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반발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

"87년과 지금은 다르다. 투쟁으로 나설 때가 아니다"
파견법, 기간제법 관련 릴레이 인터뷰(2)-한나라당 배일도 의원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은 서울지하철공사노조 초대 위원장, 서노협 의장 활동으로 수 차례 구속되고 오랜 기간 해직 당했던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그러나 지난 98년 복직 이후 다시 지하철공사노조 위원장을 맡으면서는 조직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파업 선언, 서울 모델 추진을 강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지난 12대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투쟁하는 노조' 상을 내세운 허섭 현 위원장(파업 관련하여 구속 중)에게 패배하고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했다. 사실 배일도 의원만큼 극단적 평가가 교차하는 인물도 드물다. 노동계에서는 노동운동의 배신자라는 평가도 있는 반면 박용성 대한상의위원장 같은 재계 인사로부터는 '우리 노사문화 토양에 공존과 상생이라는 소중한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최상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파병철회 선언에 동참하는 등 한나라당에서 남다른 행보로 주목받는 배일도 의원과 파견법, 기간제법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일도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 동안 많은 부분에서 견해 차이를 보였고 현실을 인식하는 시각에서도 충돌이 있었다. 노동문제에 대한 특유의 달변을 펼치면서 '한나라당을 예전의 패러다임으로 바라 봐선 안될 것' 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노동자가 산다'는 당과 자신의 일치된 소신을 피력했다. 이번 법안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우려를 보이며 현 정권을 질책하기도 했으나 한나라당은 아마 이 법안들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다. 또한 배일도 의원은 인터뷰 동안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임을 수 차례 강조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구태의연하다고 하면서 정부 재정의 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투쟁은 대안이 아니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저녁 의원회관 배일도 의원실에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개정안(개정파견법)과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 제정안(기간제법)이 극심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비정규직이나 파견근로가 문제시되는 나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외환위기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정권부터 지속된 비정규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 법안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인에 대한 진단과 현실 파악이 제대로 안 되니 여전히 불안 요소가 존재할 갓으로 본다.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어놓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엘지정유 파업때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전여옥 대변인이 대기업 노동자들은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이런걸 보면 결국 대기업 노동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비정규직,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의 핵심 정책은 선성장 후분배이고 이만불 시대를 열겠다는 거다. 엘지정유 파업이 보여줬듯이 현재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소득, 정규직 여부에 따라 여러 계층으로 분화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고소득 노동자의 배려를 지적할 순 있다. 그 부분을 강조한 거다. 공당으로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는 것 아닌가

현재 양 법안들에 대한 당론은 정해졌는지

당에 들어와 살펴보니 대선 공약으로 비정규 보호와 공공 부문 정규직화를 이야기 하긴 했더라. 국민들 앞에 내놓은 공약이 당론이라면 당론 아니겠나? 그러나 현 시기에 이 문제들에 대해 정리된 당론은 없다. 총론은 있지만 각론이 없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중인가

어제 국감대비 각 상임위 간사를 포함한 전체회의가 있었다. 내가 "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당의 대책이 없다면 민생 살리기는 공허하게 들릴 거다. 간결하고 명확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더니 김덕룡 원내대표가 정책위에서 대책을 연구중이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한나라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이 발표한 공식 입장은 "노동계는 현행보다 기업 입장으로 개악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네거티브 리스트로의 전환은 핵심인데 논란의 여지가 있다. 노동계의 전체 상황을 포괄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존의 도식적 입장으로 한나라당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포괄해서 고려한다는 표현은 너무 포괄적이다.

이렇게 봐야 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경쟁력이다. 국가가 그걸 해소 안 하니까 개별적으로 돌아가고 결국 인건비로 전가된다. 그 지점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나온 거다.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살고 노동자가 살아야 국가가 산다. 가격경쟁력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부담을 져야한다. 기업, 국가, 노동자 그 셋 중에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이야기 안 하는 건 다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현 정부는 과거의 방식으로 노동을 보호하고자 한다. 추경예산 일조팔천억 원을 실업 대책에 쓴다고 한다. 에코 가드(eco guard)라고 미취업 대졸자 500명을 다섯 달 동안 매월 백오십만 원 주면서 고용해 환경감시에 쓴다고 하는데 다섯 달이 지나면 어떻게 하겠나. 누가 부담해야 하나?

그렇다면 누가 부담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 국민들의 의식만 보면 사회주의적이다. 그러나 기업은 이윤추구를 하는 곳이다. 장사 잘해서 세금 내면 된다. 그 세금을 가지고 정부가 부담하면 된다.

총론적 이야기는 충분한 듯 하다. 각론을 이야기하자. 파견 제한 업종에 대한 포지티브 리스트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로의 전환이 핵심적인 개악이 라는 지적이 있다.

문제가 많긴 하다. 기업주에 대한 유불리로 생각할 게 아니라 잘 적용해야 한다. 정부가 하겠다는데... 한나라당은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살고 국가가 산다는 전제가 있으니 아마 이 법안을 수용할 것이다. 기업하기 유리한 조건의 파견제도가 유리하다고 기업들이 느낀다면 그 쪽으로 갈 거다. 물론 지금 명확하게 정해진 건 아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파견 문호를 활짝 열어놓은 것에 다름아닌 것 같은데

이 법안들의 입법 취지가 그런 쪽이라고 본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올라올건데 아마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에서도 문제제기 할 것 같고... 한나라당 의원 입장에서도 그런 문제점까지 옹호할 생각은 없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그런 문제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상임위가 진행될 것이다. 해고 제한 규정을 놓고 언론에서는 기간제 고용 3년이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실상은 다르다. 파견과 비정규직 문제는 연동되는 거다. 휴지 기간을 둬도 악용의 소지가 높다. 정부측에서 법 취지가 그런 것(악용)이 아니라고 한다면 확답을 받을 것이다.

밖에서 볼 때 의지나 취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물이 중요하다

그렇다.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주의 이윤추구를 전제하고 사고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질적 통제 수단은 뭔가

그 장치를 뭘로 할지는 모르겠다. 잘못된 제도에 대해 통제장치를 두는 게 옳은 지도 모르겠다.

제도가 잘못됐다고 통제장치도 두지 말아야 하는가.

법안의 문제점을 사전단계에서 지적하겠다. 물론 통제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건 아는데... 사회주의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자본주의라는 제도는 어차피 문제점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사정 관계자 초청 공청회나 국회 입법절차 등을 거쳐도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보도가 있다. 어차피 요식행위 아닌가

현재 조건에서 개선의 여지를 찾으려면 공청회 같은 제도적 대안 밖에 없다. 노동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

일본의 경우 노조 조직률이 하락하고 무권리 상태의 저임 노동자가 증가하며 불법파견이 성행하고 있는데

일본 노동자들한테 한국처럼 살겠냐고 물으면 '아니요' 라고 말하고 한국 노동자는 '네' 라고 대답한다.

복지 시스템은 이만불시대가 되면 해결하자고 말하면서 노동문제의 스탠더드는 일본에 맞추자고 하면 누가 이해하나

이런 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화 시대에 맞춰 투자하기 어렵고 기업하기 어렵다는 상황에 맞춰 저런 정책이 나온 걸로 짐작한다. 반복해 말하지만 나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두고 병폐에 개별적으로 개입해서 고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데

노동은 삶이다. 노사관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국회에서 보니 노동계 반발의 수준도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 노동계 반발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 막아달라는 거냐, 이대로 두겠냐는 거냐? 만일 막는다면 문제를 이대로 안고 가자는 것 뿐 아닌가? 결국 문제는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낮추는 거다. 기업이 잘되면 비정규직 쓰라고 해도 안 쓴다. 기업이 잘되면 유인책을 써서라도 고용 확대한다.

그런데 지금 고용 없는 성장 이야기 나오지 않나? 며칠 전 은행권 사상 최대 순익을 거뒀다는 보도가 있었다. 근데 신규 채용이 얼만가? 방금 발언과 모순되지 않나

당연하게 안 뽑는다. 나도 기업가들 만나면 뽑지 마라고 말한다. 순이익이 올라도 변화에 대한 대응에 신규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기업들은 생존하지 못한다.

역시 이율배반적이다.

대안은 있다. 나는 대안 없는 이야기는 안 한다. 예컨대 교사를 두 배로 늘리면 된다. 그런 것이 정보화 사회의 고용창출 효과다. 교사가 두 배 늘면 지식정보기술력이 확충되고 과외비도 줄어든다.

기업 이윤확대가 고용창출로 이어진다는 애초의 주장과 여전히 모순적이다. 그렇다면 공공영역의 확대를 말하는 건가

조금 다르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케인즈주의하고는 다르다.

그렇다면 사회적 일자리의 확대를 의미하나

그건 비정규직 확충에 불과하다. 예컨데 청년 실업자 이십만이 연해주에 가서 농사짓는 사업은 가능하다. 그건 국제평화에도 이바지한다.

국가의 개입 강화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당연하다. 기업에게 맡길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계속 충돌이 일어난다.

아까 말한 에코 가드에 대한 비판과 상충되고 당론과도 다른데

고용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에코 가드는 소모적이고 일회성인 사업이다. 현행 저출산 대책 같은 것도 역시 기만적이다. 30만 원 준다고 누가 애를 낳나?

경제와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눈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하여튼 이번 일로 인해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는 물 건너간 것 같은데

각 주체가 알아서 판단할 바다. 민주노총은 이익이 있으면 노사정위에 들어가고 없으면 나오는 걸 반복하고 있다. 그런 식이라면 정부나 기업에서 이익이 줄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이 반복된다. 노동운동은 더 얻기 식의 운동이 되어선 안 된다. 들어가면 국익이고 안 들어가면 국익이 아닌가? 내 경험상 이해 당사자가 직접 대화할 땐 최종 합의에 이르더라도 그 과정에서 결국 불신이 쌓이더라. 이해당사자 사이에 속마음에서 우러난 합의란 건 절대 없다.

그렇다면 노사정 대화 시스템을 부정하는 건가.

내가 주장한 서울모델처럼 제3의 전문가가 내놓은 기준선에서 출발하게 해야 한다. 거기서 신뢰가 높아진다. 노사정위원회는 각 경제주체를 다 기만하는 거다. 정부에서 네덜란드 모델을 이야기 하지만 그건 다르다. 내가 주장하는 바와 오히려 일치한다. 폴더 모델(네덜란드 모델)은 각 주체가 추천한 제3자(전문가)들이 합의해 기준선만 제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건 데 결국 제3자들은 사측 입장에 서 있었는데.

그런 지적도 물론 맞다. 그러나 현재 각 지노위를 보면 제3자가 노측에 서있는 경우도 많다. 좌파 포퓰리즘에 빠지면 그럴 수 도 있는거다. 지노위 판결이 중노위에서 뒤집어지는 비율이 높은걸 보면 내 지적이 맞다.

현재 노동자들의 조직률이 낮고 민주노총이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정치권에서 공격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들을 대변하고 있나

형식적으로는 정부가 그들을 대변하는 거고 결국 의회가 대변하는 것이 맞다.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를 의회가 대변한다니. 민주노동당의 경우만 봐도 힘든 과정을 거쳐 겨우 현재 수준에 이르렀는데.

민주노동당, 민주노총이 천만 노동자의 대표라고 하지만 자영업 하는 내 친구들을 만나면 '웃기지 마라'고들 한다. 물론 나는 민주노총의 존재 이유와 가치는 인정한다. 그러나 자기들 할 수 있는 것 만큼 해야 한다. 스스로 확대해선 안 된다. 능력만큼만 해라.

그렇다면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은 조직화가 대안인가

현행법이 그것을 막고 있나? 러시아 짜르 시대든, 광주항쟁이든, 87년 한국이건 어느 사회나 다 투쟁이 있었다. 어떻게 하느냐는 그 주체들의 몫이다.

그렇다면 투쟁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단 말인가

투쟁으로 돌파한다는 식이면 기업주들은 해외로 다 튈 거다. 세계적으로 민주노총만큼 투쟁 한 곳이 있나? 투쟁으로 해결된 문제면 벌써 잘 됐을 거다. 87년과 지금은 다르다. 투쟁으로 나설 때가 아니다. 이제는 대안을 찾을 때고 결국 이런 문제는 정치로 귀결된다.

한정된 시간이니 본질적 문제는 다음에 다루도록 하자. 노동운동 출신으로 한나라당 의원 신분이다. 기간 활동을 평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한나라당 보다 열린우리당 쪽에 가깝지 않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한나라당에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권을 위해 지역이나 계층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는데 그 것을 위해 한나라당은 나를 불렀다. 내가 가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에서 나를 부르지도 않았겠지만 거기 가서 내가 한 석 늘리는 것보다 한나라당의 부족한 지점을 채우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본다.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이라 대통령만 잘하면 되는 거다. 파병이나 국보법 같은 부분에서 내가 당내 소수의 목소리를 내지만 용인되고 있다. 그런 소수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채우는 것이 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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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이도

    한나라당 간 은혜를 근혜에게 가파주나?

    정신차리셔.......

    뭘 알고나 있나....

    노동계 출신? 맞나??

  • 지철인

    국회의원쯤되면 노조보다 국가안위를 우선생각해야하거늘 열우당과
    동조해서 벌갱이 양산시키는 국보법폐지 운운하니? 드~응신!

  • !

    십탱이 나쁜놈

  • 정신차려라

    일도야 정신차려라,, 니가뭔대투쟁할때가이니다라고하냐

  • 노민해

    제발 그렇게 표현될 수 있겠금 투쟁했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가는데 팔짱끼고 있는 민주노총이나,
    지금 투쟁할 시기가 아니라고 하는 당신이나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