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투쟁 44일째, 철야농성 29일째 날
날씨가 다시 추워져서 아직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5차 상경투쟁을 벌이
는 한통계약직 노조 등 현시기 각 사업장에서 투쟁하고 계시는 노동자들
모두 고생 많으십니다. 우리 모두 투쟁의 열기로 추위를 박살내버립시다.
아침 선전전을 힘차게 마치고 침묵시위를 하려고 사장실 앞으로 진입하였
으나 이태화, 박정운 사장은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침묵시위의 시간동
안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외면하고 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단지 우스운 꼴을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효과적
인 투쟁을 벌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구사할 것이기에 우리의 투쟁을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점심시간 선전전은 다른 날과 다르게 아주 재미있고 창의적인 구호들을 중
심으로 즐거운 투쟁을 벌여냈습니다. 침묵시위 또한 사수하였습니다.
오후에는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총무부장님과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
운동연구소 소장님이 함께 주간 정세동향을 들고 방문하여 주셨습니다.
주로 대화의 내용은 지금 멀티노조의 투쟁이 비단 병역특례자들의 부당해
고에 맞선 싸움만이 아닌 정보통신업종 중소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조직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내는 투쟁을 벌여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투쟁 중인 멀티노조 조합원들은 모두 각인하고 있고 결의하고 있는
바입니다. 노조설립을 하며 결의한 내용이고 이후 단협을 거치면서 일상
노조활동 및 연대활동이 그러하였고 정보통신노동자네트워크 활동이 그러
하였으며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활동가양성학교에서의 참여가 그러하였습
니다. 지속적인 정보통신노동자네트워크 활동 및 비대위를 통하여 정보통
신업종 노동자들과의 단결투쟁을 일구어낼 것이며 정보통신업종노조의 깃
발을 반드시 벤처자본가들의 아가리에 꽂아 넣을 것입니다.
저녁 6시에는 사측과의 노사협의가 있었습니다. 강남지방노동사무소 황세
진 근로감독관의 제안으로 막후 중재협상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감독관의
의도는 노측의 부당노동행위 고소건을 조사 완료한 후 검찰에 넘기기 전
최후 협상 유도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던 것입니다. 감독관이 비록 조사자
료에 첨부한 의견서에 사측의 불법행위가 명백하다는 내용을 썼고 사측에
게 질책 및 불법행위임을 엄중 경고하였지만 아직까지 검찰에 자료를 넘기
지 않았고 자리 마련의 목적이 어떻게해서든 노사분규를 협상으로 중재하
려고만 하는 자세는 우리에게 실망만 안겨 줄 뿐이었습니다. 노동부가 해
야할 역할이, 근로감독관이 해야할 역할이 관리지역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사측의 부당행위를 막고 불법을 자행하는 사측을 엄
정 처벌하는 것일진데 그들은 단지 노사분규가 발생되어 시끄러워지는 것
이 문제일 뿐이고 그것을 어떻게해서든 조속히 무마시키려는 것이 목적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들은 분명히 항의를 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
라도 사측을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상대방의 팔을 부러뜨렸는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팔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으라 하면 가해자가 되돌려 놓을 수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가해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치료비 등을 지급하는 것이기에 피해자는 치료비 등을
요구해야 하지 않겠나" 말도 안되는 감독관의 비유였습니다. 문제는 간단
합니다. 우리들이 해고당한 것은 단지 사측이 병역특례업체취소만 철회하
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노사협의의 자리에서 노조는 3가지의 분명한 요구사항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현 파업 및 농성의 원인제공은 병역특례업체 취소로 부당해고를 한
사측에게 있기에 조속히 병역특례업체 취소를 철회하여 원직복직시켜라.
둘째, 해고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 12월, 1월 급여 지급 및 몇일째
체불되고 있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해라.
셋째, 지노위의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사측의 사유서
에서 주장한 "직원들을 해고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태업중이
다"라는 내용에 대해 해명하라.
위 세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사측의 답변은 정말 말도 안되는 누구든지 상
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주 유치한 답변들이었습니다.
회사의 경영악화와 사업전환으로 인해 병역특례업체를 취소하였고 하기에
해고를 한 것이 아니라 특례자는 특례를 조건으로 입사를 하였기에 업체취
소는 곧 직원신분의 자연 자격박탈이 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급여 또한 그러하기에 지급하지 않는 것이며 더더욱이나 무노동무임금의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급여는 조만간 지급하기 위해 은행대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라는 변명과 함께 태업이라는 단어는 뜻도 몰라
서 아무 답변도 하지 못했습니다.
근로감독관의 경영악화 및 사업전환의 진위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
전 노조와 어떠한 대화 및 협의도 없이 단협을 일체 무시하며 일방적으로
업체취소를 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무노동무임금 원칙은 해고
를 명령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측이 업무지시를 하지 않고 업무환경을 마비
시키는 등 귀책사유가 분명히 사측에게 있기에 적용할 수 없다라는 설명
을 하였음에도 사측은 법의 판결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할
뿐이었습니다.
노사협의의 자리는 이렇듯 노측의 사측에 대한 강한 질책 및 항의가 주를
이루고 사측은 이에 대해 외면도 아닌 답변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할 뿐이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교섭이나 노사협의는 있
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강고한 투쟁만이 있을 뿐입니다. 사측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겠어서 항복선언을 하며 교섭을 요구해오지 않는 이상 어떠한
교섭도 요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녁에는 서사노 연대투쟁단 5분이 과일, 과자, 음료수 등의 연대물품을
들고 지지방문하여 주셨습니다. 간담회를 갖고 서사노으 지지대자보 작업
및 부착이 있었으며 정보통신분과 및 강남분회를 주축으로 한 멀티노조 통
신지원단 결성 및 활동을 결의하셨습니다. 그 후 연대투쟁단 동지들은 준
비해 온 자료를 갖고 자체 토론회를 밤늦게까지 진행하고 철야농성에 함께
하셨습니다. 멀티노조 결성 직후부터 많은 관심과 연대를 보내오신 서사노
의 동지애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서사노의 모범따라 함께 투쟁해나가겠습
니다.
멀티노조 홈페이지 개편했습니다. 기존보다 조금은 깔끔해진 듯 하지만 아
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꾸며나가겠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승리의 날을 위해, 내일의 힘찬 투쟁을 위해 그만 잠자리
에 들겠습니다. 내일 또다시 힘찬 투쟁의 자리에서 뵙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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