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놈중에 홍가라는 놈이 있는데
당근 이름은 밝힐수 없죠..
나이는 용띠 동갑인데 이놈은 한살 먼져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82학번이구 공대에 다니는 놈이었죠..저랑은 88년에 서클에서
만나게 됐구요..무척 친해졌죠..전 당시 원칙주의적(?)이었구
이놈은 자유주의적이어서 무척 싸우기도 했더랍니다. ㅋㅋ
86,87,88..알다시피 그땐 등록금이 아까울 때였죠...이 홍가놈은
90년에 졸업을 했으니 거진 10년을 학교에서 뒹굴었는데..넉살이
좋고 친화력이 뛰어나 명망이 높았다구나 할까...당근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요. 그놈하구 다니면 인사받느라 덩달아
저까지 유명인사(?)가 된듯한 묘한 착각에 빠지군 했었습니다.
3,4년도 아니구 10년가까운(물론 군대 3년은 빼드라도) 싸움(?)의
경력은 보통을 넘었드랬읍니다. 산전수전 공중전에 우주전까지..
교내에서 가투까지 박치기(근접전)에서 도바리까지.. 짱돌에서 꽃병.. 하하
88년정도 됐을 때는 정말이지 입신의 경지에 올라 있었지요..
군대 갔다오면 운동에서 보통 멀어지고 안 멀어지더라도 뒷짐지고
지도자(?)의 태를 내는게 보통인데 이놈은 1,2학년 그모습 그대로
였지요..
학교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맨 앞에서 그 지독한 안개(?)속을 300원
짜리 마스크 하나 달랑쓰고 유유자적하면서 등에 작은 베낭하나 울
러매고 한손에 짱똘하나...한손엔 꽃병..
살벌한 SY-44(정어리 통조림 깡통보다 더큰)직격 최루탄이 가랑이
사이루...양 어깨 사이루 쉭쉭지나가도 마치 우아한 학춤을 추듯
피하면서 싸움을 지휘(?)했지요..하하하
혹시 옜날 KBS 전설의 고향 시작할때의 첫 화면 기억하시나요
구름속에 쌓인 봉우리가 나오고 쿠웅~~ 전~설~의 고향 쿠웅~
하는 초기화면...
그당시엔 전설의 고향이 인기였지요... 그래 우리들은 싸움을
- 특히 지랄탄이 난무할때 - 온 교정이 운무에 쌓여 건물 윗부분만
보이는 상황...잘 아실겁니다...을 '전설의 고향'이라 불렀지요..
"야 오늘 전설의고향 하냐?" 이 말은 "오늘 싸움있냐?" 이 말이었
습니다.
그래서 운무(?)가 교정에 피어오르면 학교는 한폭의 동양화(?)
였습니다.
더우기 그 공포(?)의 다연발탄(일명 지랄탄)-엄청난 폭음으로
대오를 일거에 찢어놓는-에도 눈빛하나 바뀌지 않고 시커먼차가
달려오면 차 지붕위의 발사대에 정확이 꽃병을 떨궈놓곤 했답니다
그러니 귀신잡는 해병이 아니라 지랄탄잡는 동양화의 신선
이었죠.. 하하하
뒤에서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은 가시거리 5m의 독가스안개
속에서 학처럼 노니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면서 "저건 인간이
아니다...신선이다" 이렇게 웅성거렸고 자연스럽게 이 홍가놈의
별호가 "동양화속의 신선" 된 것입니다. ㅋㅋㅋ
게다가 복학한 예비역이 그런 모범을 학교, 원정집회뿐 아니라
명동, 을지로 ,등지에서 보여주니 그에 대한 명성은 날로 높아만
갔지요...
특히 87,88학번 새내기들한테 그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였읍니다.
하늘같은 82학번 대선배가 운무속에 학춤(?)을 추니 용기백배,
사기충천이 아니었겠습니까...ㅋㅋㅋ
이 홍가놈과 있었던 싸움얘기,즐겁고 슬펐던 얘기..에피소드...
마치 어제일처럼 머리속을 채우네요.. 또 한사람 고OO선배
그사람은 나보다 2살 많아 81학번인데 그 선배도-물론 홍가놈에
비할바는 아니지만--열정만큼은 대단했었읍니다.
그선배도 10년을 다녔었는데 이 선배가 말년(?)에 싸움에 가끔
나가면 후배들이 "고정하소서...부디 자중자애하소서..."하면서
소매부리를 붙잡던 것이 생각나네요.. 깔깔
그외에 ....참 많은 얼굴들이 떠오릅니다...한놈 한놈 얘기가
그대로 드라마네요.
각설하구 그 홍가놈.. 그도 졸업후엔 그를 흠모(?)하던 CC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잘살고 있답니다.
요사인 통 만나지 못했읍니다. 물론 내가 좀 몸을 사리고 있답니다.
갑자기 그놈아의 털털한 노랫소리가 듣고 싶어지네요..
그놈은 막걸리 한사람 들이키면 꼭 "그루터기"란 노래를 불렀죠..
운영자님 "그루터기"란 노래 들려주세요
홍가놈아.. 한번 만나자 보구싶구나.. 학교앞 그 주막집에서
막걸리 쳐들면서 너의 노래 "그루터기"를 너의 목소리로
듣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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