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간 침략과 학살을 규탄 한다
아메리카여! 6천명의 희생으로 무엇을 탐하는가?
항구한 세계지배의 야욕, 그걸 꿈꾸는가?
오늘은 몇 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했을까? 오늘은 몇 명의 아이들이 죽었을까?
이건 전쟁이 아니다. 학살이다.
일방적인 선전포고와 침략, 그리고 전선이 없이 자행되는 무차별적인 폭격...
어디랄 것도 없이 한 국가가, 한 국민의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되어간다.
왜, 무엇 때문에 침략을 당하고 주검이 되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포격에 삶의 터전을 잃고 부모 형제 자식의 주검을 거둘 겨를도 없이 뒤를 이어간다.
이건 전쟁이 아니다.
명분 없이, 뚜렷한 전선도 없이 진행되는 살육일 뿐이다.
대대적인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시와 도처에 널려있는 주검들.
살아남았다고 해도 갈 데라고는 없고, 오직 굶주림과 추위,
언제 덮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공포만이 그들을 기다릴 뿐이다.
한 인간사회가 또 다른 인간사회에 대해 납득할만한 이유도 근거도 없이,
이토록 무자비한 살육과 파괴를 과연 저지를 수 있는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침묵한다.
우리 사회의 침묵, 그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의 소위 보복전쟁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일까?
초강대국 미국은 그 자체가 정의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뒤집어진 부정이 정의가 되어버린다는 이 현실을 인정하면서 숨죽이며,
그저 우리가 그들의 희생양이 안 된 데 대해 자위하고 안도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자국이 내세우는 소위 반테러 진영이란 데 가세하지 않으면 그건 곧 테러 진영이란다.
이 세계는 테러와 반테러, 즉 악과 선의 진영이 있을 뿐이니
반테러 진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함께 움직여야 하다는 것이다.
침묵이나 방관조차도 테러의 편, 악의 세계로 규정짓겠다는 태도다.
다시 한번 전 세계를 살육전으로 몰아가자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미국은 아프간에 이다지도 잔혹한 만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아프간은 왜 이 같은 참극을 겪어야 하는가?
이 무도한 야만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국의 아프간 침략, 즉 반테러 전쟁, 테러 보복 전쟁이란 걸 한번 살펴보자.
1. 아프간 침략 : 명분 없는 학살
미국이 아프간 공습을 ‘반테러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게 타당한가?
현재로선 "그렇지 않다"이다.
미국은 아직껏 무역센터와 국방성 테러의 범인이 누구인지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비공식 발표나 언론 어디서도 범인이 누구라고 밝히지 않았다. 그 정도 규모의 테러를 벌일만한 인물은 '오사마 빈 라덴'밖에 없다는 막연한 억측만으로 그를 배후 인물로 지목했고 그가 머무는 아프간을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지어버렸다.
황당무계할 따름이다.
무조건 라덴을 넘기라고 강요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자 곧이어 이번 기회에 아예 정권까지 교체해버리겠다는 목표로 출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설령 미국의 주장대로 빈 라덴이 테러의 배후이고, 또 미국이 그걸 입증하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할지라도 ‘반테러 전쟁’이라는 명분아래 이 같은 무차별적인 공격과 민간인 학살을 하는 게 정당한가?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이라고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아프간이라는 한 국가와 국민을 재래식 무기를 처리하고 신무기를 실험하는, 무제한의 폭격과 파괴, 학살이 보장되는 실험실로 삼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건 두 나라간의 전쟁이 아니다. 최소한의 명분도 없이 최대치를 넘어선 야만일 뿐이다.
2. 예고된 전쟁 : 수용할 수 없는 요구, 협상은 거부
미국은 협상 따위엔 관심이 없고, 처음부터 전쟁으로 몰고 가려 했던 건 아닐까?
바꿔 말하면 이번 미국의 아프간 침략은 예고된 작전, 준비된 전쟁이 아니었을까?
미국은 아프간과 협상을 하는 데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미국은 증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라덴 인도'라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그 이외의 어떠한 협상도 거부했다. 처음부터 전쟁으로 몰고 갈 방침이었던 것이다.
테러사건이 터지면 기다렸다는 듯 특정국을 침략한 사례는 많다.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협상을 거부한 채 말이다.
단적인 예로 1986년 미국의 리비아 공습이다.
1986년 베를린 시의 디스코장에 폭탄이 터져 미군 병사가 죽자 미국은 이를 리비아의 음모라고 몰아 부치고 사건 후 10일 만에 해․공군이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대대적인 공중 폭격을 가했다. 당시 사고 조사 후 폭파 용의자는 시리아와 연계돼 있는 요르단인으로 드러났다. 그 증거가 될만한 텔렉스 원본을 미국은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당시 미국은 리비아가 테러의 배후국가라고 주장하며 전쟁을 서둘렀다.
다른 나라들이 리비아가 배후국 이라는 증거, 즉 폭파 용의자가 리비아의 지시를 받았는지를 밝혀줄 수 있는 텔렉스 원본 제시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당연히 이를 거부했다.
미국이 계속 전쟁으로 몰아가자 리비아측은 협상을 제안했지만,
미국의 대답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No'였다.
리비아는 가다피가 집권한 후, 미군기지를 폐쇄하고 미국 석유회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독자, 자주노선을 걷자 미국한테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다.
3. 대 테러전 : ‘혐의’만 있으면 선제․보복 전쟁
여기서 미국의 소위 ‘대 테러전’이라는 게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얼마나 야만적이고 폭압적인지 살펴보자. 테러에 대한 적극적 방어전략으로 1984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승인한 [국가안보결정지침 제 138호] 라는 게 있다.
그 골자는 “테러 행위자들의 본거지가 될 혐의가 짙은 곳에 대하여 예방적 선제습격을 행할 뿐 아니라, 테러리스트를 보호할 혐의가 있는 나라에게 보복적 전쟁을 감행 한다”는 것이다.
증거가 아니라 혐의만으로 선제공격과 보복전쟁을 하는 게 테러에 대한 적극적 방어전략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미국적 세계질서, 즉 미국의 군사력과 자본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세계질서를
거스르는 나라는 언제든 ‘혐의’를 받을 수 있고,
그땐 예방적 선제공격과 보복적 전쟁의 제물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소름끼치는 발상이며, 그게 2001년 아프간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4. 테러 대 반테러 : 과연 누가 테러국인가
이를 다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과연 ‘테러와의 전쟁’을 주장할 수 있는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55년간 미국이 제 3세계 국가들에게,
제 3세계 국가의 국민들에게, 제 3세계 국가의 변혁운동․민주화운동 단체나 인물들에게
자행해온 만행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백범 김구선생의 암살과 같이 제 3세계의 하수인을 시켜 행한 간접적인 방식과
자국의 테러리스트에 의한 직접적인 테러의 예는 수없이 많다.
미국 사회에서 ‘세계의 양심’, ‘진실을 폭발시키는 사람’, ‘살아있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
이라는 평가를 받는 노암 촘스키는 “세계 최대의 테러국은 미국”이라고 단언한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지 역시 ‘최대의 테러국인 미국이 반테러전쟁을 주도 한다’는
비판기사를 보도했다.
국내 온라인 미디어인 에 소개된 가디언지의 기사를 보자.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50년이 넘도록 테러리스트들을 양성해 왔으며 지금도 ‘테러 학교ꡑ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 지난 55년 동안 미국이 전문적인 양성소를 통해 배출한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희생자 수는 지난 9월 11일 참사를 포함, 알 카에다 조직이 그동안 관여한 테러행위로 인한 희생자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학교 출신으로 비교적 '낮은 레벨'에 속하는 인물들은 주로 암살과 인권탄압에 관여했다.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암살, 9백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엘 모조테 학살사건(1981년 엘살바도르)은 모두 이들의 소행이다. 테러학교에 대한 감시와 실상조사를 해온 민간단체 'SOA 워치'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생들이야말로 중남미를 '갈기갈기 찢어' 현재의 상태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들이다.』
노암 촘스키에 따르면 미국은 1961년 4월 피그만 침공 실패 후 카스트로를 제거하기 위해 국제 테러리스트를 동원했으며,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그날도 카스트로 제거를 위한 테러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지난 55년간 제 3세계의 민족주의적인, 민주적인 정부를 전복하고 와해시키기 위하여
행해진 테러, 민주화와 변혁운동을 하는 인물이나 세력에게 가해진 수많은 테러에서
미국이 빠진 사례가 몇이나 될까?
5. 테러의 역사 = 55년 미국 대외정책사
노암 촘스키는 제 3세계에 대한 미국의 수법은 직접적인 침략, 정부전복, 테러
또는 속국들로 하여금 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50년간 미국이 펴온 제3세계 정책을 보자.
노암 촘스키는 미국 정책의 최 우선순위는 ‘이윤과 권력’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미국의 이익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민중의 낮은 수준을 개선하고
국내적 발전을 촉구하는 급진적이고 민족적인 체제”라고 말한다.
자본과 군대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적 세계질서 속에 제 3세계를 편입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자국 자본의 활동과 이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정권을 지지하고,
그 정권에 위협이 될만한 세력이나 인물을 고립시키거나 제거한다.
자유시장체제나 군사적인 부분에서 미국에 비우호적인 정권은 전복하고,
미국적 세계질서에 충실한 정권을 권좌에 앉힌다.
하지만 미국 자본의 이익에 충실하고 미국의 군사적 전략에 순응하는 정권은
모두가 반민족, 반국민적이기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그때마다 미국은 제 3세계 독재정권에 대한 직간접적인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해
변혁을 열망하는 민중들을 대상으로 ‘살육전’을 자행했다.
1954년 과테말라의 민주정부 전복, 1973년 칠레의 아옌데 정권 전복, 1983년 겨우 인구 10만에 불과한 그래나다 침략, 그리고 정부전복 등 일일이 나열할 수조차 없다.
아프리카의 앙골라, 아시아의 베트남 등….
특히 사탕수수와 커피의 남미, 풍부한 석유자원의 아랍에서야 말할 필요조차 없다.
1959년 쿠바 혁명이 일어나자 미국은 “지정학적 중요성은 물론 풍부한 사탕수수와 노예노동의 중요성 때문에 쿠바혁명을 붕괴시켜야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그해 10월 플로리다의 미군기지에서 발진한 전투기로 대대적인 폭격을 가했다.
이어 12월에는 CIA의 주도하에 반 카스트로 게릴라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등
반혁명, 정부전복을 꾀하다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카스트로 제거를 위해 테러까지 동원했다.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55년의 미국 대외정책사는
제 3세계 국가에 대한 학살과 파괴의 역사였다고 말할 수 있다.
6. 진짜 테러국에 대해 반테러 전쟁을 한다면?
55년간 미국은 최대의 테러 국가였으며, 테러리스트의 지원국가이다.
테러, 직접적인 군사 침략, 정통성 없는 정부나 반군 지원 등을 통한 제 3세계 국민의 학살. 이건 혐의가 아니라 드러난 사실이다.
혐의만으로도 타국에 대해 선제공격과 보복전쟁을 한다는 미국의 적극적인 테러정책을
만일 제 3세계 국가들이 채택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됐을까?
한 발 양보해 굳이 혐의가 아니라, 테러 행위라는 사실, 곧 증거만을 토대로 해
제 3세계 국가가 미국을 상대로 보복전쟁을 벌였다면 - 미국이 혐의라는 걸 토대로 벌인 전쟁 규모로 - 미국이라는 나라의 현재 모습은 어떠할까?
7. 제 3세계 국가도 반테러전쟁 할 수 있다
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대한 테러, 그리고 보복전쟁. 이건 해서는 안될 전쟁이다.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설령 명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전선이 없이 자행되는
파괴와 학살뿐인 전쟁은 허용될 수 없다.
반테러 전쟁이라는 기치를 내 걸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누가 테러국이고 누가 반테러전쟁을 주도한다는 말인가?
세계 최대의 테러국가가 어떻게 반테러전을 주도할 수 있겠는가?
반테러라는 명분으로 무자비한 전쟁을 해서는 알 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미국이 제3세계 국가를 상대로 테러 혐의만으로도
적극적인 선제공격과 보복전쟁을 할 수 있다면,
미국이 주도한 테러의 희생을 겪은 제 3세계 역시
미국을 상대로 반테러 전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1980년 5월 광주시민 학살과 미국
우리의 현대사는 어떠했는가?
미국의 제 3세계 정책에 따라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으며,
그들의 한국전략에 따라 민족사의 발전이나 민주화의 추진이 어떻게 굴절되었던가?
특히 1980년 5월 신군부가 광주에서 저지른 학살을 보자.
5.18 학살과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노암 촘스키의 주장을 소개한다.
『1980년 5월 한국에서 군부가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진압했을 때 … <아시아 인권감시단>은 “공수부대가 광주에서 3일 동안 독일 나치와 같은 만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어린이, 여성, 할머니 등을 포함한 비무장 시민을 무참히 살육했다”고 고발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광란으로 최소 2천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전두환과 시민위원회로부터 동시에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 전두환의 요구는 미 8군이 광주시민 진압을 위한 2만명의 군병력 이동을 허가해달라는 것이었다. 전두환의 제안은 미국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미국 정부는 확고한 지지를 과시하기 위해 미 해군과 공군을 배치하기도 했다. … 며칠 뒤 카터는 전두환 군사집단에 대한 경제 지원 의사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수출입은행장을 서울에 파견하는 한편 6억달러의 차관을 승인했다.』
미국의 적극적인(노련하게 계산된) 지원 속에서 광주 시민은 학살의 참극을 겪어야 했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다시 수십년을 후퇴하게 됐다.
9. 지구촌에 일렁이는 반전 물결 :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전쟁을 위한 억지 명분과 그 억지 위에서 저지르는 야만,
그리고 그 억지가 더이상 기만이나 허위가 아니라 정의로 뒤바뀌고,
야만이 성전(聖戰)으로 둔갑하는, 아니 뒤바뀌고 둔갑하도록 강요하는 이 시대.
이 헐벗은 시대에 그래도 희망의 횃불은 꺼지지 않았다.
미국 사회에서 퍼지는 반전 운동, 유럽과 이슬람권에 일렁이는 반전운동의 물결,
반미항전의 기치를 걸고 아프간 전선에 뛰어드는 파키스탄의 젊은 양심들….
지구촌 곳곳에 21세기의 희망이 영글고 있는 건 아닌지.....
10. 한국 사회에서 미국, 미국의 위상
하지만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민주와 자주를 기치로 20세기 후반 세계사에서 가장 치열하게 변혁운동을 펼쳤던 한국사회, 미국의 제 3세계 전략에 온몸을 불사르며 저항했던 한국 사회는 어떠한가?
주로 테러에 대한 논의와 입장은 활발하지만,
미국의 야만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해버린다.
한국 정부는 초장에 미국의 요구대로, 반테러진영에 가세하기로 결정을 했다.
정치권이나 지식층의 많은 사람들이 “테러는 반대 한다”고 말한다.
그럴 듯하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한, 허위의식일 수 있다.
세상에 어느 누가 테러를 찬성하게 하겠는가? 테러리스트 역시 테러를 반대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세계 최대의 테러국인 미국, 덧붙인다면 테러의 원인 제공자인
미국이 저지른 테러와 테러의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는 단 한번도 공론화한 적이 없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제기하지 않으면서,
테러 하면 으레 아랍세계의 전유물로 규정지어버리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막연하게 “테러는 반대 한다”는 주장은
아랍권, 또는 제 3세계 국가 정치세력의 테러는 반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을 수 있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피해가는,
동시에 미국의 야만 행위를 인정해주는 불순한(?) 의견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제법 객관적인 체 ‘문명충돌론’으로 해석하는 고상한 주장도 많다.
이는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라는 본질을 은폐하거나,
교묘하게 포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전쟁이 불가피하다(문명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결정론적인 주장이 전제된 것으로 결국은 미국의 아프간 침략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파키스탄의 전사들이 아프간 전선에 뛰어드는 건 아랍권의 단결이란다.
그러면서도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미국 청년은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직 미국만의, 미국인만의 정의인 것이다.
한술 더 뜨는 세력도 있다.
이번 테러의 피해 당사자인 미국조차도 ‘아니다’라고 하는데,
굳이 북한을 거명하며 혐의를 둘 것을 간청한다.
6천여명의 희생을 빌미로 항구한 세계지배 질서를 꿈꾸고 있는
아메리카의 야욕과 야만을 정의로 치장하는 데 미국보다도 앞장선다.
물론 몇몇 사회단체에서 반전운동을 폈지만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는 데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 야만에 대한 침묵, ‘너무 길다’
무등산과 광주!
인간 사회에 지배와 피지배, 강자와 약자, 귀천의 높낮이가 없는 무등계,
그 아래 불의와 폭력에 맞서 정의의 불꽃이 타오르던 빛고을!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에 따라 참혹한 학살을 겪어야 했던,
그리고 그 거대세력에 분연히 맞서 자유와 정의,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냈던 광주!
그 숭고한 정신과 투쟁은 세계사의 ‘희망의 모델’로 관심을 모았고,
지구 저편으로부터도 아낌없는 지지를 받았던 빛고을!
이건 이 시대와는 상관없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전설일까?
지구 저편에서, 그렇지만 언제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명분 없는 침략전,
무자비한 폭격으로 지상의 물체들은 사라져가고, 사람들 - 이번 테러와의 전쟁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 사람들이 쓰러져가는 살육전을 그저 애써 외면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어린이든 여자이든 노인이든 가리지 않고,
뚜렷한 공격목표도 전선도 없이 한 인간사회를 말살시키려는 살육전에
우리는 마냥 침묵하고 있어야 하는가?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
1968년 베트남전쟁이 절정기 일 때 정부의 징병요구에
“나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아무런 원한이 없다.
나는 베트콩과는 어떤 싸움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징병을 거부했다.
그 후 감옥에 갇히게 됐으며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정치인도, 학자도, 변혁운동가도 아니었던 그가 자신의 모든 기득권과 영예를 포기하며
베트남전 반대에 자신의 인생을 던졌다.
100년이 넘는 자유와 독립의 투쟁사를 자랑하는 우리 사회.
이 야만의 시대를 두고 침묵하는 시간이 너무 긴 건 아닐까?
한 자연인, 일개 시민일 뿐인 본인 이강 역시 그동안 누군가 나서주기를,
앞서 나가기를 기다리다가, 침묵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다 못해 방관이 되어버리겠기에
감히 이 글을 올린다.
‘누군가 나서주기를, 앞서 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양심들을 대신해서.
강자의, 초강자의 힘으로 자행되는, 이유 없는 파괴와 학살을 규탄하고,
그로 인해 겪는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막아내기 위해 말이다.
아메리카여! 6천명의 희생으로 무엇을 탐하는가?
6천여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이용해 항구한 세계지배의 토대를 마련하려는가?
규탄한다.
명분 없는 전쟁과 무고한 학살을!
반대한다.
한국군의 아프간 전선 파병을!
주장한다.
침묵은 만능이 아니다!
제안 : 본인의 의견과 주장에 대한 자유스런 토론이 전개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향후계획 : 1, 토론내용 확산 여부를 보아가면서 앞으로 21세기 가치관에 대하여 의견교환.
2, 냉전적 사고가 20세기 후반기의 한국인 의식구조를 규정하였다면
21세기는 남북화해와 경제, 문화, Sports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가치관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3, 아프간의 피해난민들에 대한 구호와 협조에 대하여서는
여러분의 고견을 들어 실천은 더불어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4, 1980년 5.18이후 세계의 시민대중이 광주를 도와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를 향하여 나누어가질 수 있길 바라면서
인류에 대한 정의와 인권이 이곳 빛고을, 광주에서 한결 타올라
5.18이 세계의 양심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5, 앞으로 논의구조는 On line상에서만이 아니라
Off line상---즉 도청 앞 5.18광장 또는 5.18기념재단광장 등지---에서
시민대토론회라도 열려야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빛고을, 광주의 긍지요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2001. 11. 20.
의견 제안자 : 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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