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
이제 아침이 밝았다.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터널과도 같았다.
너의 편지를 받고서야 밤새내 헉헉거리던 숨결을 고른다.
새벽 공기의 차가운 기운에 분노로 치를 떨던 흥분이 잦아 들고 있다.
그리곤
이 싸움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 지를 다시금 또렷하게 깨우친다.
우리, 이 공간을 지키고 물러서지 않음은,
이 싸움을 통해 모든 이와 함께
학생회라는 대중권력이 주어진 그 형식과 역사로서 자임해 버리고자하는
자치와 민주주의의 허구를 벗겨 내고자 함이다.
우리는 지금껏 독재와 억압과 불평등과
그 모든 비참한 소외와 고립을 극복하면서
학생회를 지키고 만들어왔다.
그 이유는 모두의 가슴속에 지금도 생생할 것이다.
아니 그 역사를 기억하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2000학번들에게도
비원처럼 새겨져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대한민국의 고등학교까지를 통과하며 스스로의 흥겨움과
자유속에서 자라나지 못했고, 그 수많은 친구들속에서도 갈증처럼
외로웠울 테니 말이다.
학생회라는 학생 대중 권력은 그 길로 모든 억압과 불평등과 소외와 고립을
부수고 자유와 평등과 연대의 바다를 향했다.
그리고,
그 노정엔 깨알처럼 박힌 힘겹지만 눈물겹게 소중한
자치와 민주주의의 경험이 존재한다.
그 힘겨운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그 길을 가는 이들은 깨닫고 또 깨달아왔다.
'바다로 가는 길을 찾아가는 건, 종내는 모든 권력과의 싸움이며,
그 전선들 중에는
영원히 바다로 갈 것임을 끊임없이 선언하고 호소하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온 대중권력!
그것과도 비켜설 수 없음을......'
나는 갈망한다.
힘겹지만 따스하게 가꿔 온 용봉동의 모든 자치와 민주주의의 깨알들과
대중권력인 학생회의 회장을 비롯한 간부 모두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실로 사랑하고,
어느 누구도 외롭지 않게,
자유롭고 따뜻하게 손 잡고자 하는
용봉동 친구들 모두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기를..
너무나도 투명한 이성과 감성으로 함께,
잊어 버린 질문들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답하면서...
'이런 식으로 학생회가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왜 모두를 망쳐 버리고 말 것인가에 대해...'
'이러기엔 우리의 땀과 피와 숨결이 너무 힘겨웠지 않느냐고...'
'학생회는
대중 스스로가 허리를 구부리고 땀을 흘리며 경험하고자 하는
그 모든 깨알같은 자치와 창조적인 노력들을
따뜻하고 때론 강력하게
지원하고, 하나 하나 흩어지지 않게 이어주려 할 때,
스스로 너무나도 자발적이고 자유로워진 개인과 집단들의 이음새로
녹아 들어 보이지 않게 될 때,
다시금 우리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될 터인 데 라고..'
'오늘 자신의 권력을 난사함으로써...
대중이 자치와 민주주의를 배우는 그 작은 공간을 짓 밟음으로써,
내일!
학생회는 더욱 힘겨운 그들만의 깃발이 되고자 하는 지를.....'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바다가 무엇이고 어디인지를 잊지 않았느냐고...'
동현!
보고 싶다.
후우하고 숨을 내 쉰다.
용봉동의 새벽은 오늘도 아름답다.
까치가 한마리 날개 쳐 오른다.
기븐 소식이 오려나.
Next: 갈 곳 없는 그대에게...내 따스한 손길이 닿는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