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제목 [인터뷰] 이지상님-“소외자에 희망주는 노래 하렵니다”
번호 439 분류   조회/추천 409  /  2
글쓴이 시민의신문    
작성일 2001년 06월 25일 15시 36분 48초
“소외자에 희망주는 노래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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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가 이 지 상씨

고양녹색소비자연대의 김미영 사무국장에게 다음 릴레이인터뷰 대상 추천을 부탁 했을 때 “혹시 이 사람도 괜찮겠느냐?”라며 추천한 이가 문화활동가 이지상씨(36). 김미영 사무국장은 이지상씨를 “오랫만에 만나보아도 언제나 똑같이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인근의 다방에서 그를 만났을 때의 첫인상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어느날 밤에 집 근처에서 쿵! 소리가 나더군요. 도둑이 든 모양인데, 집에 뭐 가져갈 것이 있어야지요.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부자로 살면서 누가 내 재산을 훔쳐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고민하는 것도 불행한 것이 아닐까하고.”

이지상씨가 ‘노래운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군대를 다녀와 복학 후 노래패 활동 덕분.

“91년 경희대 국문과에 ‘궁상각치우’라는 과노래패를 만들어 통일노래한마당에 나갔는데, 경찰이 원천봉쇄 하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가 이때 만든 노래는 “통일은 됐어!”라는 밝은 곡조의 노래다. 또 널리 알려진 그의 노래가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 역시 풋풋한 청춘의 냄새가 묻어나오는 노래다.

“88년 통일투쟁 때 홍제동이던가, 연희동이던가 연좌시위를 했었어요. 태극기를 두르고 눈물을 흘리면서 ‘장엄하게’ 투쟁을 하면서도, 통일투쟁도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든 노래가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입니다.”

그는 자신의 노래들이 ‘운동 속에서 만난 두 사람의 관계’에 천착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군대에서 다녀오고 복학한 때 쯤의 가을이라고 기억해요. 회기역에서 시각 장애인 부부가 점심을 먹는 장면을 보았죠. 서로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상대방의 얼굴을 더듬으면서 밥을 먹여주는 장면을 보고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운동은 둘의 관계, 서로 아껴주는 애정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도 마찬가지죠.”

현재 이지상씨는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가수이면서 동시에 진보넷 참세상을통해'퍼주는 음악 퍼가 노래'(http://cast.jinbo.net/music/jisang.html)
라는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한달에 두 번씩 업데이트를 원칙으로 하는 ‘퍼퍼’는 현재 14회째 방송중. ‘퍼퍼’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아직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고정적으로 들어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퍼퍼는 이념이라던가, 사상같은 딱딱한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라기보다 편안하게 생활이야기를 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생활적으로 가깝고 메시지가 분명한 노래들, 들으면 편안한 노래들을 주로 선곡하지요. 한국노래 뿐만 아니라 외국곡이나 제3세계의 음악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수로 정식데뷔한 것은 98년. 현재 ‘사람이 사는 마을’,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등 두장의 음반을 내고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의 노래에서 담고 싶은 것은 사회의 주변부로 내몰린 소외된 개인들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통일이나 노동문제와 같은 익숙한 주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소외된 영역에 눈을 돌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대 문제나 잊혀진 조선독립군,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와 같은 영역이지요. 사회권력의 희생자들인 개인에 대해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제가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듣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감동을 주는 생활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섭섭할 때는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패닉이나 서태지와 같은 소위 ‘제도권’ 노래들을 ‘민중가요’처럼 생각할 때. 동료활동가 김정환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때는 귀하게 썼던 촛불을 형광등이 들어오니 내팽개치는’ 느낌이란다.

그러나 그는 제도권 또는 ‘주류’의 삶에 연연하지 않는다. 인기가수가 되기보단 생활 속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한 명의 사람이 더 소중하다고. 시인과 작곡자, 음악가가 함께하는 ‘나팔꽃’ 모임과 같은 실험적인 프로젝트 콘서트 뿐만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집회 자리나 민족문제, 통일운동 집회 등 여러 현장에서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94년 결혼해서 현재 2살과 7살인 딸 둘이 있고, ‘찌개’ 만은 이지상씨가 잘 끓인다고.

<정용인 기자 inqbus@unitel.co.kr>

※ 다음 릴레이인터뷰는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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