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참세상방송국이 통일문제연구소를 찾았습니다.
선생님 기회주의가 판치는 이 희뿌연 세상에 젊은 사람들을 위해 정신 번쩍드는 한 말씀 해주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께 바라는 댓거리 주제나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들은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전자우편(통문연)

제목 제 생애 잊을 수 없었던 현장
번호 51 분류   조회/추천 803  /  31
글쓴이 남근원    
작성일 2002년 03월 01일 22시 21분 08초
백기완 선생님에게

아주 오래전 일이었습니다.
전 제 생애에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을
늘 제 머리속에 그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학대학 신학과 3학년 때였던 가요.
불의한 사회와 세상의 변화를 고민하던 제가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 것은
오래전 부산 외국어 대학에서 열렸던
총학생회 집회였었습니다.
그 때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후 바로 미국으로 가서
미 대통령을 만나고 있을 시점인 것 같습니다.

그 때 그 비오는 날 오후
천천히 연단에 오르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에 전 전율을 느꼈습니다.

"내가 만약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난 내 조국과 민족의 문제를 놓고
미국의 대통령과 상의하지 않겠다"

그 한마디로 시작된 선생님의 연설은
지금까지도 제 기억속에 남아 있답니다.
미국 유학길을 마치고
이제는 한 교회에서 목사로 있지만
매주 강단 앞에 설때 마다
선생님의 그 모습이 저를 자극합니다.

저는 실내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저들에게 말하지만
선생님은 야외에서 초라한 옷을 입은 민중들을 향해 말씀하셨던 것,
저는 그래도 쾌적한 환경에서 온화한 사람들을 매주 만나지만
선생님은 찬기운이 감도는 광야에서 차가운 광풍을 견뎌야 했던 것을,
비교해 보며 이런 삶을 가끔은 부끄러워합니다.

368세대였던 젊은 날
선생님과
김지하님의 글과
문익환 목사님의 글과
한겨레 신문이 저를 민족주의자가 되게 만들었나 봅니다.

철없는 아이들과
조국과 민족을 생각지 않는
이 땅의 젊은 이들을 보시더라도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당신이 들여주신 그 언어가
저희 386세대에 남아 있는 한
조국과 민족은 영원하리라 믿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이 글을 누가 읽더라도 좋습니다.
함께 아픈 시대를 동행했던
우리들 386세대였으면 좋겠습니다.

gwn602@hanmail.net

  
쓰기 목록 추천 수정 삭제
많이본기사
추천기사
사진
영상
카툰
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