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교육부, 교원평가제 합의 초읽기

상당 부분 의견 접근, 20일 협상 재개

지난 8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가 교육부와의 협상 방침을 밝힌 후 전교조와 교육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전교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간의 협상 과정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전교조 집행부는 협상 경과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던 바 있다.

17일 협상에서 2학기 시범사업 우선 실시까지 합의

교육부가 제안한 교원평가 관련 협의체 구성을 위한 협상에 전교조가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이후, 몇 차례 협상이 오갔고 17일 전교조와 교육부는 학교교육력제고 시범학교 운영 방안에 대하여 충분히 논의할 것과 합의된 안은 2학기에 우선 실시한다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전까지 교육부와 전교조는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학교교육력 제고 시범사업으로 확대하며, ‘학교교육력 제고 시범사업’의 내용, 방법, 시기 등은 특별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2학기에 추진하도록 한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합의문 초안을 함께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은 교육부가 제시한 안을 전교조가 검토, 수정 제안서를 제출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20일 협상에서 교원평가 구체적 가닥 잡힐 듯

17일 합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20일 오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뒤,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2학기 우선추진 삭제 △ 교육부장관과 가합의(假合意)는 중집위원 공동책임으로 위원장에게 위임 △가합의안은 전교조 기본요구안 이상으로 타결 △ 가합의안은 7월 15일 전에 전국대의원회를 위원장이 소집하고 부의 등을 결정했다.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20일 오전 10시 30분, 이 같은 중집결정을 바탕으로 교육부장관과 면담에 들어갔다.

전교조는 "교육부와의 협상은 '교원평가 폐기'를 위한 공식적 절차가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625 교원총궐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일 협상 결과에 따라 교원평가의 구체적 내용과 시행시기가 가닥이 잡히면 교원총궐기 대회의 분위기는 당초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시기와 내용을 원점에서 얘기한다는 전제 하에 협상할 것”

중집회의에서 교육부 협상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것이 알려진 뒤, 지난 11일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교원평가, 이제 6월 투쟁으로 결판냅시다!”라는 제목의 서신을 조합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수일 위원장은 이 서신에서 교육부가 제안한 협의체에서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9월 시범실시를 전제로 한 교육부의 입장이 철회돼야 하며, 교원평가의 내용과 방식은, 시기와 일정까지를 논의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집회의 결과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한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한만중 대변인, “교직원 투쟁을 통해 교육부 계속 압박해야”

지난 15일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중앙집행위의 결정은 교육부 원안을 원점에서 논의한다는 것이 전제였다고 강조했다. 한만중 대변인은 교육부와의 협상 진척 과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지금 현재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건데, 서로 내용이나 입장의 윤곽이 안 드러난 상황에서 언론에 얘기하기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한만중 대변인은 “협의체의 구성, 시기, 내용을 전부 열어놓고 얘기하겠다는 부분이 교육부에서 확인이 되면 전교조나 공대위는 들어가서 얘기할 수 있다”며 “중집의 결정은 그 전제 하에 협상할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협의체에 들어가는 것은 교육부를 압박하고 교원들에게 교육정책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교육부 의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