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터 총파업투쟁 준비를"

전노투, 노동자대회 전야제 독자집회 개최. 실질적 총파업투쟁 결의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린 동국대는 비정규 개악에 반대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로 가득 메꿔졌다. 동국대 운동장 곳곳에서는 개별 사업장과 연대 단위, 그리고 부문별, 이슈별 단위의 부스 행렬이 이어졌고, 현장, 지역, 부문의 이슈를 담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한편 동국관 앞 마당에서는 1천여 명의 활동가와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사회적 합의주의·노사정 담합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전노투)가 주최하는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총파업 투쟁! 열사정신 계승! 현장 결의대회'가 열렸다. 지난 11월 7일 전국현장활동가대회에서 결의한 노동자대회 전야제 독자집회가 개최된 것이다.

결의대회 사회를 맡은 이선인 중부일반노조 위원장은 "투쟁의 머리띠를 과학으로 졸라매고 가자 노동해방으로"라는 구호와 함께 대회 시작을 알렸다. 이선인 위원장은 "수많은 동지들이 죽어갔고, 수많은 동지들이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다. 개량주의, 사회적 합의주의를 계급운동으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투쟁을 호소했다.

박경석, 가장 낮은 곳에서 실천하는 것이 더 좋다

결의대회는 조정민 미디어참세상 영상활동가가 제작한 영상물 상영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경석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무대에 안 올라가고 가장 낮은 곳에서 실천하고 투쟁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문을 열고, "2001년 오이도 역에서 한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 이후 우리는 3년 동안 점거투쟁을 비롯해서 할 거 안 할 거 다 했다"며 지난 투쟁을 돌이켰다. 더불어 박경석 공동대표는 "2004년 17대 국회에 장애인 이동보장 법률을 올린 바 있는데 정부는 이동약자 편의증진법이라는 기만적인 법을 내놓았다"며 현 정권을 비난했다. 또 "가진 놈은 더 가지고 가난하면 더 가난한 씨가 되는 이 사회를 바꿔내자. 언제나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변현주 활동가는 열사와 대회에 부치는 시를 낭송했고,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제작한 영상물 공연이 있었다. 이지영 노뉴단 영상활동가는 "비정규법 개악을 앞두고 지난 날 노동자의 투쟁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개악 저지를 위한 노동자의 투쟁에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제작의 변을 밝혔다.


사회자, 발언과 진행상 두 차례 사과

한편 사회를 보던 이선인 위원장은 집회 시작 전 '씨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선동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해 여성을 비하하는 구호라는 지적을 듣고 이에 대한 사과 발언을 하였다.

대회사를 한 조돈희 전노투 상황실장은 "이 자리에 오신 동지들 반갑습니다. 무대 뒤 노동해방도에 있는 화이바 쓴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 현대중공업노조는 민주노총에서 짤렸습니다. 그래도 이 자리에서 대회사를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조돈희 상황실장은 "나는 대표가 아니고,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는 상황실장이다. 비록 쫓겨났지만, 박제화된 노동자대회 전야제 자리에 가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우리는 민주노총이 박제화된 노동자대회를 치루지 않게 하기 위해, 아래로부터 실질적인 총파업의 투쟁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대회사를 밝혔다.

단상에 오른 박엄선 풀무원노조 위원장은 "풀무원은 깨끗하고 인간을 사랑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지금은 연간 6천억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성장에는 우리 노동자들의 18-16시간의 장시간 노동이 있었다"고 말하고, "근골격계에 수 없는 날을 시달리고, 그 이유로 손배가압류, 징계 등 탄압을 받아 왔는데 지금 회사는 교섭을 교착시키고 있으며, 노조는 131일 째 파업투쟁 중이다"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김인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풀무원노조가 투쟁기금 확보를 위해 팔고 있는 칫솔은 단순히 기금을 마련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풀무원 조합원들에 대한 투쟁과 연대의 의미가 더 크다"며 칫솔이 많이 팔리기를 바랬다.

백문기, "자본의 도시, 정권의 도시, 서울이 정말 싫다"

백문기 금강화섬 위원장은 "서울이 싫다. 자본의 도시, 정권의 도시, 정말 지긋지긋하다"라고 말문을 열고 "이번 주 월요일날 상경투쟁을 결의하고 올라왔다. 140여 대오는 공장 정상화 투쟁을 벌이고 있다. 단사가 투쟁을 제대로 하고 싶지만 잘 안 된다. 우리가 연대할 동지들은 여기에 모여있는 동지들이다. 폐업에 맞서 굴하지 않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다나까 GS-YUSA합동노동조합 위원장은 "신자유주의는 전쟁과 실업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평화와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이다. 한-일 노동자가 삼성 투쟁 같은 구체적인 투쟁에서 실질적인 연대를 하자.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한-일 노동자 네트워크를 구성해 나가자"고 제안하였다.

연대를 위한 노래모임, '좋은 친구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의 발언이 계속되었다. 남경남 의장은 "천만 비정규노동자는 자본에 다 빼앗기고 쓸 돈이 없다. 노무현정권은 친자본가 정권이다. 사회적 합의주의, 노사정 담합은 우리 것이 아니라 자본가의 것이기 때문에 이걸 깨부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성 기아화성현장투쟁단 조합원은 "35년 전 전태일 열사가 부르짖던 근로기준법도 안 지켜지는 사업장이다. 그래서 투쟁을 조직했다"고 말하고 "실리주의, 노사협조주의가 뿌리 내리면서 현장 조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열사들의 유언을 잊지 말고, 하루 총파업이 아닌, 실질적인 총파업투쟁을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황창훈 재능교육교사노조 해고노동자도 "해고된 동지들을 현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힘있게 연대해야 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특히 비정규직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있는 연대투쟁을 벌이자"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상준 노동해방학생연대 대표는 "어제 학생들이 정부종합청사에 화염병을 던지며 투쟁했다"고 알리고, "방금 농민이 시청 앞에서 투쟁 공간으로 열었는데, 내일은 농민에 이어 노동자와 학생이 투쟁을 이어가자"며 결의를 다짐했다.


이어서 박준과 연영석 가수가 함께 나와 '간절히' 등의 노래를 불러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사회자는 몇 차례 사과 발언을 했는데, 이번에는 박경석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할 당시 연단에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박경석 공동대표는 발언 순서에서 연단 아래에서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집회 참가자들이 대회 집행위원들에게 문제제기를 하였고, 사회자가 대신해서 사과를 한 것이다.

이재석, "지난 세월은 자본과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았지만"

투쟁과 연대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이재석 공무원노조 조합원은 "공무원은 15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세월을 자본과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았지만, 이제 노동자 민중의 이익에 복무하고자 떨쳐 일어났다"며 현재 지금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갖는 정당성을 설파하고 "함께 하자, 총파업투쟁 승리하여 노동3권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하였다.

강성신 현자민투위 위원장은 "입과 머리가 아니라 주먹을 쥐고 투쟁할 때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노동해방을 이룰 수 있다. 현장에서부터 준비하자. 가자 총파업 선봉대여"를 외치며 총파업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공연과 발언이 끝나고 투쟁결의문 낭독이 이어졌고, 상징의식으로 노래 '가자 노동해방'에 맞춘 횃불 점화식이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상징대회를 마치고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내일 투쟁을 기약했다.

집회 현장에서 조돈희 전노투 상황실장을 만났다.

전야제 본대회와 별도로 독자집회를 열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아까 집회에서도 발언했듯이 사회적 합의주의, 사회적 교섭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성격을 비판하는 의미가 있다.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전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실질적 총파업이라는 표현과 발언이 많은 데서 알 수 있듯이 비정규법 개악이 통과될 경우 뻥파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계급적 연대와 현장에서의 계급 연대의 기풍을 복원시키자는 실천적 결의도 이 집회의 의미라 할 수 있다.

11월 7일 전국활동가대회에서 결의한 지역 선봉대 구성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오늘 지역선봉대 대표단 회의가 있었다. 현재 10여 개 지역에서 구성되어 있고, 1차적으로 구성된 동지들을 중심으로 현장을 조직화 한다는 방침이다. 지금 총파업투쟁이 상승 국면이 아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지만 반드시 조직해야 한다는 결의를 모으고 있다.

민주노총이나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등 모든 단위에서 총파업투쟁에 대한 결의를 내오고 있다
민주노총이 곧 우리이기도 하다. 하부 단위 노조로 갈수록 결의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분위기가 고양되지는 않지만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지도부가 총파업투쟁을 외형적, 형식적 총파업으로 이끌어 가는 경우인데 현재 사안과 정세로 미루어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설령 총파업이 기대만큼 안 올라오더라도 밀실 타협이나 정치적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내일 노동자대회에서의 계획은 무엇인가
민주노총 각 연맹의 사전 결의대회에 결합하고 공무원의 대회 진입 사수 활동을 펼칠 것이다. 대회에서는 총파업투쟁 분위기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선전선동을 할 계획이다.

전노투의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상황실을 확대하고 상황실장이 상주하는 등 집행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각 지역별 파업 준비 점검과 지역선봉대 조직화에 주력할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 뭐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해 나가자는 결의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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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늑대

    그림 안에 여성 노동자는 한 명도 없더군요. 단 한 명도.
    여성 노동자는 노동해방과 투쟁의 주체가 아닌 것인지....

  • 석천

    좋은 지적
    묻히면 안되지

    담에도 없으면 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