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건설플랜트노동자 무기한 단식 타워 고공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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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또라이 촬영 : 안창영 편집 : 허경
타워고공농성에 돌입하며


비정규 울산건설플랜트노동자 무기한 단식 타워 고공농성 돌입

울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타워 고공농성에 돌입한 저희 농성자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21세기에 OECD 국가 중의 하나인 한국에서 또한 한해 이익이 1조 6천억에 달하는 SK 사업장에서 < 화장실을 지어 달라. 식당을 지어 달라, 탈의실 좀 설치 해 달라> 라는 요구를 걸고 파업까지 불사해야 하는 저희 건설일용노동자의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고, 서럽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 땅에서 노동자 아니 인간 취급도 못 받으며 살아온 저희 비정규 건설일용노동자의 현실입니다.


십 수년을 먼지구덩이 현장에서 빗물에 쇳가루 섞인 밥을 쪼그리고 앉아 먹으면서 살아왔던 저희들의 현실을 바꿔보고자, 발디딜 틈도 없이 더러운 화장실에서 모멸감을 씹고 씹어왔던 현실을 바꿔보고자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불법 다단계 하도급, 세금 포탈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사업주들의 단체교섭 거부에는 아무런 처벌도하지 않던 정부는 절차 다 거치고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한 저희들에게 체포영장, 구속, 폭력연행으로 대응하고, 저희들을 그 무슨 범죄자 취급하며 폭도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현장마다 경찰병력이 수 백명이 배치되고, 집회만 하면 토끼몰이식 연행과 검거작전이 진행되고, 검문검색으로 노조 조끼만 입으면 무조건 연행하는 울산은 지금 저희 건설노동자에게는 계엄 상태와 같습니다. 파업이 장기화 되도 수수방관하는 울산시청과 노동부, 무조건 때려 잡기만 하는 경찰의 공조 속에서 도저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울산에서 고립되어만 가는 현실에서 저희들은 서울로 상경하여 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일당쟁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파업 44일은 바로 끼니가 떨어지는 현실과 맞 닿아 있습니다.
너무나도 기초적인 인간생활을 보장하라는 저희들의 요구가 파업 44일을 넘기고 가야 할 만큼 과도한 것입니까. 사업주들의 주장처럼 울산 경제를 뒤 흔들 만큼 대단한 것입니까? 825명이 연행되고, 12명이 구속될 만큼의 요구인 것입니까 ? 교섭 대상 업체들 중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업주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울산에서는 경찰과 노동부의 공조로 노조가 말살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까지 올라와 타워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배운 것 없어 시작하여 그래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플랜트 기능공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도 회한 스러울 뿐입니다. 정부와 사회, 그리고 사업주들, 그리고 언론에게 절절이 호소합니다. 건설일용노동자도 인간입니다. 저희들도 최소한 밥은 식당에서 먹고, 쪽잠은 휴게실에서 자면서, 화장실 정도는 맘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그런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에 호소합니다. 비정규직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는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울산 건설 플랜트 노동조합의 문제를 방관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저희 농성자들은 울산 건설플랜트 노동조합의 투쟁이 해결될 때 까지 무기한 단식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비장한 마음으로 이곳에 올라왔습니다.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의 농성으로 불편을 끼치게 되는 저희와 같은 건설노동자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양해를 구합니다.


2005년 4월 30일 울산건설플랜트노동조합 고공 농성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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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건설플랜트 , sk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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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국

    앞서가는 진보매체 미디어 참세상 동지 여러분 구생 많았습니다.
    허경동지, 안창영동지, 김미례 감독님 수고 했습니다.
    노래선곡도 너무 맘에 듭니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건설 노동자들
    자원하나 없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수많은 집을 짖고, 공장을 짖고, 배를 만들어 수출하고, 일요일고 없이 하루 10시간 이상씩 중노동에 시달리는 건설 노동자들이여...
    그대들의 권리는 "우리 스스로 챙겨야 하지않겠습니다까?"
    공사장의 먼지를 털고 일어서십시요
    하루쯤
    망치를 놓고, 갈고리를 놓고, 용접기를 놓고, 운전대를 놓고 200만 건설 노동자의 원리를 위해 거리로 나와 외쳐봅시다.
    김대중 대통령은 겨우 30만표 차이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우리 200만 건설 노동자가 뭉치면 정권도 바꿀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유일한 소원이 "내 아파트 하나 장만하는 것"이라는데, 왜 우리는 3D업종이라는 오명을 뒤짚어 쓰고 살아야 합니까?
    모두가 주 5일제를 한다고 난리가 아닌데 우린 뭡니까?

  • ..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저기 올라가면 자살하기 딱 좋네..ㅋㅋ

  • 문경락

    울산건설 노동자 무기한 단식 타워 고공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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