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내역 통해 본 생활상
이런 경향은 바뀌고 있다. 우선 상대방의 카드내역을 조회해 보면 대충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백화점에서 고가의 물건을 자주 샀다면 낭비벽의 증거가 되고, 룸살롱을 다니고 있다면 부정행위나 낭비벽의 증거가 된다. 모텔이라고 나온 곳에서 치른 가격이 얼마냐에 따라 접대부를 불렀는지 알 수 있다. 모텔에서 자주 잠을 청했다고 나오면, 집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악의의 유기라고 주장할 수 있고, 때로는 부정행위의 증거가 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시간과 장소를 보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알 수 있기도 하다.
부부가 사는 아파트의 CCTV는 귀가시간을 알려주며 얼마나 가정에 충실했는지 증명하게 해주고, 부정행위 파트너 아파트의 CCTV는 상대방이 그 아파트에 어떤 시간에 얼마나 자주 드나들었는지도 알려준다.
핸드폰 통화내역 통한 정보
핸드폰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우선 상대방의 통화내역을 조회하여 특정인과 자주 통화했는지, 언제 통화했는지를 본다. 의심스러운 시간에 통화했거나, 자주 통화한 전화번호의 주인을 다시 이동통신사에 조회한다. 법원을 통해서. 이렇게 되면 부정행위에 대한 하나의 증거가 된다.
다음으로 문자메시지를 보자. 문자메시지는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가 저장돼 있다. 상대방이 자신의 핸드폰에서 문자메시지를 지웠어도 이동통신사가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에 주고받은 메시지를 조회하면 좀더 확실한 증거가 된다. 위치추적 정보는 이중 압권인데, 혹시 수시로 거짓말하고 놀러 가는지, 투숙한 호텔에 상대방과 부정행위 파트너와 함께 있었는지 그런 것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 핸드폰... 이외에 이용되는 정보
신용카드, CCTV, 핸드폰, 이메일 이외에도 정보는 또 있다. 법원을 통해서라면 신용카드를 사용한 호텔의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을 조회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행기 탑승정보도 알 수 있고, 모든 은행의 예금내역과 인출내역을 파악하여 일방 모르게 돈을 빼돌렸는지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상대방이 인터넷도박이나 채팅에 중독되어 있는가. 얼마나 자주 로그인했는가를 조회해서 증거로 내면 된다. 최근 핸드폰과 MP3player는 기능도 좋아서, 상대방이 욕설을 퍼붓고 있다면 즉시 녹음도 가능하다.
법원 통해 받는 정보라도... 불안감은 여전
이혼소송에서 증거를 찾기가 쉬워졌다고 좋아해야 하나.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떠돌아다닌다. 비록 법원을 통해서 받는 것이라고 해도 어딘가에 저장돼 있는 정보고, 어떤 절차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 공개될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리고 가장 기분 나쁜 것은 허공에서 사람을 감시하는 빅브라더.
[특별기획] 기로에 선 개인정보보호법 | ||
○ 1회(11월 4일) - 당신을 감시하는 천개의 눈 [메인] 유비쿼터스 감시사회의 도래 [서브] 위치정보보호장치 시급하다 [서브] 생체정보로 신분을 확인하는 시대 [서브] 돌아온 빅브라더 : 수퍼 데이터베이스 [서브] 증거 찾기 쉬워진 이혼소송... 좋아해야 하나? ○ 2회(11월 11일) - 개인정보보호법, 제대로 만들어야! [메인] 개인정보보호법이 걸어온 길 [서브] 개인정보보호법,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서브] 개인정보보호법 국회발의, 노회찬 의원 인터뷰 [서브] 개인정보보호기본법 제정되면, 어떻게 달라지나? ○ 3회(11월 18일)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 개인정보보호위원회 ○ 4회(11월 25일) - 개인정보 관련 법률, 원칙에 따라 정비하자! |
||
- 덧붙이는 말
-
이진선 님은 법무법인 한결의 변호사이며, 이 글은 월간 <네트워커> 14호 '사이버로'에 실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