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내가 찾는 노래

제목 방송 뒷다마...
번호 27 분류   조회/추천 532  /  131
글쓴이 zoo    
작성일 1999년 10월 07일 03시 48분 29초
뒷다마라니...무슨 거한 프로라고 방송에서 못다한 말(방송 후기?)을 남기려느냐구요?

게다가 인터넷 방송인데, 무슨 편성의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방송시간을 누가 제한해놓은 것도 아니고, 또 일주일에 한번만 하라고 강요당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먼저 선수를 치고나서...)

사실은 그래서 별 것 아닌, 그동안 세 번 방송을 하면서 들었던 이러저러한 생각, 또 게시판과 이메일을 통해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글들에 대한 제 느낌과 몇몇 글들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한 번 늘어놓고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본의아니게 방송에서 '분위기' 잡다보니, 방송에서 못다 한 얘기가 이런 식으로 생기더란 말이죠.(저도 압니다. 제가 분위기 잡는 거...음)

그래서 몇가지 생각나는대로 나열해볼께요.



# 선곡의 편향성...뭐 이것도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제 스스로 생각되는 바는 무엇보다도 정태춘과 김민기의 노래를 매회 빠짐없이 고르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 이유야 당연하게도, 사실 그만한 가수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들입니다. 지금의 김민기를 '가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저 말고는 별로 없겠지만 사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어 93년엔가 나온 넉장의 음반에 담긴 그의 그 낮은, 음울한 음색을 듣고선 그의 노래 자체만큼이나 그의 음성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지요. 정태춘의 노래들은 저의 모든 상념들에 다 걸쳐져 있답니다. 거 참 희한하게도 방송의 작은 주제를 잡아보려고 하면 정태춘의 노래가 하나씩은 걸려든단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편향성'에 대해 별로 반성은 안합니다. 일단 이렇게 말씀을 드리죠. 제가 찾는 노래는 이런 거라고. 그리고 당신이 찾는 노래를 기다린다고. 그래서 같이 나누자고...



# 같이 나누자면서 왜 내 신청곡 안틀어줘?...'어마어마'님께서 게시판에

<원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신 걸 보고 글을 읽기 전에 미리 뜨끔했지요. "원래"가 "얼레...(내 신청곡 왜 안틀어줘)"로 보이면서(아무리 '협박'이 아니라고 한들) 잠시 초조(!)했었죠. 노래 청해주셨는데 준비 못하면 마음이 이렇더라구요. 게다가 신청곡도 안틀어주면서 이름까지 빠뜨린다고 항의를 받는 상황이면... 근데, 전호선'군'께는 나름대로 변명거리가 있습니다. <내가찾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실 땐 이름을 밝히지 않고 ID만 쓰셨죠. 헌데 그 ID('revolj')의 음독이 난감하더라구요. 그렇다고 그 ID의 주인 이름을 제가 개인적으로 안다고 해서 임의로 혹은 함부로 밝힐 수는 없는 일이지요. 만일 신청곡을 준비했다면 (공간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전호선군께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했을텐데 찾으시는 곡을 못들려드리는 상황이라...그리 됐습니다.



# 기왕이면 제 부탁도 하나 드리지요...노래 신청해주실 때 여러분들 이야기도 좀 들려주세요. 사실 <내가찾는 노래>에 숨겨진 '큰 뜻' 같은 건 별로 없지만,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만큼이나 여러분들 이야기를 나누고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가진 '밑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청곡들이 대체로 게시판으로 올라오는데요, 혹시 게시판의 공개적인 특성 때문에 속깊은 사연을 털어놓기가 어려우신 건가요? 여하튼 제 속마음 좀 알아주세요 ^-^



# 여기 녹음실 분위기에 대해 잠깐 말씀드릴까요? 우리들 '관계자' 중 어느 누구도 감히 '스튜디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감방'하고 비슷해요. 천장 가까이 매달린 조그마한 창에는 그야말로 쇠창살이 걸려있구요. 여닫을 때마다 바닥 긁는 소리를 내는 육중한 철문에, 바퀴벌레도 자주 보이지요. 방송 장비는 그야말로 '최소한'이구요. 한 손에 마이크를 쥐고 또 한 손은 마우스와 카세트 데크를 분주히 오가면서 각자 혼자서들 열심히 녹음하죠. 이런 얘길 왜 할까?--이 또한 변명을 위함입니다. 썩 좋지 못한 음질에다 이러저러한 부족함들이 이걸로 다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만요.. 초대손님 모시는 건 일단 녹음실에 마이크를 2개 연결할 수 있을 때까지로 미뤄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서두르겠습니다. 저도 최도은씨께 듣고싶은 이야기들이 많으니까요.



# 얘기가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사실 이 방송은 제가 즐거워서 하는 것이긴 하지만 첫 방송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어떤 거창한 의미 부여를 스스로 제 자신에게 하고 여러분께 '선언'할 것이라곤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실 제가 이래저래 못나고 부족한 인간이긴 하지만 그 못나고 부족한 사연을 구구절절 얘기하면서 처량을 떠는 것도 그닥 내키지 않습니다. 또 방송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모두 고맙긴 하지만 모든 분들게 "이 부족한 방송 들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 번번히 늘어놓는 인사성 바른 인간도 못됩니다. 다만 이 방송을 통해 여러분과 제가 공유할 수 있는 마인드,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면 그걸 같이 즐기자고, 누리자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마음 내키는 데까지 방송을 할 거고, 여러분은 마음 내키는 데까지 들으실 거잖아요?



지금까지 뒷다마였습니다.

(이게 시리즈인지, 1회성 기획물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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