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제 공연 문선패들, '사회적 합의주의'를 찢다

[인터뷰] 안산 '밝은 자리' 율동패 김미영 씨

13일 동국대에서의 노동자대회 전야제 열기가 막바지에 이른 문선대 마지막 공연, 전야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던 현장 문예패들은 '사회적 합의주의'가 적힌 흰 색 대형 천을 온 몸으로 찢는 것으로 공연을 마무리 했다. 예상치 못했던 공연에 노동자들은 커다란 환호로 답했다.



상기된 얼굴로 내려오던 현장 문예패들 사이에서 안산지역 '밝은 자리' 율동패 김미영 씨를 만났다.

오늘 공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올해도 해마다 진행하는 관례적인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당면 총파업 국면에서 문선대는 우엇을 할 것인가 얘기했다. 단순히 율동이나 창작곡으로 흥만 돋구는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대회의 기조 속에서 내용을 가진 공연을 해야 한다는 고민들이 있었다.

많은 내용 중에 노사정 합의주의에 대한 공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총파업 분위기가 현장으로부터 실질적 체감으로 조직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전면전의 시작이라는 현실감이 없는 것 같다. 노동법 개악의 한 축에서도 노무현정권은 사회적 합위주의로 양 노총을 자기 틀거리에 가두려 하고 있다.

98년에도 전교조 합법화 대신에 파견법을 수용하고, 사회적 합의로 가지 않았나. 총파업이 무엇인가. 노동자들이 정권과 자본에 대한 일대 전면전을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총파업이라는 말 자체에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거부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명확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로 보인다.

무대에 올리기 까지 과정은 어떠했나
어제 회의까지도 공연 총괄 단위에서는 공연 불가 입장이었다. 민주노총의 공연 총괄단위는 사회적 합의주의 관련 안건이 내년 임시대회로 유보되어 있는데 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 그런 공연을 하는 것은 분열이라는 지적이었다.

총파업을 앞두고 사회적 합의라는 완전히 죽지 않은 유령에 쐐기를 밖으려는 의도의 공연을 막는 것, 총파업과 사회적 합의주의를 다른 선상에 놓고 분리하는 것을 납득할 수가 없었기에 각 패별로 토론을 진행하고 강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는 자발적 문화패들이다. 민주노총의 지침을 하달받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우리가 모두 옳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장이 노동자대회라는 큰 기조 속에 배치되는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사업장을 많이 돌아다닐 텐데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는 오늘의 일회적 공연만이 아닌 지역에서의 실천활동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리고 어떻게 투쟁을 조직할지도. 오늘은 그 의지를 보이는 공연이었다.

본인의 사업장은 어떤가
안산지역에서 정규직으로 일한다. 그러나 노조가 없는 미조직 사업장 여성 노동자이기 때문에 말이 정규직이지 비정규직만큼 혹은 그 이상 열악한 상황이다. 당장 우리 사업장은 베트남으로 공장 해외 이전을 앞두고 있고 나 역시 12월 1일 자로 타 공장 발령 대기 중이다. 그러나 이런 회사의 일방적 결정에도 노조가 없기에 대응조차 못하고 잇는 현실이다. 그래서 분노가 더 크다. 현장에서는 이 정권의 노동 경제 정책이, 사측의 경영이 도무지 노동자들과 대화라는 것이 성립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오늘 전야제에 참가한 노동자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노조 있는 사업장이 제대로 싸우고 미조직으로 퍼지게 해야 한다. 상층의 합의 아닌 돌파 의지가 현장으로 전달되어서 확신을 주어야 한다. 밑에서도 치고 위에서도 치고 내려와 같이 싸워야 한다. 적당히 명분 세우는 파업이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

이 노동법 개악 통과되면 정규직 노동자들 비정규직으로 떨어지는 것, 우리 같은 개차반 미조직, 여성, 비정규직은 정말 더 밀리데 없는 벼랑으로 몰리는 거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정규직 파업, 비정규직 파업 이런 말 하지 말자. 이건 전체 노동자의 생존이 달린 전체 노동자의 파업이다.

노동자들은 처음부터 승리하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지 않는다. 너무 부당해서 막기 위해 싸우는 거다. 그 싸움 승리 여부를 미리 재단하고 판단하지 말자.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자. 정작 두려운 것은 패배가 아니라 패배에 대한 위축감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한 가지라도 이기면 그 힘 모아 또 다른 한가지씩 이겨 나갈 수 있다. 우리 스스로 두려워 하면서 어떻게 절대 권력, 총, 돈 가진 자들에게 이기겠나. 오늘 싸우고 말 것이 아니지 않나. 노동자로 사는 이상 늙어 죽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 노동자는 준비된 싸움을 하지 않는다. 항상 싸울 태세를 갖추고 일어나는 것, 그게 노동자다.

용기의 전태일, 의지의 전태일 그 하나하나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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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 노동자대회 , 사회적 합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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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없다

    의미있다
    시키는데로 안해서 멋지다
    시간나면 시키는데로 함 해주면 되
    대가리들 텔레비죤정치 쏙 뒤비지는 시즌에
    비맞은 이파리는 싱싱해
    오늘 싸우고 말 것 아니라는 말도 좋고
    힘내쇼
    냉이 이파리 햇살 통통 보여줘서 감사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