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표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전국 대부분 지역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대구·경북·경남에 이어 서울에서 경합 끝에 신승했다. 지방권력의 전체 지형은 분명히 민주당 쪽으로 크게 이동했다. 그러나 이 결과를 단순히 “내란 세력 심판” 또는 “정권 안정론의 승리”로만 해석하면 이번 선거의 실제 성격을 놓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탄핵 이후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첫 전국적 평가였다. 동시에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친 뒤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지방선거임에도 대선·총선에 가까운 정치적 의미를 지녔다. 지방선거는 흔히 인물 중심 선거라고 한다. 중앙정치의 구도와 정당 지지율이 중요하더라도, 지역 행정 경험, 후보 인지도, 조직력, 생활권 이슈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높은 투표율과 전국적 관심은 이 선거가 단순한 지방행정 책임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탄핵 이후 정치 질서를 재편하는 선거였음을 보여줬다.
겉으로는 민주당의 “내란 심판”과 국민의힘의 “정권 심판”이 맞붙은 선거였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계엄과 탄핵의 책임 세력으로 규정하며 지방권력 교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1년을 겨냥해 정권 견제와 심판을 외쳤다. 그러나 선거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실제 대결 구도는 이보다 더 물질적이다. 이번 선거는 금융시장 부양 세력과 부동산 개발 세력의 경쟁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금융주도 성장주의와 부동산주도 성장주의가 서로 다른 얼굴로 맞붙은 선거였다.
YTN 화면 캡처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은 ‘코스피 5000’이라는 구호로 상징된다. 주식시장 부양, 기업가치 제고, 배당 확대, 자본시장 활성화, 개인투자자 보호가 핵심 언어로 등장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억제와 주식시장 부양을 결합해, 자산 가격 상승의 중심을 부동산에서 금융시장으로 옮기려 했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증시 정책이 아니다. 국민 다수가 주식계좌를 보유하고, 연금·펀드·퇴직자산이 금융시장에 묶이고, 청년세대까지 주식과 코인 투자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주식시장 부양은 새로운 정치적 동원 방식이 됐다. “집값 상승”이 보수적 자산동맹의 핵심이었다면, “주가 상승”은 민주당식 중산층 동원의 새로운 물질적 기반이 된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의 승리는 부동산 개발 세력의 생존을 보여준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예외이자 상징이다. 전국적으로 민주당 바람이 거셌지만, 서울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정원오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오세훈 후보는 강남 3구와 용산 등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개발 이해관계가 강하게 결집한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서울 선거는 계급적·자산적 지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선거였다. 주식시장 부양을 통해 형성된 민주당 지지 흐름이 전국을 휩쓸었지만, 서울의 핵심 자산지역은 여전히 부동산 개발 정치에 표를 던졌다.
결국 이번 선거는 성장주의의 승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를 심판하겠다고 했지만, 양쪽 모두 성장의 언어를 벗어나지 않았다. 차이는 성장의 경로였다. 민주당은 주식시장과 첨단산업, 반도체, AI, 금융자산의 부양으로 성장의 경로를 구성했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개발, 재건축·재개발, 토건, 규제 완화를 통해 성장의 전통적인 상상력을 유지했다. 하나는 금융시장을 통해, 다른 하나는 부동산을 통해 자산 소유자의 기대를 조직했다. 이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복지국가의 승리도, 노동정치의 승리도, 기후정치의 승리도 아니었다. 돈이 어디로 몰리는가가 표심의 방향을 상당 부분 규정한 선거였다.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생존의 의미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압승 구도 속에서 가장 뼈아픈 패배다. 민주당은 정권 출범 1년, 탄핵 이후의 정치적 우위, 전국적 반 국민의힘 정서를 안고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했다. 이는 후보 경쟁력의 문제이기도 했고, 민주당 지도부의 전략 실패이기도 했다.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으로서 일정한 행정 경험과 도시정책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서울 전체를 상대할 정치적 체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세훈이라는 5선에 나선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민주당이 서울 전체를 장악할 정치적 상징과 대안으로서 정원오 후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공천 전략이다. 서울시장은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니다. 서울시장은 곧바로 대선 잠룡이 될 수 있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여권 내부의 권력 계산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렵다.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가 성장하면, 그는 곧 차기 대권 경쟁의 축이 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친명 주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독자적인 정치적 체급을 가진 인물을 서울시장 후보로 세우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 결과 비교적 관리 가능한 후보, 친명 주류와 충돌하지 않을 후보가 선택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은 그렇게 치를 수 있는 선거가 아니었다. 서울은 자산 불평등의 수도이고, 부동산 계급정치의 본산이며, 동시에 청년, 여성, 소수자의 주거 위기와 돌봄 위기, 공공교통 위기, 기후위기가 집약된 공간이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이기려면 단순히 “오세훈 심판”을 외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서울의 부동산 개발 체제와 자산 불평등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대안이 필요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동산 개발주의를 넘어서지도 못했고, 금융시장 성장주의 외에 다른 사회적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서울 패배는 그래서 단순한 후보 패배가 아니라, 민주당식 성장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었다.
선관위의 부실, 민주적 통제의 실패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송파·강남·광진 등 서울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거나 투표가 지연됐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마감 시간이 지나서야 투표가 이어졌고, 잠실 일대에서는 투표함 이송을 둘러싼 혼란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개표 중단과 선거무효소송 가능성을 거론했고, 일부 보수 유튜버와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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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에서 선관위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투표권은 추상적 권리가 아니다. 투표권은 투표소, 명부, 투표용지, 기표소, 참관, 이송, 개표라는 물적·절차적 조건 위에서 실현된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포기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무 착오가 아니라 참정권 행사 조건의 붕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처럼 초접전으로 전개된 선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선거관리 신뢰의 훼손은 더 크다. 만약 정원오 후보가 초박빙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로 당선됐다면, 이 문제는 개표 지연이나 부실 관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선거 불복이나 선거 무효까지 검토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선관위 개혁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방향은 보수 진영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달라야 한다. 선관위의 독립성은 정권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뜻이지, 시민, 국민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행정부가 선관위를 장악해서는 안 되지만, 선관위가 독립성을 방패 삼아 폐쇄적 관료조직으로 남아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선거관리의 민주화와 투명화, 그리고 시민적 통제다.
나아가 선관위 개혁이 선관위에 매몰되지 않고 선거제도, 정치구조, 비례대표 확대 등 정치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의제를 확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 연대 프레임에 갇힌 정당들
이번 선거의 두 번째 특징은 민주당 지지 또는 민주당 연대 프레임의 강한 쏠림이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은 각자의 이름을 달고 출마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자신들의 독자적 정치노선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과의 관계를 더 강조했다. 진보당은 선거공보물에 김재연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넣으며 연대 이미지를 강조했고, 기본소득당은 “이재명과 함께!”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전략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민주당 바람이 강한 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연대 이미지를 통해 표를 얻고,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일부 진입을 노리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민주당의 압승 구도는 이들 정당의 존재감을 키우기보다 오히려 더 지웠다. 민주당이 강하면 강할수록, 민주당 옆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언어를 쓰는 정당은 더 작아진다. 유권자는 원본이 있는데 복사본을 선택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기본소득당 공보물
진보당은 바둑의 사석작전처럼 민주당과 적극적 단일화를 통해 대부분 지역은 내주되, 몇몇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성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독자적 정책과 정치적 정체성을 각인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에서도 당선자가 없었다. 기본소득당은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며 전국정당화를 시도했지만, “이재명과 함께”라는 구호가 기본소득 정치의 독자성을 압도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반검찰·반국민의힘 정서에 기대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고, 평택을에서 조국 후보가 3등을 함에 따라 국민의힘 어부지리 책임까지 지게 되었다.
민주당과의 연대가 곧 정치적 생존 전략이 되는 순간, 이 정당들은 민주당의 왼쪽 날개가 아니라 민주당 체제의 주변부가 된다. 즉, 민주당의 ‘낯선 식민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 정치, 양당 구조가 미국식 양당제와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은 연방제와 주 단위 정치, 예비선거, 지역 정당조직이 결합한 구조 속에서 양당 내부의 좌·우파 전략이 일정한 의미를 갖을 수 있다. 그렇게 DSA(민주적 사회주의)는 민주당 플랫폼을 활용해 국회의원도 배출하고 뉴욕시장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지방자치와 정당체계는 다르다. 무엇보다 연방제가 아니라서 중앙당 공천권이 강하고,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에 종속되며, 선거제도는 소수정당의 독자적 성장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이런 조건에서 민주당 프레임, 플랫폼을 사고하는 진보정당은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한국 정치 현실에서 진보정당이 민주당보다 왼쪽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존재할 수도 없다. 민주당이 금융시장 부양과 첨단산업 성장주의를 밀어붙일 때, 진보정당은 이를 분배정책 몇 개로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재명과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과 함께라는 구호가 아니라, 민주당이 감히 말하지 않는 사회적 대안과 의제를 보여줘야 한다.
신호등연대, 문제 제기 집단조차 되지 못한 진보정치
그런 점에서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 진성 진보정당의 ‘신호등연대’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신호등연대는 민주당 연대 프레임 바깥에서 독자적 진보 정치의 복원을 시도했다. 그 자체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연대는 체제전환 의제를 대중적으로 가시화하는 데 실패했다. 금융화가 판을 치고, 국민 1인당 주식계좌 2개씩을 가졌으며, 주거와 노후가 모두 자산시장에 종속된 사회에서 진보정당은 최소한 유의미한 문제 제기 집단으로라도 기능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당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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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후 권영국 후보는 “2년 동안 신호등 연대, 우리 진보정치의 연대를 여러 측면에서 높여보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우리가 갖고 있는 조건 때문에 한계가 있었던 부분이 확실했고 일반 대중으로부터 또는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서 턱없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신호등연대의 현재를 가장 정확히 보여준다. 연대는 있었지만 신뢰 회복은 부족했다. 이름은 있었지만 대중적 힘은 약했다. 의제는 있었지만 선거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도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는 사실 그들이 만든 평가라고 생각하지만 본질과 무관하게 여론에 대한 주도력으로 여권이 만든 평가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며 “이재명 정부 1년,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본질을 선거 과정에서 혁파하지 못한 내적 역량의 한계, 힘의 한계를 확인했던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 안에서 치러졌다. 국민의힘은 그 프레임을 뒤집지 못했고, 진보정당은 그 프레임을 깨지 못했다. 그 결과 선거의 중심 의제는 노동도, 기후도, 공공성도 아니었다. 성장과 심판, 자산과 정권, 주식과 부동산이 선거를 지배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더 직설적이다. 그는 “이미 이 나라의 지배세력은 민주당이고 국민의힘은 특정 지역의 잔당으로, 민주당은 일본의 자민당과 같은 지위를 점점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가 계속 민주대연합의 왼쪽에 존재할 수 없고 독자적인 힘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진보정치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국민의힘이 약화될수록 민주당은 더 넓은 지배연합이 된다. 민주당이 보수세력의 대항마로 남는 한, 진보정당은 민주당을 비판하면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독자 정치가 필요하다. 민주당이 강해질수록, 민주당 바깥의 사회적, 정치적 대안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정당은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다. 그러려면 문제를 규정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밀어붙일 사회적 힘을 조직해야 한다. 현재의 진보정당은 이 세 가지 모두에서 약하다. 문제 규정은 추상적이고, 해결 방안은 파편적이며, 사회적 기반은 얇다. 노동자와 서민의 정치적 구심이 되기에는 조직력이 부족하고, 대중적 문제 제기 집단이 되기에도 언어와 기획이 취약하다.
진보정치, 성장주의와 자산 정치를 정면으로 겨냥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진보 정치는 성장주의와 자산(자본) 정치를 정면으로 겨냥해야 한다. 민주당의 금융주도 성장주의와 국민의힘의 부동산주도 성장주의는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자산(자본) 소유자를 정치의 중심에 놓는다. 주가가 오르면 민생이 좋아진다는 믿음, 집값이 오르면 도시가 발전한다는 믿음, 기업이 성장하면 노동자도 나아진다는 믿음은 모두 같은 성장주의의 변주다. 진보정치는 이 믿음과 단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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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는 성장의 부족이 아니다. 성장의 결과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사회적 필요가 어떻게 충족되는가, 기후위기와 불평등 속에서 어떤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어떤 공공서비스를 늘릴 것인가가 핵심이다. 반도체 기업이 초과이윤을 올려도 하청노동자는 위험과 저임금에 남아 있다. 주가지수가 올라도 청년, 여성, 소수자는 주거와 일자리 불안에 묶여 있다. 재개발이 추진돼도 세입자는 쫓겨난다. AI와 첨단산업이 성장해도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보장은 뒤따르지 않는다. 이것이 성장주의의 실제 얼굴이다.
따라서 진보정당은 선거 때마다 후보 단일화와 몇 석 당선에 매달리는 정치를 넘어, 사회적 대안과 힘을 조직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 공공의료, 공공돌봄, 공공교통, 공공주거, 기후일자리, 노동시간 단축, 재벌 초과이윤 환수, 금융시장 통제, 지역 공공경제를 하나의 체제전환 의제로 묶어야 한다. 진보 정치가 선거와 정치 공간에서 존재감을 만들려면 중앙정치의 심판 프레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을 바꾸는 공공적 전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아니, 계획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이 전환을 현실화할 사회적 힘과 대중적 기반을 조직해야 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민주당의 왼쪽에서 민주당을 보완하는 정치가 아니다. 금융과 부동산에 종속된 성장주의 자체를 문제 삼고, 자산 소유자의 기대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중심에 두는 정치다. 또한 선거 때만 등장하는 후보 중심 정치가 아니라 노동자와 주민의 일상적 조직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다. 이번 지방선거는 진보정치의 한계를 확인시켰지만, 동시에 진보정치가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도 분명히 보여줬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단일화 기술이 아니라, 더 분명한 체제전환의 언어와 그것을 현실로 밀어붙일 사회적 힘의 결집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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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은 참세상연구소 연구실장이자, 참세상 발행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