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개혁실패와 금융노조 파업의 정당성
파업이라면 으레껏 임금인상이나 정리해고반대를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그래서 파업당사자들인 노동자들 이외에는 별로 지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지금 예고되고 있는 금융노조의 파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금융노조 조합원인 은행원들의 고용안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목표는 노동자 개개인의 권익보장보다는 새로운 금융질서의 수립에 두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의 이용득 위원장은 "고질화된 관치금융을 이번 기회에 끝장내지 않는 한 금융산업의 발전은 기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의 관치금융에 대한 잘못과 실패를 인정하고 금융정책의 기조를 바꾸도록 하는 것이 이번 파업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이번에 금융노조가 파업을 전개하려고 하는 것은 임금인상이나 고용안정과 같은 노동자 개인의 권익보장보다는 김대중정부의 잘못된 금융개혁정책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소중한 입장정리가 아닐 수 없다. 어용지식인들이 총동원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김대중정부를 꽤나 비판해 온 언론들조차 이구동성으로 김대중정부의 금융개혁정책을 옹호하고 있는데도 금융노조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서 김대중정부의 금융개혁정책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한 것은 참으로 소중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여론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선일보의 경우 7월 3일자 신문의 1면 머릿기사에서 "최근 금융시장 불안, 구조조정 지연 때문"이라는 제목 아래 김대중정부의 금융개혁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글을 실었고, 7월 4일자 신문의 사설에서도 "정부 '은행합병' 말 바꾸기"라는 제목 아래 "정부는 노조와 대화를 갖고 금융구조조정의 절박한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금융개혁정책을 흔들림없이 밀고 나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
정신 나간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김대중정부는 지난해까지 무려 30%의 은행원을 감축하면서 은행통폐합을 단행하였고 무려 100조원이 넘는 돈을 부실채권 정리 등을 위해 썼다. 금융개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과도할 정도로 했다. 그런데도 지금 금융은 불안을 넘어 대란으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산더미같은 부실채권이 은행들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다. 김대중정부식의 금융개혁정책 곧 은행통폐합이나 공적자금 투입에 의한 부실채권 정리로는 금융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수 없음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즉 지금까지 김대중정부가 금융개혁이란 이름아래 관치금융을 극대화 해온 것이 금융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인데도 이를 지적하기보다 관치금융을 더 심화시키도록 독려하고 있으니 잘못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김대중정부의 사이비(似而非)금융개혁정책을 옹호하는 어용지식인과 어용언론의 막강한 여론조작에도 불구하고 금융노조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서 김대중정부의 금융개혁정책 자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김대중정부의 금융개혁은 한국의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금융산업에의 진출을 통해 폭리를 얻고자 하는 미국 투기자본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김대중정부의 매국적 금융개혁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금융노조 조합원들의 투쟁은 바로 구국운동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더이상 거짓말로 노동자들과 국민을 속일 생각을 말아야 한다. 온갖 강제수단을 동원하여 은행의 통폐합 등 이른바 금융개혁을 주도하면서도 강제합병은 않는다느니 관이 주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느니 하면서 국민 누구도 믿지 못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구를 축소하는 은행통폐합을 하겠다면서도 인원감축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새빨간 거짓말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니 노조관계자들이 숫제 경제관료들을 만나는 것조차 기피하려 들고 있다.
김대중대통령은 7월 4일 "금융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단독경영을 하든 지주회사를 설립하든 합병을 하든 국제경쟁력은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통령의 금융개혁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를 드러내는 말인 동시에 국민을 기만하는 논리를 담고 있다. 금융개혁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은행을 합병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해 놓지 않았다면 말이 안된다. 국제신인도와 국제경쟁력을 내세운 것은 김대통령의 대미의존성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금융노조의 이번 투쟁은 김대중정부의 사이비(似而非)경제개혁정책을 바로잡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미국투기자본의 한국금융시장 진출을 보다더 용이하게 함으로써 나라경제를 외국에 팔아 넘기는 김대중정부의 매국정책을 저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구국투쟁이 아닐 수 없다. 범국민적 성원으로 이번 금융노조의 파업투쟁이 승리하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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