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변화인가 기득권의 연장인가

[편집자 주] 2026년 태국 총선 일정은 2월 1일 사전투표, 2월 8일 본투표, 4월 9일 공식 결과 발표로 이어진다현재 보수 여당 품짜이타이당이 1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아누틴 총리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동남아시아 국가 태국은 일요일(2월 8일) 총선을 치른다전체 인구 7,200만 명 가운데 5,300만 명이 투표권을 가진다유권자들은 500석 규모의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을 선출한다. 400석은 소선거구 단순다수제로 뽑고나머지 100석은 비례대표제로 각 정당에 배분한다하원의원들은 이후 표결로 차기 총리를 선출하며총리는 단순 과반 득표로 당선된다.

이번 선거는 정치 불안경제 침체경쟁 관계에 있는 이웃 국가 캄보디아와의 국경 갈등 속에서 치른다이번 선거는 10년 넘게 이어진 정치적 불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다그동안 군부와 사법부가 잇따라 정부를 무너뜨리면서 단명 정부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태국은 2019년 군정 종식 이후 두 차례 총선을 치렀다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이후 전진당(Move Forward Party)이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다그러나 의회는 군부가 지지하는 정당과 탁신 친나왓(Shinawatra) 전 총리가 이끄는 프아타이당(Pheu Thai Party)이 손잡는 연정을 구성했다그 결과 탁신의 조카가 총리직에 올랐다취임 1년 만에 그가 캄보디아 지도자와 통화하며 국경 분쟁에서 양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헌법재판소가 그를 해임했고군부 지지 정당 지도자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이 총리를 이어받았다. 12월에 찬위라꾼은 자신의 품짜이타이당(Bhumjaithai Party)이 불신임 위기를 맞자조기 총선을 위해 하원을 해산했다.

이번 선거는 왕실·군부 기득권을 대변하는 품짜이타이당, 국민당(People’s Party)이 이끄는 진보 야권그리고 친나왓 가문과 연결된 포퓰리즘 성향의 프아타이당이 맞붙는 3파전으로 본다.

여론조사는 최대 야당인 국민당이 36%로 선두를 달리고프아타이당이 22%, 집권당 품짜이타이당이 18%를 얻는다고 보여준다. 국민당은 해산된 전진당의 후신이며, 38세의 낫타퐁 르엉빤야웃(Natthaphong Ruengpanyawut)이 이끌며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낸다그러나 당의 공약은 모호하고이른바 정책 청사진도 공정성효율성투명성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문다국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있지만다른 두 정당이 연합해 그가 총리가 되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그렇게 되면 유력 가문과 군부왕실이 주도하는 기존 권력 구조는 유지된다.

누가 집권하든 심각한 경제 과제를 안는다. 1980~199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태국 경제는 이제 침체 국면에 가까워졌다.

태국 GDP 성장률

태국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이후 회복도 불안정했다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연평균 4~5%에서 최근에는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장기 하락했다. 2025년 3분기 경제는 0.6% 역성장했고각종 지표는 추가 둔화를 가리킨다.

태국 연간 실질 GDP성장률(%)

한때 이웃 국가들의 부러움을 샀던 태국은 이제 아시아의 병자라는 평가를 받는다소비제조업관광이라는 3대 축이 모두 흔들린다생산적 투자에 소홀했던 결과 태국은 베트남(Vietnam), 말레이시아(Malaysia) 등 경쟁국에 비해 경쟁력을 빠르게 잃었다. 1998년 위기 이후 태국 자본의 수익성은 상승했지만 1980년대 수준에는 못 미치고, 2020년 팬데믹 충격 이후 다시 낮아졌다.

태국 IRR(내부수익률) %

태국 경제의 핵심이던 제조업은 값싼 중국산 제품 유입과 베트남의 공세에 밀린다닛산(Nissan), 혼다(Honda), 스즈키(Suzuki)는 태국 공장을 폐쇄하거나 생산 규모를 대폭 줄였다잦은 쿠데타와 정권 교체는 예산 집행을 늦추고 인프라 사업을 지연시켰으며그 결과 국가는 뚜렷한 회복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

태국 인구는 4년 연속 감소했고, 2025년 출생률은 7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태국 인구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90%에 육박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내수를 제약한다.

태국의 가계부채 대비 GDP 비율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가계 대출 및 부채 증권(GDP 대비 %), 2023

부와 소득의 불평등도 글로벌 사우스 평균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지니계수는 자산 0.78, 소득 0.64에 이르며, 15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태국의 소득 및 자산 불평등, 1820~2024. Y지니계수순 개인 자산(P0100), 세전 국민소득(P0100)

태국은 2015년 이후 빈곤 감소 속도가 둔화했고그 이후 빈곤 인구가 다시 늘었다저생산성 농업에서 고생산성 산업으로 이동하던 구조 전환이 2015년부터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정체된 경제부진한 제조업 투자감소하는 인구와 고용높은 가계부채그리고 군부와 왕실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정치 구조이것이 이번 총선에서 태국 유권자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출처] Thailand election: change or more of the same? – Michael Roberts Blog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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