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그린란드 병합 위협, 그리고 가자 지구에서의 인권 유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법 질서의 붕괴를 상징한다. 이 질서는 국가 주권과 전쟁 금지를 핵심으로 삼았지만, 최근에는 인권 보호라는 명분조차 사라지고 강대국의 노골적인 이익 추구가 전면에 나섰다. 이제 우리는 기존 법질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직시하고, 새로운 국제 질서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2026년 1월, 미 해안경비대가 아이슬란드 해역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선박 ‘마리네라(구 벨라 1호)’를 나포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제재 위반 혐의로 자국 법원의 영장을 집행했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자국에 등록된 선박에 대한 불법적 무력 사용이라며 국제법 위반을 지적했다. 핵심 쟁점은 선박이 ‘무국적’으로 간주될 수 있었는지와, 미국의 추적이 ‘추적권(hot pursuit)’에 해당했는지 여부다. 이번 사건은 기존 국제해양법에 명확한 전례가 없어, 향후 법적 기준을 정립할 잠재적 판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캐나다 산업, 특히 앨버타의 석유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는 미국 정유소와 경쟁 관계에 있어 공급 증가 시 캐나다산 원유 가격 하락과 투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캐나다의 에너지 안보, 앨버타의 분리주의 정치, 그리고 석유 중심 경제에 모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는 경제 다각화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2026년,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탈피를 두고 '석유국(petro-states)'과 '전력국(electro-states)'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COP30에서 브라질은 탈탄소 로드맵을 제안했지만, 석유 수출국들의 반대로 공식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브라질과 노르웨이 등은 국내 전환계획 수립에 나섰고, 국제 논의도 계속될 예정이다. 반면 미국은 석유·가스 중심의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고 있으며, LNG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2026년 말 열릴 COP31에서 이 전환 갈등이 다시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네팔, 모로코, 마다가스카르, 유럽 등지에서 젊은 세대가 경제 불안, 부패, 민주주의 퇴행에 맞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각국 정부는 이들을 미성숙한 폭도로 치부하며 억압, 검열, 형사처벌로 대응했지만, 시위는 탈중앙화·수평적 구조와 디지털 문화 기반의 연대로 확산되고 있다. 청년들은 단순한 불만이 아닌 "지금, 여기"의 정의와 존엄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정당·이념을 넘어선 새로운 정치 언어와 실천을 창조하고 있다. 정부가 이들을 위협이 아닌 현재의 정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는 더 급진적인 거부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공습으로 니콜라스 마두로가 생포된 이후, 베네수엘라인들의 반응은 환영부터 분노까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드리드와 미국 등 해외 거주자들 중 일부는 독재 종식에 환호했지만, 많은 이들은 미국의 개입에 대한 불신과 전쟁 가능성,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복과 불안정에 대한 우려로 거리에서의 공개적 축하가 거의 없고, 일부는 생필품을 비축하며 사태 악화를 대비하고 있다. 마두로 실각이 가져온 정치적 격변은 베네수엘라인들의 일상, 관계,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의 납치로 권력 공백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에서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민군 동맹 내부의 균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친정부 민병 조직인 '코렉티보(colectivo)'와 ELN, FARC 잔당 등 다양한 무장 세력들은 민군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으며, 이는 도시 게릴라전부터 국경 지역 무장 충돌까지 다양한 형태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민간 권력이 미국 요구에 굴복한다고 판단되면 군부와 민병대의 반발로 정세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 마이어는 2026년을 앞두고 사회주의자와 노동운동가들에게 유용한 월별 정치·노동 투쟁 일정을 제시하며, 예측 가능한 선거 일정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국제적 충돌과 정치적 사건들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글은 뉴욕 사회주의 시장의 취임, 각국 선거(헝가리, 콜롬비아, 브라질, 이스라엘), 미국 노동계의 수많은 대형 계약 만료, 노동자 조직화 회의 등 주요 사건을 짚고,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과 MAGA 세력에 대한 대응이 2026년 좌파 정치의 중대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1월 1일, 불가리아가 유로화를 공식 도입하며 유로존 21번째 회원국이 되었지만, 이는 반복된 총선과 반정부 시위, 부패 논란 등 정치적 불안 속에서 이루어졌다. 정부는 유로화 도입이 무역과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 강조하지만, 국민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며,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 사이에선 물가 상승과 주권 약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이득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5년 12월 말, 테헤란의 휴대폰·기술 상인들의 파업에서 시작된 이란의 시위는 급속히 확산되며 반정부 구호까지 터져 나왔다. 이번 시위는 2017~2018년, 2019년 경제 시위와 유사하게 탈중앙적이고 중소도시 위주로 퍼지고 있으며, 상인 계층의 초기 참여가 주목된다. 그러나 전국적 규모 확산, 다양한 사회 계층의 결집, 정권 내부 균열 여부에 따라 향후 영향력은 갈릴 수 있다. 현재로선 체제에 실질적 도전을 가할 변수가 아직 부족하지만, 지속적인 생계 위기는 시위 확대의 불씨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