 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싸움이지요..
8평짜리 다 쓰러져 가는 집에서 아파트에도 들어갈 수 없어, 고심하는 사람들...그 분들과 함께 저는 제 일이 있어서 여기 있다고.. 낙골의 정경이 그리 슬픈 것만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가난하다는 것, 덜 소유해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밥 걱정을 해야 한답니다.
이제 봄 꽃처럼, 당신들 곁에 피어 당신들 가슴에 스미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덕규씨의 진달래처럼 '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그대 가슴으로 스몄으면..'
참, 좋수씨, 이 글 보시면, 지난 밤 추위에 떨던 저를 위해 배려해주신 마음 고맙다고, 잊지 않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