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참세상방송국이 통일문제연구소를 찾았습니다.
선생님 기회주의가 판치는 이 희뿌연 세상에 젊은 사람들을 위해 정신 번쩍드는 한 말씀 해주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께 바라는 댓거리 주제나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들은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전자우편(통문연)

제목 또 한권의 노나메기, 제8호 겨울호가 나왔습니다...
번호 99 분류   조회/추천 1391  /  53
글쓴이 한시알    
작성일 2002년 12월 07일 03시 59분 22초

장산곶매 백기완


노나메기는 ...

노나메기 8호 - 스승 학살의 문명, 용서할 수 없노라

또 한권의 노나메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노나메기는 통일운동가이자,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에 대한 고뇌와 몸부림으로 평생을 바친
백기완 선생님께서 계절마다 발행하는 책입니다.

얼마 앞서 있었던 미군 장갑차 사건으로
우리는 우리의 우방이라고만 여겼던 미국의 실체를 벗겨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치를 떨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입니다.

힘이 좀 세다고 남의 나라를 넘보고, 못된 짓을 서슴치 않는 것들을
끝끝내 물리치고 거기에 자주적인 희망의 잣대를 세운 민족이니 말입니다.

노나메기란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 사는 세상"이라는
우리네 옛정서가 담긴 아름다운 우리말이자,
갑갑한 세상, 분노에 찬 세상에 던지는 외줄기 화살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죽음보다 내일의 대통령에 누가 될지로 더욱 시끄러운 세상,
돈이 힘이 되는 세상, 거짓말쟁이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
노나메기 세상은 바로 그 세상을 가로지르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자 합니다.

『하늘이 멀다고들 한다.
참말로 하늘은 먼 곳인가. 아니다.
하늘은 우리들의 눈앞 바로 여기 손바닥 위에도 있고,
사람에게 밟히는 풀 나무 위에도 있고,
자그마치 열일곱 해 동안 장을 못 담가본 가난한 집 빈 독에도 있고,
또 원통히 죽은 이의 이마에 맺힌 이슬, 그 구슬픈 언저리에도 있다.

역사는 아득히 흘러간 옛날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역사란 한 줌 흙이다.” 그렇게 말한 사람도 있으니.
하지만 역사란 한 줌 흙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역사로 하는
보다 더 큰, 진짜 자연 만들기일 터이다.

우리들의 현실은 복잡한가. 실타래처럼 얽혀 몸부림을 쳐도 헤어나올 수 없고
눈을 떠도 보이질 않고 그야말로 여러 갈래에서 그냥 그렇게 떠밀려 가고
흘러서 가는 것이 산다는 것인가.
아니다.
얽힌 실타래처럼 온몸을 꽁꽁 감았으되, 그 오라는 단 하나뿐이다.
뺏어대기, 쥐어짜대기, 알가대기, 거짓말, 속여먹기,
이 세상에 오라란 바로 그 오라 하나뿐인데
왜 사람들은 몸부림을 쳐도 오라만 더 감겨온다고 하고
눈을 떠도 보이질 않는다고 할까.』

- 노나메기 8호 서문 중에서


노나메기 세상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입니다.
영업부도 없이 어렵게 발행되고 있는 노나메기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주문 전화 : 02-762-0017 / 02-743-8609
홈페이지 : http://www.nonameky.co.kr
e-mail : nonameky.jinbo.net



우리 아이들의 죽음, 뿔로사리로 맞서라.

한번 밀고 지나갔다가, 다시 뒤돌아와서 밀고 지나가다...
그리고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니...
우리 아이들의 참혹한 죽음에 맞서는 우리들의 행진 역시 참으로 참혹합니다.
왜 이 땅에서 이토록 참혹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인지.
진작에 미국 놈들을 몰아내지 못한 것에 가슴을 치고 또 칩니다.
주먹을 치다가 목이 메인 눈물을 닦아내고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답을
이제 얼마 후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백기완 스승님의 통일이야기에서 찾아내었습니다.
거리를 메우고, 텔레비전 화면을 메우는 대통령 후보들의 어느 입매무새에서도 듣지 못할 이야기,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번뜩이는 푸른 눈빛으로
미국놈들과 목숨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백기완 선생님이 전하는 우렁찬 이야기 입니다.



뿔로사리 이야기


8. 15 해방을 거머쥐기 얼마 앞서 어느 시골에서는 닷새장이 벌어졌습니다.
이런저런 장꾼들이 모여드는 가운데 나무를 잔뜩 실은 소달구지들이 꾸역꾸역 들어오고
얼마나 추운지 소가 숨을 쉴 적마다 흘리는 침이 고드름이 되어 덜거덕덜거덕,
그런 소를 이랴, 이랴 몰고 가는 달구지 뒤엔 반드시 꼬마들이 따라붙었습니다.
한 낟가리 나무를 팔게 되면 한 조박 떡을 얻어먹겠다고.

이리하여 장마당으로 가는 길옆 주재소(파출소) 앞을 지날 때입니다.
앞에 가던 소가 똥을 쌌습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누루둥둥한 소똥.
그러자 그 냄새에 어린 뒤에 소가 또 똥을 싸고, 이를 본 그 뒤의 소가 또 똥을 싸고.
그야말로 시골 장날의 멋과 살샘(인정)이 물씬 풍기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분재기 주재소 안에서 왜놈 순사 하나가 몽뎅이를 들고 뛰쳐나오더니,
후려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를 치느냐, 똥을 싸는 소도 내려치고, 소몰이 아저씨도 내려치고.
일본 왕을 받들어 모시는 주재소 앞길에 어따 대고 소똥을 싸게 하느냐 이거였습니다.
이 더러운 조선 놈, 조선 놈은 그저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치고 또 치니, 어더렇게 되었겠어요.

아저씨는 마침내 쓰러졌습니다.
눈이 허옇게 내리는 길바닥은 금새 아저씨의 피로 벌겋게 물들었습니다.

왜놈 순사는 그렇게 쓰러진 사람을 도리어 질질 끌고 주재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소가 똥을 좀 쌌기로소니, 사람을 때려?
그것도 그렇게도 무지막지하게 몽뎅이로 사람을 패?
이빨이 떨리고 주먹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던 바로 그때입니다.

어절씨구 매를 맞던 소 한 마리가 가분재기 달구지에 매여 있던 멍에를 우당탕 끊어 팡개치더니
그 아저씨를 따라 주재소 대문을 우지끈 부수며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씩씩 주재소 사무실 유리창을 와장창 받으면서 들어가니
순사 놈들은 “저 소, 저 소를 끌어내라.”고 물간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고.

그 때 사람들 무리에서 한 꼬마가 뛰어나와 소리쳤습니다.
“이 소는 뿔로사리라, 한번 뿔이 돋치면 그칠 줄을 모르는 거야. 이랴.”
그 소리와 때를 맞추어 바위 덩이 같은 떡떼의 소와 함께 쓰러졌던 아저씨와 꼬마,
그리고 장꾼들이 죄 달려 들어가 주재소 안을 우지끈 뚝딱, 와지끈 박짝 부셔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날입니다.
주재소에서 장꾼들을 잡아다가 그 뿔로사리 소와 그 알범(주인)을 가린답시고 물었습니다.
“일본제국주의의 황국 신민은 오른쪽에 서고, 조선 사람들은 왼쪽에 서라.”
그러나 오른쪽에 서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더욱 화가 난 왜놈 순사가 그러면 그 뿔로사리를 기르는 사람이 누구냐고 했을 때입니다.
너도나도 제 소가 뿔로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더욱 배알이 뒤틀린 왜놈 순사가 아까 이 주재소를 짓밟던 그 소가 어떤 놈이냐고 닦달하니,
왠 늙은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조선의 소라면 모두 뿔로사리요, 아울러 조선 사람이라면 모두 하나같이 뿔로사리라.”

그렇습니다. 뿔로사리(뿔로 산다), 뿔로서리(뿔로 선다)란 무엇일까요.
짓밟힐수록 뿔대로 일어나 이 삶터,
이 세상에서 못된 짓을 하는 것들 따위는
그저 한 대가리로 지끈지끈, 데깍데깍 받아 제껴버리고
거기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람의 세상을 일구는 목숨이라는 뜻이니,
조선 사람들이여. 모두 하나같이 뿔로 일어나, 참혹한 죽엄에 온 몸으로 맞서시라.



책모금하시던 때.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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