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들은 북유럽의 노동 제도를 뒤집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제도를 우회했다. 그리고 북유럽 모델이 지닌 불균등하고 조건부적인 보호 체계를 활용하면서 성장했다.
출처: Unsplash, Janske Dekkers
수십 년 동안 북유럽 국가는 세계 정치적 상상력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자본주의를 길들일 수 있다는 증거로 자주 제시되었다. 높은 임금, 강력한 노동조합, 보편적 복지국가가 그 근거로 언급되었다. 이런 서사 속에서 북유럽 모델은 플랫폼 경제가 발붙이기 어려운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버(Uber), 월트(Wolt), 푸도라(Foodora), 볼트(Bolt)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북유럽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산업 전체를 재편했다.
이것이 북유럽의 역설이다. 잘 정비된 규제와 강력한 노동조합을 갖춘 사회에서도 특정 형태의 불안정 노동이 번성했다. 그 이유는 북유럽 모델이 단순히 붕괴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플랫폼 기업들은 북유럽 모델이 본래부터 불균등하고 선택적이며 정치적 조건에 좌우되는 체계였기 때문에 성공했다. 플랫폼 자본주의는 제도를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노동조합이 오래전부터 약했고 노동조건이 취약했던 산업, 즉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성장했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북유럽뿐 아니라 플랫폼 자본주의 아래에서 사회민주주의가 지닌 한계도 드러난다.
고용 지위의 재분류
북유럽 노동시장 모델은 영미식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최저임금과 노동조건은 주로 법률이 아니라 강력한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 간의 단체교섭을 통해 정해진다. 국가는 보조적 역할을 하며, 주로 단체교섭을 지원하고 보편적 복지를 제공한다.
이 체계는 역사적으로 안정적 고용, 낮은 불평등, 높은 노동자 권력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북유럽 모델이 모든 노동자를 동등하게 포괄한 적은 없다. 이 모델은 높은 노조 조직률과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단체협약에 의존한다. 노동조합이 약하거나 분열된 곳에서는 보호가 약화될 위험이 크다. 앱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운송, 물류, 음식 배달, 민간 청소와 같은 일부 산업은 이미 북유럽 모델의 주변부에 위치해 있었다. 플랫폼 기업들이 이 주변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이를 활용했다.
북유럽에서 플랫폼 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메커니즘은 의외로 단순하다.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하는 것이다. 북유럽 노동 규제에서 고용 지위는 핵심 요소다. 피고용인은 노조를 조직하고 단체교섭을 할 권리를 가지며, 광범위한 노동 보호를 받는다. 독립 계약자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 플랫폼은 자신들이 사실상 사용자로 기능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노동조건과 보수를 상당 부분 통제하면서도, 운전기사와 배달원을 “파트너”, “계약자”, “기업가”로 규정함으로써 북유럽 노동시장의 핵심 규제 제도를 우회했다.
중요한 점은 북유럽 노동 규제가 이런 오분류를 자동으로 차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용 지위는 대개 사안별로, 종종 장기간의 법원 절차를 거쳐 판단된다. 이로 인해 하나의 기회 창이 열렸다. 플랫폼은 법적·정치적·노조의 대응이 뒤따르기 전에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은 북유럽 경제 안에서 활동하면서도 북유럽 노동 제도 밖에 머물 수 있었다.
회색지대를 활용하다
택시 산업은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법적 회피와 정치적 압박을 결합했는지를 보여준다. 우버가 2013~2014년에 북유럽에 진입했을 때, 각국은 서로 다른 규제 체계를 갖고 있었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택시 시장을 규제 완화하여 면허 상한을 폐지하고 자유요금제를 도입했다. 이는 경쟁을 촉진했고, 스웨덴은 우버 확장에 유리한 토양이 되었다. 물론 초기에는 면허 규정을 우회하려는 시도로 운전기사들이 기소되기도 했다. 반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는 여전히 규제된 택시 시장을 유지했다. 이들 국가는 수요 심사를 거친 면허 제도, 인증된 미터기 사용 의무, 배차센터 가입 의무 등을 요구했다. 우버는 이런 규제를 따르지 않았고, 무면허 운전기사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것은 의도적인 정치 전략이었다.
플랫폼은 법적 회색지대에서 영업함으로써 정부에 선택을 강요했다. 단속할 것인가, 아니면 수용할 것인가.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는 중도우파 정부가 수용을 택했다. 경쟁과 혁신을 명분으로 택시 시장을 규제 완화하고 면허 상한을 폐지했으며 플랫폼 기반 사업 모델을 합법화했다. 덴마크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배차센터 가입과 미터기 사용 등 핵심 요건은 유지했다. 그 결과 우버는 2017년 덴마크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2025년에 자사 운전기사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덴마크 택시 회사와 협력하는 형태로 다시 진출했다. 교훈은 분명하다. 규제가 유지된 곳에서는 플랫폼이 후퇴했지만 적응했고, 규제가 해체된 곳에서는 플랫폼이 단기 계약 노동 모델을 정착시켰다.
택시와 달리 북유럽의 음식 배달 산업은 대체로 규제를 받지 않았다. 플랫폼은 자유롭게 진입해 가격을 설정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조직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푸도라, 월트, 우버 이츠와 같은 기업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고용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 사실상 아무런 장벽을 마주하지 않았다.
공적 논쟁은 대신 노동조건에 집중했다. 낮고 예측하기 어려운 보수, 교통사고 위험,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가 쟁점이 되었다. 노동감독기관과 세무당국은 플랫폼이 실제로는 사용자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 문제를 분명히 가리는 작업은 매우 느리고 불균등하게 진행되었다. 동시에 일부 플랫폼은 북유럽 제도에 선택적으로 적응했다. 푸도라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배달원을 고용했고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북유럽 모델이 작동한다는 증거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적응은 언제나 부분적이고 전략적이었다. 플랫폼은 고용된 배달원과 함께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 하청업자, 제3자 계약 방식을 활용했다. 이들은 단체협약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었다. 그 결과 내부적으로 분절된 노동력이 형성되었다. 보호를 받는 소수와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다수가 공존했다. 다시 말해 적응은 회피와 함께 이루어졌다.
북유럽에서의 긱 자본주의의 성공
긱(gig, 단기·건별 계약) 노동은 양질의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는 확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흔하다. 그러나 북유럽의 경험은 이 관점을 복잡하게 만든다. 북유럽의 플랫폼은 이주 노동자에 크게 의존한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차별을 겪거나 언어 장벽에 직면하거나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많은 이들에게 플랫폼 노동은 유연한 부업이 아니라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 수단이다.
이 사실은 북유럽 자본주의의 핵심 모순을 드러낸다. 복지국가는 많은 노동자의 유보임금을 높이지만, 안정적 고용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계층적으로 나뉜다. 플랫폼 기업은 체계의 핵심적 혜택에서 배제된 이들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이런 의미에서 긱 노동은 북유럽 모델임에도 등장한 것이 아니라, 그와 나란히 등장했다.
2010년대 대부분 동안 북유럽 정부는 플랫폼 노동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플랫폼 기업은 노동시장 행위자라기보다 기술 혁신으로 묘사되었다. 규제가 도입되었을 때도 그것은 종종 노동관계가 아니라 시장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오분류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고 고용의 정의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을 제안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여전히 미완이며 논쟁적이고 더디다. 그 사이 플랫폼은 이미 깊숙이 자리 잡았다.
북유럽에서 긱 자본주의가 성공한 것은 필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구체적인 정책 선택의 결과였다. 택시 시장을 규제 완화하고, 법적 모호성을 용인하며, 노동자 보호보다 경쟁을 우선시한 선택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북유럽에서 긱 노동이 확산한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그것은 보편적 모델로 여겨지던 북유럽 노동시장 모델이 실제로는 분절적이고 조건부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강력한 보호는 노동조합이 강하고 단체협약이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곳에서만 존재한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플랫폼 자본주의가 성장할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
긱 기업은 북유럽 모델을 전복하지 않았다. 그들은 노동자를 제도 밖으로 분류해 존재를 지우고, 노동시장의 주변부에서 인력을 모집하며, 시장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활용함으로써 제도를 우회했다. 따라서 문제는 북유럽 국가들이 긱 노동을 규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아니다. 그들은 분명 그렇게 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정치적이다. 북유럽 모델이 누구를 보호하도록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누구를 기꺼이 뒤에 남겨두는지에 관한 문제다.
[출처] How Gig Capitalism Came to Thrive in Nordic Labor Market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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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알폰손(Johan Alfonsson)은 스웨덴 할름스타드대학교의 부교수급 선임강사다. 그는 노동계급과 불안정 노동에 대해 연구한다. 시구르 M. 노를리 오페고르(Sigurd M. Nordli Oppegaard)는 노르웨이 파포 연구재단의 사회학자이자 연구원이다. 그는 노동, 임금, 노동조건, 노동시장 역학과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며, 특히 새로운 기술과 노르웨이 노동시장 모델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스티네 라스무센(Stine Rasmussen)은 덴마크 올보르대학교 사회·정치학과 부교수다. 그의 연구는 노동시장에 초점을 맞춘다.예레 임모넨(Jere Immonen)은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소의 연구원이다. 그의 연구는 여러 주제 가운데 특히 기그 노동에 초점을 맞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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