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피곤한 듯 한데 잠은 오지 않는 밤입니다.
그냥 뒤적 거린 책에서 눈에 뜨인 시 하나 있어 적어 봅니다.
다음 퍼퍼 때는 안치환씨의 노래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우익쿠데타
김남주
쿠데타는 언제 일어나는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풀들이 바람에 일어 고개를 쳐들고
회복기의 자유가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고 하품과 함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을 때 일어난다
창문을 열면 거리마다 무거운 군화발 대신에
오가는 시민들의 가벼운 발자욱 소리가 신선하고
이제 아무도 제 이웃의 거동을 의식하지 않고
사라져 없어진 총칼의 그림자도 의식하지 않고 때마침
머리 위를 날으는 새의 자유를 노래하고 그 높이와
한계까지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 쿠데타는 일어난다
그렇다 쿠데타는 자유를 적으로 삼고 일어난다
가진 자들이 강요한 생활의 질서 그 가위눌림으로부터
긴긴 밤의 악몽으로 깨어나 가난뱅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이마를 맞대고 새로운 삶의 질서를 꿈꾸기 시작했을 때
그 꿈의 번성을 위하여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조합의 결성과 동지의 단결을 호소하고 농촌에서는
농부들이 숫돌에 낫을 갈며 갑오년의 그날을 떠올리고
당돌하게도 부자들의 독점물이었던 통일문제까지 가난뱅이들 좋을 대로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을 때
그때 소위 쿠데타라는 것은 일어난다
이를테면 이럴 때 쿠데타는 일어난다
노동과 가난의 거리에 그날그날의 자유가 넘치고
그 넘침의 자유가 착취의 거리까지 흘러들어
부자들의 발등을 적시고 무릎까지 배꼽까지 차올라
목에까지 차올라
부자들의 재산과 생명이 위험수위에 찼을 때
바로 그때 우익 쿠데타는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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