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새 난민협약은 국경에서 장기 구금과 신속 심사를 확대해 망명 절차를 대폭 강화했지만, 인권 침해와 차별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자는 극우가 주도한 반이민 정책을 중도 정치세력이 수용하면서 EU의 이민 정책이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새로운 제도가 난민 유입을 막기보다 불법 체류와 노동 착취를 확대하고, 유럽의 법치와 국제적 인권 기준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키어 스타머의 사임 이후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떠오른 앤디 번햄(Andy Burnham)은 지역 분권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핵심으로 하는 ‘맨체스터 모델’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번햄은 중앙집권적 웨스트민스터 정치에서 벗어나 지방정부 권한 강화와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통해 영국 정치 체제의 근본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러한 비전을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그의 최대 정치적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의 총리 사임이 어려운 정치 환경 때문이 아니라, 권력을 얻기 위해 약속을 뒤집고 당원과 유권자를 배신한 정치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스타머가 노동당 대표 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을 집권 후 사실상 폐기했으며, 특히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대응은 그의 정치적 유산에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스타머가 노동당 좌파를 축출해 기득권의 신뢰를 얻으려 했지만, 결국 정치적 효용이 사라지자 영국 기성 권력으로부터도 버림받았다고 비판한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인 학살에 가담한 우크라이나 반군 조직을 둘러싼 역사 논쟁으로 외교적 마찰을 겪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는 우크라이나 군 부대가 해당 조직의 이름을 채택한 데 반발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최고 훈장을 박탈했고, 이에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들과 고위 인사들이 훈장을 반납하며 맞대응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번 갈등이 양국 모두에 손해가 되는 전략적 실수라고 경고했으며, 젤렌스키 역시 양국은 파트너이자 친구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점령지 크림반도에서는 심각한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가 인권과 법치를 옹호하는 정치인으로 자신을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한다. 그는 스타머가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전력·수자원 차단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집단학살 심리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베냐민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를 사실상 외면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스타머 정부가 친팔레스타인 직접행동 단체인 팔레스타인 액션)을 테러단체 수준으로 규정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대거 체포했으며, 배심재판권과 유럽인권협약(ECHR)의 권한 축소를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정책들이 인권 변호사를 자처한 스타머의 이미지와 모순되며, 그의 정치적 유산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니엘 핀(Daniel Finn)은 브렉시트 이후 10년 동안 유럽 정치가 변화한 방향을 분석하며, 과거 영국 브렉시트 진영의 반이민·국경통제 담론이 오히려 유럽연합(EU) 내부의 주류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그는 유럽연합이 난민 유입을 문명적 위협으로 규정하는 시각을 수용하고, 그리스 국경 통제와 프론텍스(Frontex)의 강경 대응을 사실상 묵인했으며, 최근에는 중도우파와 극우 세력이 협력해 이민 억제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프랑스의 마린 르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이 더 이상 EU 탈퇴를 주장하기보다 EU 내부에서 제도를 바꾸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브렉시트가 보여준 교훈은 유럽 통합의 규모가 아니라 그 방향과 가치에 대한 논쟁이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도널드 트럼프는 프랑스 에비앙 G7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회담한 뒤 러시아가 평화협정에 나서야 하며 자신도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G7 국가들로부터 방공망 강화, 미사일 생산 지원, 겨울철 지원 패키지, 대러 압박 확대 등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미국·이란 평화합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에너지 공급망 문제도 집중 논의했다.
벨파스트에서는 수단 출신 망명 신청자가 흉기 사건으로 기소된 뒤 반이민 폭동이 발생했지만, 이에 맞서 약 2만 명이 인종차별 반대 집회에 참가하며 이민자들과의 연대를 보여줬다. 다큐멘터리 감독 션 머리(Seán Murray)는 아일랜드 극우 세력이 영국 극우와 연결돼 있으며, 영국 식민주의가 남긴 백인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이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토양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토미 로빈슨 같은 영국 극우 인물이 아일랜드 극우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머리는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 영국 국가기관과 충성파 준군사조직의 결탁, 가족의 정치범 수감과 희생 경험을 소개하며, 현재의 극우 움직임 역시 과거 식민주의와 종파주의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남캅카스에서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었던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이후 러시아와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러시아는 EU와의 밀착을 이유로 대사를 소환하고 무역·에너지 압박까지 가하고 있다. 니콜 파시냔 정부는 EU 가입 절차를 추진하고 미국·프랑스와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반면, 친러 야권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복원과 아제르바이잔·튀르키예와의 화해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상 파시냔의 집권당이 우세하지만,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단순한 정권 선택이 아니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 의존의 탈소비에트 시대를 끝내고 유럽 통합 노선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이 유럽 방위를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유럽연합이 러시아·중국·미국으로부터 동시에 압박받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응해 EU는 공동 차입, 산업정책, 방위산업 육성 등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저자는 EU의 강점이 군사력이 아니라 법과 규범을 통한 ‘규범 권력’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는 규범만으로는 부족하며, 외부 충격을 견디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인성’이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중국의 경제·산업 경쟁, 그리고 트럼프 시대 미국의 압박까지 이른바 ‘삼중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EU는 방위산업 통합, 기술 주권 확보, 중견국 연대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하며, 그 성공 여부는 결국 유럽 시민들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