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전태일, 의지의 전태일 그 하나하나가 여기에

1만 2천 조합원 모인 노동자대회 전야제, 뜨거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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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대운동장, 1만2천 조합원 운집

‘거리의 주말’의 첫 번째 밤이 전국에서 모인 1만 2천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13일 밤 10시 부터 동국대 대운동장에서는 전태일열사정신계승 2004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렸다.

본행사가 열리기 전 저녁 8시부터 동국관 앞마당에서는 노동법 개악저지, 파견법 철폐를 내건 비정규직 노동자 한마당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벌어졌다.

백여 명의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노동자대회문선대의 민중의 노래 합창이 이 날 전야제의 막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이준용 민주노총 문화미디어 실장의 개막 선언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바로 우리가 이 밤의 주인이고 투쟁의 주체들이다”고 선언했고 1만 2천 조합원들은 힘찬 투쟁 구호로 화답했다.


"신자유주의 심장에 꽂히는 화살이 되어"

이수호 위원장은 이어 “전태일 정신이 이제 34살 먹은 청년으로 성장했다”며 "내가 죽음으로서 또 다른 나를 살린다는 전태일 정신, 용기의 전태일, 의지의 전태일 그 하나 하나가 바로 여기에 모였다“고 조합원들을 고취시켰다.

이어 비정규직과 한일 FTA 저지, 공무원 노동 3권,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철군를 위해 일어서자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걸고 총파업으로 나가자. 우리가 화살이, 죽창이 되어 정권과 자본 바로 그 신자유주의의 심장에 꽂혀야 한다“고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다.

현직 국회의원인 두 명의 전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소개가 있은 후 단상에 오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또한 큰 환호를 받았다. “아주 짧은 삶을 살다간 전태일을 우리는 열사라 부른다”고 단병호 의원은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노동자가 주인임을 당당히 선언했다”며 “그러나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는 세력이 있다”고 현 정권과 자본가 세력을 성토했다.

또한 “저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비정규 법안을 꼭 막아 내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의회 밖에서 강력한 충격을 달라. 나 또한 조합원으로서 총파업 투표에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했다”며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주문하기도 했다.

타워크레인노조와 전남동부건설노조, 전태일노동상 공동수상

단병호 의원의 연대사가 끝난 후 사회자는 전국타워크레인노조, 전남 동부지역 건설노조가 전태일 노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 편 무대 바로 앞 운동장 맨 앞자리는 지난 9월 창립식을 가진 민주노총의 막내둥이 덤프연대 조합원들이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들의 깃발로는 처음 노동자 대회 전야제에 참여한 덤프연대 조합원들은 매 꼭지 꼭지 마다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노동자들의 축제를 즐겼다.

수도권 노동자 연합노래패의 공연이 벌어진 후, 한일 FTA저지 일본 원정 투쟁단을 대표해 최용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원정 투쟁 결과를 보고 했다. 함께 상영된 영상물에서는 동경 한복판에서 벌어진 한일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상이 생생히 재현됐다.

"Solidarity Forever"

투쟁 보고에 이어 전야제에 참석한 230여 명의 해외 노동자를 대표해 솜삭 코사이숙 태국 철도노조 사무총장, 나카오카 일본 전노협 사무총장이 연대 발언을 했다. 솜삭 사무총장은 “민주노총 여러분의 투쟁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며 “23만 태국철도노조를 대표해 여러분들게 연대의 성원을 보낸다. 기억하자. 노동자의 힘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는 것을”이라고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연대 발언을 마친 후 해외노동자 대표단은 투쟁 기금 마련을 위해 평등노조 이주지부가 마련한 연대장터를 찾았다. 이들과 이주노동자들은 “Solidarity Forever!"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글자 그대로 국제연대의 상을 보였다.

"정부가 공무원 노조 담금질해 금강석으로 만든다"

또한 이 날 전야제에는 경찰의 삼엄한 경계와 정부 당국자들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공무원노동자 선봉대가 함께 했다. 단상에 오른 민정기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정부가 세 살배기 공무원 노조를 두드리고 담금질 해서 강철, 금강석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며 “민주노총 동지들이 닦아 놓은 길 위에서 씩씩하게 싸워나가겠다”고 강력한 투쟁 의지를 과시했다. 전야제 참석자들은 공무원노동자들에 대한 엄호의지의 표시로 일제히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어 전태일 노동자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소선 어머니는 “이보다 더 어려울 때 모든 걸 다 버리고 간 사람들에 비하면 지금은 숫자도 많다”며 “하나 되면 분명히 승리 할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자정 무렵 국립창극단 노조의 뱃놀이에 이어 노동자들의 염원이 담긴 붉은 만장을 태우는 것으로 전야제는 막을 내렸다.

이렇게 ‘거리의 주말’의 밤은 깊어갔다. 내일은 광화문이다.

농민 부상자 속출, 시청 앞 격렬한 공방전
‘거리의 주말’ 막이 올랐다
"가난 구제 못하는 나랏님은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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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전태일 , 노동자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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