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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묘시민공원 미술전 폭력저지사태 관련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여성문화 축제및 거리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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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입김    
작성일 2000년 10월 23일 03시 05분 21초
종묘시민공원 미술전 폭력저지사태 관련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여성문화축제 및 거리행진

2000년 새로운 예술의 해 미술축제의 하나로 선정된 '아방궁' 종묘 점거프로젝트가 9.29~10.1까지
종묘시민공원에서 열리기로 되었으나 전주 이씨 종친회와 성균관 유림들의행사저지로 무산되었습니다. 이에 대한주최 측의 입장과 간단한 경과보고를 보내드립니다.
그간 일부 언론에서 이씨종친회와 유림의 입장만이 일방적으로 부각됨으로써 여성예술가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여성계와 미술계의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참고하시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라며 이후 활동에 대한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아방궁' 종묘점거프로젝트 무산에 대하여 우리는 합리적인 대화나 의견을 조율하는 민주적인 절차 대신 일방적인 강요와 물리력을 동원하여 예술활동을 저지하고 작품을 훼손한 전주이씨 종친회측과 성균관 유림에게 심한 분노와 더불어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알다시피 종묘시민공원은 적절한 절차와 규칙에 따라서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공공장소에서 작업하는 것은 새로울 것도 없는, 이미 현대예술에서는 상식회돤 관행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종묘공원이 자신들만의 것인양 주장하며 예술은 예술전용공간으로 들어가서 하라고 주장한다.

시민적인 권리에 대한 오해와 예술활동에 대한 무지는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과연 이런 태도가 그들이 말하는 전통의 정신과 일치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이번 종묘프로젝트는 그들이 주장하듯 전통을 무시하고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다. 현장에서의 욕설과 비난, 작가들의 핸드폰으로 쏟아진 차마 옮길 수 없는 말들, 작업하는 여성작가들을 몇 겹으로 에워싸며 위협하는 태도, 그리고 심지어 작품의 탈취 및 훼손 등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한계성과 문화적 퇴행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만 존경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행사기간 내내 실력행사를 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중단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8명의 젊은 여성예술가들의 프로젝트가 조직력과 물리력을 앞세운 집단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중단됨은 심히 유감이다. 오랜 준비기간과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를 저지하고 작품을 훼손하며 작가들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입힌 점 등에 대해서는 적절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며, 또한 무산된 종묘점거프로젝트는 취지가 훼손된 과정을 알리는 도큐멘트들과 함께 새로운 맥락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는 세계 여성미술사에 하나의 추문으로 남게 될 이번 사건이 부디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하나의 씨앗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경과보고>
9월 27일: 모 언론 기관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 '종묘점거'라는 제목에 발끈한 전주 이씨 종친회측은 "행사 장소를 바꾸어라, 그렇지 않을 시는 어떠한 무력행사로도 이 축제를 저지하겠다"는 일방적 통고만을 해왔다.

9월 28일: 이미 6개월전 행사기획 단계에서부터 종묘공원을 선정해 현장 구성도와 설치작품 등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낸 우리로서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종로경찰서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계획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9월 29일: 우리는 아침 7시부터 모여 행사 준비를 위해 작품들을 설치했고 종친회는 9시부터 우리의 설치물들을 뜯어내며 행사를 중지하라고 압력을 가해왔다. 땅따먹기 놀이를 위해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마르고 나면 떼어 낼 수 것) 장소에 와서 물감통을 발로 차며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풍선길을 만들고 있는 장소에 와서는 색실을 끊어내고, 여성의 신체를 쿠션으로 제작한 작품들 중 일부를 들고 가서 성적인 폭언('가랭이 찢어죽일 것들', '네년들 거 보여주지','국회 앞에서나 가랭이 벌려봐','588에서 온 년들이지''이 작품 보니 남자놈들 거 많이 들락거렸겠군.''네년들이 벗어봐.'...)을 하며 작가들을 모욕하였다.
우리는 작품과 짐을 들고 종묘 공원 여기저기를 피해 다녔고, 이씨 종친회와 유림들은 우리가 가는 곳을 따라다니며 작품들을 뜯어내고 모아놓은 작품들까지 들춰내며, 근엄한 종묘를 더러운 자궁으로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종묘공원을 치마형태의 깃발로 장식한 상징물들이 찢어지고, 몇 개의 작품은 그들에게 탈취당했다. 일단 작품을 한군데 모아놓고 지키면서 대책을 논의했으니 이미 많은 작품이 훼손되고 지속되는 무력 행사와 확성기를 이용한 그들의 잇단 성명서발표로 인해 오후3시 우리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9월 29일 페미니스트 작가그룹 '입김'의 종묘 시민공원 전시 폭력저지 사태 관련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여성문화축제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종묘시민공원 미술전시 폭력저지사태 관련 표현의 자유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여성문화축제를 개최합니다.

이번 축제에서는 지난번 종친회 등의 저지로 무산된 '입김'이 새로운 행사를 열 계획이며 각 문화단체의 다양한 공연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공공영역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특정세력에 대한 저항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적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이에 말을 걸 수 있는 여성들과 시민들의 한마당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일시: 2000년 10월 29일 오후 1시
장소: 종묘시민공원
주최: 비상대책위에 포함된 각 시민단체 및 여성단체
행사내용:
1:00 p.m. : 각종 공연 (길놀이 판굿, 퍼포먼스, 시낭 송 '입김' 행사, 노래, 춤, 풍물공연)
4:00 - 6:00 p.m. : 거리행진 퍼포먼스(유모차를 대동한 어머니행렬, 다양한 의상과 가면을 쓴 대중행렬, 장옷입은 여성행렬, 재미있는 형태의 피켓팅)

참여단체: 비상대책위에 포함된 제 단체
(독립예술제사무국, 또하나의문화,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성폭력상담소, 여성단체연합, 여성만화협의회, 여성문화예술기획,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여성미디어네트워크, 여성민우회, 여성신문사,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인회의, 전국민족미술인연합, 참여연대, 페미니스트저널 if,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연락처 :제미란(011-9923-5060) 류준화(017-523-6234) 이혜경(011-9826-7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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