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병원, "말도 안 돼!"

노동사회단체 병원의 영리법인화 허용 방침 반대 선언, 철회 촉구

병원은 비영리 법인이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병원은 '돈보다 사람의 생명을 더 중요하게 해야 한다'는 공공재적 특성을 법으로 강제 당하며 사회적 의무를 나눠왔다. 보건복지부의 13일 '병원의 영리법인화 허용 방침'은 이런 사회적 인식에 역행하며 병원의 기업화를 촉진하는 방책이라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주식회사 병원'은 생명보다 돈을 쫓는 기업이 되고, 주주의 배당과 이익을 위해, 병원 수익을 높이기 위해 마구잡이로 돈벌이를 해도 좋다는 정부의 공식 허가가 떨어졌다. 지속적으로 의료시장 개방과 산업화를 주장하던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 법안 이후 두 번째 단추로 병원영리법인 허용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

18일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는 노동사회단체들의 '병원 영리법인 허용 방침 반대' 선언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모인 노동 사회단체들은 13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영리 법인 허용과 비영리법인에도 채권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의료서비스육성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정부의 방침은 "의료 서비스와 비용에 따른 사회양극화를 초래하고, 취약한 한국의료의 공공성 및 의료체계의 붕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조경애 건강세상네크워크 공동대표는 "보건복지부의 방침은 병원들의 공공성을 지켜주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뜨리겠다는 처사로, 병원으로 하여금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에 나서라고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정책 철회를 주장했다.

또한 최인순 보건의료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몇 일전 위 내시경을 받았는데 링겔를 꽂아 줬다" 며 자신의 과잉 진료 경험 사례를 얘기했다. 이유도 알 수 없는 링켈을 꽂아 주더니 내시경 진료비용이 이전 검사 비용의 두 배가 나왔다는 것이다. 항목을 보니 기타 서비스가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 병원이 기업이 되면 아프고 아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게 될 것이고, 일반 국민들을 어쩔수없이 비용 지불을 강요 당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의료는 산업이 아니라 권리다

이날 노동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영리법인 병원 허용 방침과 의료서비스 산업의 문제점에 관해 조목 조목 반박했다. 의료서비스는 산업이 아니라 "권리"라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한 이들의 주장에는 "의료를 돈으로 사고 파는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하고, 생명을 그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미 맥캔지 서울사무소가 2003년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민들의 대다수(89%)가 의료서비스를 산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하는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의료 서비스는 정부의 규제부재로 인해 오히려 의료 과잉상태에 도달해 있다. 일인당 의료이용 횟수가 대다수 OECD 국가의 2배 이상이고, 인구 천 명당 급성기 병상수가 OECD 평균 4.2 병상임에 비해 한국은 5.7병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아 병상과잉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과잉사태는 병원간 경쟁이 격화되고 중소병원 도산 및 부채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을 맡기면서 정상적 의료제공 서비스를 유도해야 할 책임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방침처럼, 병원이 주식회사 된다면, 주주들이 사회사업가가 아닌 이상 주주의 고액배당을 요구할 것이고, 병원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운영되길 바랄 것이다. 주식회사 병원은 이익 극대화의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할 것이고, 인건비 감소를 위한 비정규직의 확대, 이윤이 적은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거부, 고급의료서비스 개발과 가격인상, 과잉진료 등 비정상적인 의료제공 행태가 일반화 될 것이라는 단체들의 주장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슷한 예로 국내의 경우 지방공사의료원을 민간에게 위탁한 이후 진료비는 2배에서 3배가 급증한 사례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영리법인과 동일 의료서비스에서 3∼11%까지 가격차이가 난다. 또한 교육, 연구에 투자하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의료 서비스 질도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2004년 미국의 '베스트 병원' 순위 선정에서 미국병원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영리병원은 베스트 병원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음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고액 환자 유치를 위해 이윤의 일정 부분을 광고와 투자자 배당금에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96년 영리병원이 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경우는 이윤의 16%를 광고와 투자자 배당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적이 기우가 아니라, 대다수 병원이 영리법인의 기업이 됨으로써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런 주식회사 병원의 설립 허용은 돈이 되지 않는 건강보험 환자들의 기피 현상, 요양기관당연지정제 폐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병원이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기를 요구할 것이고, 이는 또한 건강보험 탈퇴 허용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병원협회와 영리법인 허용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미 요양기관당연지정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가격은 인상되고, 의료서비스의 고급화 혜택은 일부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돌아가고, 저가의 국민건강보험의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병원서비스의 사회 양극화가 촉진 될 수 밖에 없는 물꼬를 정부가 터 줬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국민을 속이지 마라

2005년 현재 연간 민간의료보험의 보험료 수입은 10조 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의 입원 부문 본인부담도 전체합계 약 4조원에 이른다. 이 규모는 이미 실제 국내 시장규모를 2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9만 3천 3백원으로 03년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월 평균 보험료는 3만 3천원으로 3배에 가까운 비용을 민간의료보험 구매에 지출하고 있다.

사보험 시장의 과잉을 민간의료보험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질 보장율이 낮고, 사보험과 공보험에 대한 이중 부담을 덜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건강보험 탈퇴 요구가 증대될 것이고, 이런 추세는 결국 국민건강보험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국민건강보험은 최저 수준만 포괄하는 형식적 틀거리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조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돈은 없지만 몸이 아픈 국민들로,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는 증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가 의료서비스 산업화 추진을 위해 허황된 근거들을 늘어놓으며 국민들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조차도 근거가 됐던 '한국 국민들이 외국에서 진료비로 사용하고 있는 해외유출 의료비가 1조원'이라 주장을 예로 들었다. 미국 상무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2002년 현재 미국 병원이 외국환자 진료를 통해 벌어들이는 진료비 수입 합계는 1조 2천 억원 규모로 2004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미국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환자의 해외 의료비 지출은 최대 1,000억 원 가량이라는 것이다. 거액의 해외 유출 의료비를 국내 의료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경쟁적인 산업화가 필요하다고 했던 정부가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료서비스를 산업화 해 중국 부자 환자를 유치해서 외화를 벌어들이겠다고 하지만 이미 미국의 하버드병원, 필라델피아 병원, 독일 하노버 대학병원 등 세계 유명한 병원들이 중국 고소득층의 진료를 목적으로 진출 혹은 진출할 예정인데 중국의 현지 유명병원을 제처 놓고 한국 병원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의료서비스 산업화를 통한 고용창출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인건비 절감 방식을 주식회사 병원도 똑같이 답습할 것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을 높이고, 고용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정부는 과대 선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사회단체는 "정부는 공공의료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정부는 공공의료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전제로 의료서비스 산업화를 추진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책임을 방기하고, 의료서비스 산업화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의료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의료서비스 산업화에 대한 반발 무마하기 위한 수식어에 불과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의료 30% 확충은 노무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다. 그러나 집권 2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실적도 없고 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2009년까지 4조원을 투입해 공공의료를 확충한다고 발표했다. 4조원도 부족하지만 그 조차의 재원조달 계획과 사용 내역이 확정되지도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부분이 담배값 인상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측할 뿐이다.

또한 기획예산처는 2007년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고지원을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 일괄지원 방식에서 저소득층 개인별 지원방식으로 전환하며 약 1조원 가량 국고지원금을 삭감할 예정이다. 현행 보장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도 인상돼야 하고, 국고 지원이 대폭 증가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축소하고 있다. 그리고 보장성 확대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재정 여건을 봐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는 곧 보장성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의지와 계획이 없다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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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인

    정부는 “의료개혁에 손 놓고 있을 경우 우리 의료계가 붕괴되는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영리법인 허용과 외국인 의사의 국내거주 자국인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 허용,의료기관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집중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해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정부는 "의료시장 개방과 신 의료기술 개발 등 새로운 의료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이익 창출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리의료법인 해야 한다"는 경쟁과 자본논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의료·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 모두가 평등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료서비스는 상업화해서는 안되며 공공의료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아직도 의료서비스가 넓은 의미의 사회적 공공재라는 정서를 갖고 있는데, 정부는“의료서비스가 공공재가 아닌 일반상품 서비스”로 동일하게 생각하고 시장원리을 주장하고 있다.

    자본논리는 "능력에 따라 공헌하고 능력에 따라 분배한다" 그러나 사회적 공공재는 "능력에 따라 공헌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통신,전기,가스 등 공공재 개념에서 자본개념으로 양보 할 수 있었지만,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서비스를 자본논리에 맡길 수는 없다.

    영리의료법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의료의 공공성· 형평성 같은 우리 고유의 정서만으로 의료정책을 시행하는 시대 에서 벗어나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요구하는 국제규범에 맞는 의료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 할 수 있다.

    그러나, 영리의료법인화는 소위 ‘주식회사 병원’의 등장을 말한다. 즉, 환자의 건강’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병원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건강보험 환자를 안 받는 병원이 출현하여‘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로 연결되고‘주식회사 병원’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하려고 할 것 이다.

    나아가서는 병원간, 의사간 경쟁을 유발시켜 순수와 열정을 가진 의사를 퇴출시키고, 돈없는 사람들은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어 부유층과 서민층의 의료기관 이용이 양극화되어 서민층은 상대적 박탈감 뿐만 아니라 돈이 없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는게 아닌가 하는 허탈,허무함 등으로 사회적 반감으로 이어지고, 과거 성장론자가 빵을 크게 만든후 나누어 먹자던 구호의 결과가 빈곤의 대물림이라는 사회적 양극화에서 또다시 건강의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A J 크로닌(1896∼1981)의 자전적 소설 ‘성채(1937)’에서 열정과 순수한 청년의사 앤드루 맨슨이 세월이 지나면서 돈에 눈이 멀어 타락한 남편에게 죽음을 앞둔 부인 크리스틴은 이렇게 말한다.
    “잊어버리셨나요?… 꼭대기에 있다는 것만 알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성채(城砦)를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탈환해야 한다고 늘 당신은 그러셨잖아요.”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타락한 의사인 앤드루를 질타하기보다 과거 순수했던 남편의 열정을 상기 시켰는데,

    과연, 우리 불행한 서민은 행복한 부자와 영리의료법인에게 성채를 기대 할 수 있을까? (006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