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연대전략의 혁신방안

[주례토론회] 계급형성과 계급동맹을 위한 사회연대전략

민주노총 연대전략의 혁신을 위하여1

1. 기존 연대전략에 대한 검토2

1) 민주노총 연대사업의 전개 과정: 사회개혁투쟁(1997), 사회공공성운동(2005), 사회연대전략(2009)

민주노총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연대’를 활동원칙의 하나로 정립했다. 그리고 기본과제에 ‘제 민주세력과의 연대 강화’를 제시하고 이를 사업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활동을 지금까지 전개해 왔다. 창립대의원대회에서 1) 정치위원회 구성 및 총선방침 수립 2) 정치세력화와 제 민주단체와의 연대방침 수립 3) 국제자유노련(ICFTU) 가입 추진 및 각국 노총과의 연대 강화를 연대사업의 내용으로 제시한 이후 2차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연대 사업 방침을 수립한다. 이때 수립된 방침은 다음과 같다. 우선 연대사업의 영역을 국내연대와 국제연대로 구분하여 각각의 목표와 방향, 방침을 수립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3


국내연대사업의 목표와 방향으로는
(1) 생산현장에서 제기되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관련된 투쟁에서 조직 밖의 지지와 지원, 공동대응을 끌어냄으로써 권력과 자본과의 관계에서 이데올로기적 우위를 차지하고 국민적 지지를 확보한다.
(2) 노동법개정과 민주노총 합법성 쟁취, 노동운동탄압 저지에 있어 조직 밖의 지지와 지원, 공동대응을 이끌어냄으로써 권력과 자본과의 관계에서 이데올로기적 우위를 차지하고 그 힘을 증대시킨다.
(3) 각계각층의 대중조직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사회개혁투쟁을 전개함으로써 노동자와 국민대중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노동운동의 위상을 국민적으로 높이며 그 유대관계를 높인다.
(4) 각계각층의 대중조직 및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 틀을 강화, 발전시킨다.

국제연대의 사업기조로
첫째, 세계의 사회적, 경제적 통합 추세와 국제화 바람 속에서 노동조합 세계주의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제노조운동은 국제자유노련이 주도할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운동노선상의 문제에 기초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당면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에서 국제자유노련에 가입하여 적극 활동한다.
둘째, 각국 민주노조단체와의 쌍무적 연대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노동자 공통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 연구, 정책 등 분야의 공동 활동을 개발한다. 또한 각국 노동자간의 진정한 상호이해와 연대, 노조운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단순히 노조 상층간의 교류가 아니라 현장중심의 교류활동을 강조한다.
셋째, 자본 및 노동력 이동을 수반하는 아태지역의 지역통합과정이 우리 한국의 노동자와 노동조합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또 이 지역의 민주주의 정도와 노동자들이 처한 엄혹한 현실에 주목하여 이 지역 노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며 관계를 발전시킨다.
넷째, 우리 노조운동과 유사한 경험과 지향성을 갖고 있어 서로 노조운동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국제노조운동의 올바른 발전에 힘을 모을 수 있는 진보적 노조운동과의 연대관계를 강화한다.
다섯째, 현재까지는 주로 다른 나라 노조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저개발국 노조운동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해야 한다. 한국 민주노조운동이 가진 경험은 저개발국 노조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지원활동은 국제노조운동 내에서 한국 노조운동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인권유린과 노조탄압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외국 현지법인 한국 사용자들이 저지르는 노동기본권 탄압문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을 개발하고 현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일곱째,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기본인권마저 박탈당한 채 차별에 고통 받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수는 10만 명을 넘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도인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제도를 철폐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노동자와 동등한 인권과 동등한 인권과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활동을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제노동계에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사회조항(Social Clause)과 관련하여 민주노총은 기본인권은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세계 모든 인류에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과 사회조항이 사회적 권리와 노동조합권을 보호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사회조항의 채택을 찬성한다.


이 같은 연대사업의 목표와 방향은 1997년 정기대의원대회 이후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이라는 슬로건으로 집약해서 표현되고, ‘사회개혁투쟁’은 민주노총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된다. 연도별 민주노총이 내세웠던 사회개혁투쟁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시기에 민주노총은 연대방침으로 1) 각계각층 대중조직과의 유대 및 연대 강화, 2) 분야별 시민사회단체와의 유대 및 연대 강화, 3)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각계 인사의 지지, 지원 조직, 4) 국회내 원내 교섭단체와 상임위원회와의 교류 확대 및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개별 국회의원과의 인간관계 돈독화, 5) 민주노총 지역조직의 지역내 시민사회단체와의 유대 및 연대 강화, 6) 민주노총 지역조직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와의 교류 강화, 7)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등 통일운동체와의 유대 강화, 8) 언론매체 및 유관기자와의 관계 돈독화, 9) 국제자유노련 등 국제노조단체의 가입 및 교류, 10) ILO, OECD-TUAC(노조자문위원회) 등 국제기구와의 관계유지 및 적극적인 활용 등을 제시하였다.4 이러한 연대사업의 방침은 이후 한동안 거의 변화 없이 지속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사회개혁투쟁의 전개과정에 대해 “사회개혁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반영하여 생겨난 많은 사안별 연대기구에 참여하여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부분적인 긍정 평가도 있기는 했지만, 제한된 역량으로 인해 고용문제와 같은 노동 현안들의 해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농민·빈민· 청년학생 등 타 계급·계층의 요구와 투쟁에 일상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또한, 민주노총은 사회개혁투쟁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 등 기층민중간의 연대를 대중적·조직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판받았다.5 향후 민주노총의 연대사업과 관련하여 “사회적 노동운동의 방향과 과제로서 총연맹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내부적인 주체역량을 세워내고 다양한 연대활동을 변혁적, 사회적 노동운동의 발전 전망 속에서 올바르게 정비하기 위한 통일적인 방침을 마련하는 과제”가 요구되었다.6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2005년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는 조직혁신 3대 목표의 하나로 ‘노동운동의 연대성 강화’를 제시하고 1) 동지적 연대성의 강화, 2) 계급적 연대성의 강화, 3) 사회적 연대성의 강화를 제안한다.7 조직혁신이 제기된 배경에는 민주노총의 ‘계급적·사회적 대표성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2009년에도 노동운동혁신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여기에서 제시된 내용은 1) 노농학청빈 등 대중조직 중심의 진보진영 연대전선 완성과 강화, 2) 각계각층을 포괄하는 반이명박 연대전선의 확대, 강화 등이며8, 추가로 지역생활연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이후 민주노총의 연대사업에 있어 특징적인 것은 ‘사회공공성투쟁’의 전개와 맞물려 있다. 2005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무상의료·무상교육 등 사회공공성 쟁취’를 내걸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전개한다는 투쟁방침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사회공공성 쟁취를 위한 6대 요구’를 제시하고, 의회전술 등 정치연대, 기층대중조직과의 연대, 시민사회와의 연대, 지역연대 등을 전개한다. 사회공공성투쟁은 ‘세상을 바꾸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후 민주노총의 핵심 투쟁과제이자 연대사업의 매개 고리로 자리 잡는다. 이에 대해서 민주노총은 자체적으로 조직 안팎의 관심과 지지를 획득하고, 전국민중연대·전농·시민사회단체·의료연대단체·교육단체 등의 지지 속에 민주노총의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전민중적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계획이 제출되는 등 민중운동과 시민사회진영 전반으로 투쟁전선이 확산되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사회공공성요구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다양하거나 높지 않아서 조합원의 주체적이고 대중적인 참여와 투쟁을 일구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와 문제점의 지적 또한 매년 반복되기도 했다.9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민주노총의 마지막 연대방침은 ‘사회연대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민주노총은 ‘사회연대헌장’을 마련하고, 비정규, 사회복지, 민생예산 확보, 민주주의, 평화통일 등의 분야에 걸쳐 중점 과제들을 제시하였다.10 사회연대전략의 차원에서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시되었던 다양한 운동기조를 종합하면서 주객관 위기를 공세적으로 돌파해 나갈 주요 무기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조직 내외적으로 폭넓은 동의를 획득하였고 이후 계승‧발전시켜야 할 과제”11라고 평가됐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자체 평가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사회연대전략을 둘러싼 노동운동 내부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사회연대전략을 추동해갈 내적 힘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구체적인 성과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외에도 용산참사, 4대강 문제 등 다양한 시기별, 사안별 연대체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면서 사회연대를 전개했지만, 상층중심의 연대를 벗어나고 있지 못했다.12 이러한 상황에서 무상의료운동본부, 빈곤사회연대 등 다수의 의제별 연대체에 민주노총이 참가는 하고 있으나 단순한 참가단체 역할 이상으로 민주노총이 주도성을 발휘하거나, 참여와 연대 속에서 민주노총의 자기 역할을 특별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연결되어 있다.

2) 연대사업에 대한 평가

(1)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평가

‘사회연대전략’이 본격적으로 제출된 것은 2009년 9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서이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전략은 민주노총의 ‘사회적·계급적 대표성의 위기’를 그 배경으로 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를 대표하는 지위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사회의 지지와 동의를 획득해 나가는 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운동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이끌기 위해 ‘사회연대전략’의 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연대전략을 두고 진보운동이 대중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헤게모니정치 전략이고, 노동자들의 공동 의식, 경험을 조성하여 동일한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계급형성 전략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13 이미 2006년에 민주노동당이 사회연대전략의 하나로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사업’을 제안하고, 이에 대해 민주노총 내부의 다양한 논쟁14이 전개된 바 있었다.

‘사회연대전략’이 제기된 배경과 취지를 공감할 수 있음에도 이 전략의 실제적인 전개과정은 그러한 배경과 취지를 살려 나가는 방향이 아니라, 최소한의 긍정적인 의미마저 훼손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와 노동조건의 격차를 결과가 아니라,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고, 결국에는 ‘정규직이 양보하자’로 귀결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리하여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이 전략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하고, 내부 견해의 차이를 좁히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대상이 자본과 권력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층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자본의 노동자계급의 분할구도를 합리화하는 결과를 낳으며, 전체 노동자들을 단일한 계급으로 통합하고 단결시키는 ‘계급형성’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와는 반대로 지체시킬 뿐이다.

또한, ‘연대’는 각각의 ‘주체’가 동등함을 전제로 한다. 누구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누구는 도움을 받는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다는 각 ‘주체’의 불균등을 전제로 하고 운동을 전개하면, 연대운동의 전개 과정에서 한쪽은 ‘비주체적인 대상’에 전락하기 쉽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도 마찬가지이다. 정규직은 부담을 하고,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부담을 대가로 하여 여러 혜택을 받는 주체로 위치가 지워질 때 비정규직은 운동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머물게 되며, 이는 서로가 ‘노동자’로서 동일한 ‘계급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아울러 정규직의 역할과 부담을 요구하는 사회연대전략은 자칫하면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운동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왜곡된 결과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또한 희생과 양보라는 ‘도덕을 강요하는 운동’에 그칠 우려가 있다.

한편 ‘사회연대전략’이 주로 사회복지에 대한 요구로 제출됨으로써 ‘고용과 임금투쟁’을 낡은 것이자 ‘기업의식에 사로잡힌 투쟁’으로 간주하면서 ‘고용과 임금투쟁’을 ‘사회복지투쟁’으로 대체하려는 관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15 사회연대전략이 사회복지에 대한 노동조합운동의 관심과 실천을 고무하고 시야를 넓히는 긍정적 효과를 낳긴 했으나, ‘임금·고용’과 ‘사회복지’의 관계를 ‘상승·보완’의 관계가 아니라 ‘대체’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결국에는 임금과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도, 사회복지 확대를 위한 투쟁도 효과적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2) 노·농·빈 민중연대에 대한 평가

민주노총은 연대사업의 방침으로 노동·농민·빈민 등 기층조직 간의 연대를 강조하고, 주요 활동 사업으로 배치해 왔다. 이 같은 연대 강조는 단일한 상설적 연대체 건설을 조직적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는 데에서 표현된다. 2002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진보진영 전체의 힘을 모아 강력한 단일조직 건설’을 연대운동의 전략적 방침으로 결의한 이후, 2005년 9월 대의원대회에서 ‘진보진영의 상설적 연대체 건설사업 추진’을 사업계획으로 결정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한국민중연대 → 민중의 힘 → 한국진보연대로 이어지는 상설적 연대체에 참가하려 했으나, 운동진영 노선의 충돌, 사업에서의 이견, 정치방침에 대한 이견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적이고 상시적인 참가를 결정하지 못하는 과정을 되풀이해 왔다.

‘진보진영의 단결’이란 취지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노동·농민·빈민이 일상적으로 단일하게 연대하고 투쟁을 전개할 ‘단일조직’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검토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와야 한다. 첫째, 노동자·농민·빈민의 이해와 요구가 일상적인 ‘연대’를 필요로 할 정도로 단일한가? 둘째, 노동자·농민·빈민의 이해와 요구를 억압하고 있는 투쟁의 대상이 같은가? 이 두 가지 질문은 운동진영 내의 노선, 사업과 정치방침에 대한 이견보다 더 근본적으로 ‘상설적 연대체’의 필요성을 규정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민주노총 상황을 고려해 보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이 쉽게 제출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고, ‘상설적 연대체’가 건설되더라도 1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는 것 이외에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사업이 펼쳐질 가능성은 매우 적고,16 대중조직 간의 ‘단일한 상설적 연대조직’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17 정세에 따라 생겨나는 수많은 대중적인 요구와 사안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중조직 구성원의 직접적인 이해와 요구가 그것과 합치해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다는 점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 의제별·사안별 사회연대에 대한 평가

앞에서도 간략히 언급했지만, 민주노총은 30여 개에 달하는 연대체에 참가하고 있다. 스스로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상층부 중심의 연대에 그치고 있으며,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참가하는 ‘아래로부터의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못하다. ‘지역생활연대’를 제시하며 이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 이상을 뛰어넘는 실천사례가 도출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산하 연맹별 상황과 수준에 맞는 구체적인 사례와 요구를 제시하며 실천의 내용을 확대하고 연대의 수준과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노력 역시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18 그러나 아직 의제별·사안별 연대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목표와 전략, 전술이 부재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으로 연대의 의미를 제한하는 경향도 나타나기도 하고,19 목표와 전망이 없는 일회성 연대에 그치고 마는 현실을 자주 보인다.

2. '연대전략'의 의미와 방향

1) 노동자연대의 의미

사전적으로 ‘연대’는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와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를 개념적으로 확장해 보면, 첫째, '투쟁'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 상대방에 대당하는 ‘우리(我)’를 결집시키는 것이며 둘째, '투쟁'의 대상을 극복한 이후 만들어 나갈 '대안'을 형성하고, 함께할 세력을 모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에게 과연 연대란 무엇인가?20

‘노동자 연대’는 노동-자본 관계를 축으로 하는 특수한 형태의 연대이다. 노동자 연대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해와 권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회적 적대’에 맞서 투쟁을 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투쟁 연대). 이들 노동자는 자본주의적 임노동 관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삶의 토대와 경험들을 공유하며, ‘임노동자’라는 동질성은 연대의 결정적인 뿌리이다(공동체 연대).

노동자 연대를 조직하는 일은 모든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이며, 노동자 연대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바로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조직하는 연대는 독일의 국제노조운동 연구가 쪼이너(Bodo Zeuner)에 의하면 핵심적으로 다음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첫째, 노동조합의 연대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판매자들 사이의 경쟁을 차단하거나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서 고용주의 수요에 개별적으로 맞설 경우, 경쟁 때문에 자신의 노동력을 헐값에 내놓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노동력 상품을 공급하는 측의 입장에서 카르텔을 형성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가격일 땐 공급을 중단하고, 노동력이란 상품에 대한 최소한의 가격이나 조건을 집단적으로 관철하려 한다. 노동조합이 연대를 형성해 공동으로 맞서야 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임노동 관계 자체에 내재되어 있고, 극복해야 할 사회적 상대는 노동력의 구매자이며 생산에 투입,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고용주이다.

둘째, 모든 연대는 어떤 특정한 부분에서 ‘같다고’ 규정되는 사람들이 연대의 순간에 다른 차이들은 부차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깨달게 될 때 마침내 실현된다. 노동조합의 연대에서도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사이에 형성되는 연대적 관계의 중심에는 자신과 가족의 재생산을 위해 ‘임노동’ 관계로 편입,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동질성’이 자리 잡게 되고, 다른 여타의 ‘비동질성’, 즉 남성/여성, 내국인/외국인, 청년노동자/노령노동자, 숙련노동자/비숙련 노동자라는 차이는 중요하지 않거나 덜 결정적인 요소로 인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조합 조직화 자체가 그 본질에는 노동자계급 내부의 성별, 연령별, 국적별, 신분별 차이를 극복하고, 이 같은 차이들이 연대나 단체행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활동인 것이다. 자본은 노동자내부의 분할과 경쟁을 항상적으로 도모하며, 이는 자본축적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역으로 노동자의 단결과 통일은 자본에 대응하고 맞서기 위한 노동자정치의 출발이다.

2) 노동자연대의 핵심 문제

노동자 연대를 조직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핵심 문제는 “누구의 어떤 이해를 포함하고, 동시에 반대로 누구의 어떤 이해를 배제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노동자들에게 연대는 항상 포괄적인 요소와 배타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들에게 연대는 무한정 포괄적일 수 없는데, 예를 들어 일반적인 경우 자본가, 즉 고용주의 이해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누구를 포괄하고, 누구를 배제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지금까지 거의 예외 없이, 1) 지난 과거의 노동자 연대에서 그 전형을 찾을 수 있는 ‘같은’ 사람들, 혹은 ‘우리’라고 인정되는 사람들 간의 (배타적) 연대와, 2) 새로운, 그전보다는 훨씬 복잡한 형태를 띠는 ‘같지 않은’ 사람들, ‘우리’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 간의 (포괄적) 연대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기초해 다뤄져 왔다. 임노동과 자본 간의 불평등과 갈등이 주 전선을 형성했던 과거의 계급사회에서 노동조합에게 노동자들을 연대로 묶어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과제였다. 왜냐하면, 노동자들 간에 임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있는 처지에 기초한 사회경제적 동질성이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급속히 진행되는 사회적 분화 과정은 임노동 중심의 동질성을 해체하고, 임노동자들 간에 존재하는 다른 차이들이 연대의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다. 이 차이들이 임노동자라는 유사성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 같은 노동자 계급의 ‘탈-연대화’ 과정은 노동조합의 연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21

오늘날의 노동자 계급 내부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경제적 차이들을 고려하며 새로운 버전의 연대형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 같은 집단이나 공동체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 또는 이방인들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은 위기에 처한 노동자 연대성을 회복시키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이해방식은 철저히 근대화·발전이론식의 단순화된, 즉 사회가 변했으니, 구식(old) 연대는 신식(new) 연대의 형태로 대체해야 한다는 사고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고는 현실의 발전을 반영하지 못한다. 지난 과거의 노동자 연대는 강한 동질성이나 소속감에 기초하므로, 연대를 조직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였다는 주장은 과거에도 노동자 계급의 연대 과정은 탈-연대화 경향과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산업자본주의초기에도 남성 노동자 대 여성 노동자, 내국인 대 외국인, 블루칼라 노동자 대 화이트칼라 노동자 같은 노동자 내 다양한 종류의 분절이 존재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이 같은 분절은 한편에서 연대의 방해물로 작용하였지만, 다른 한편 노동자조직이나 노조는 의식적인 노력과 시도들을 통해 차이를 극복하고 노동자 계급 간의 연대를 촉진해 왔다. 다시 말해, 과거에도 노동자들 사이에 연대를 조직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었으며, 매시기 노동자운동이나 노동조합운동의 끊임없는 활동과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지난 30년간의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노동자들은 계속 분절화되었고, 노동운동은 후퇴했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연대를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에도 역시 퇴행적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마치 전통적 방식의 노동자연대는 현재 맞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현대사회에선 노동계층이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노동자 연대는 굉장히 힘들게 되었다는 논리다. 이 같은 사고는 근대화이론의 인식 틀과 너무 비슷하다. 전-근대를 극복하고 근대화를 해야 한다는 논리처럼, 구식 연대를 바꾸고 새로운 운동과 신식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새로운 운동을 발굴하고 진일보한 연대를 추구하는 것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노동자들이 단일해서 뭉치기 쉬웠고, 지금은 아니다’라는 논리는 성급한 결론이다. 과거에도 노동자들은 단일하지 않았다. 남성노동자/여성노동자, 정규직노동자/비정규직노동자, 내국인노동자/이주노동자 등 여러 분할선들로 가득 차 있었다. 끊임없는 노력들도 연대를 조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치 자연발생적으로 이들이 뭉쳐서 노조를 만들고 집단투쟁을 벌인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타적’ 연대와 ‘포괄적’ 연대의 변증법적 관계에 대해서 주목해야 한다. 연대의 시작은 ‘배타적’ 연대에서부터 시작한다. 노동자가 자신이 노동자로서의 인식이 있어야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도모할 수 있는 것처럼, ‘배타적’ 연대는 ‘포괄적’ 연대의 전제가 된다. 처음부터 ‘포괄적’ 연대부터 시작한 적은 없다. 최근 고임금 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포괄적’ 연대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배타적’ 연대이기 때문에 문제라고만 진단해선 곤란하다. 그러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배타적’ 연대마저도 배척될 수 있다.

물론 노동자의 연대는 궁극적으로 ‘포괄적 연대’를 지향해 나가야 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특정 이해를 토대로 하는 배타적 연대를 자신의 정책과 운동에 관련시켜야 하며, 동시에 이 연대가 임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나 자본의 폭력에 노출된 민중이나 사회계층으로 확대해야 한다. 분절된 노동을 다시 접합시키고 ‘포괄적 연대’로 전진하기 위한 노동정치의 전략이 ‘연대전략’이어야 하며, ‘연대전략’의 구심적 역할을 민주노총이 수행해야 한다.

3) 연대전략의 방향과 과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동조합운동이 추구하는 연대전략 역시 ‘배타적 연대’와 ‘포괄적 연대’로 구분할 수 있다. ‘배타적 연대’는 ‘계급내부연대’ 혹은 ‘계급형성전략’이라 할 수 있고, ‘포괄적 연대’는 ‘계급동맹·민중연대전략’이 지향하는 가치와 의제에 근거한 ‘사회연대전략’으로 표현할 수 있다. 민주노총의 연대전략은 ‘계급형성(혹은 연대)’에 기초하여 ‘계급동맹’과 ‘사회연대’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22

(1) 계급동맹전략

전통적으로 계급동맹전략은 권력과 자본, 외세에 맞선 ‘민중통일전선’의 건설로 이야기되어 왔으며 이의 구체적인 형태는 ‘노동자와 농민의 동맹’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시기 노동자와 동맹과 연대를 맺을 ‘계급적 주체’는 누구인가? 이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맞서야 하며, 더 나아가 이후 건설할 사회의 상은 무엇인가? 에 대해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과 맞물려야 할 것이다.

지금의 정세에서 노동자가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은 신자유주의 축적체제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축적체제 속에서 온갖 이익과 혜택을 누리고 있는 재벌중심 경제구조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반대·재벌체제 반대’가 현시기 노동자계급의 동맹세력을 폭넓게 구축하면서도 노동중심성을 잃지 않는 투쟁전선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와 재벌체제에 맞선 투쟁전선에서 노동자계급과 함께 할 수 있는 ‘계급적 주체’는, 지속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농민과 소부르주아세력이라고 일컬어지는 중소자영업계층이다. 여기에 더하여 의사 등 ‘전문가계층’ 또한 동맹세력으로 가능하다. 노동자들을 포함한 이들은 모두 ‘생산’의 담당자들이다. ‘생산수단’을 소유하지만, 대자본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이들 대부분은 대자본 중심의 자본-노동관계로 급속하게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 계층의 삷 또한 노동자처럼 불안하고 경쟁사회에 내몰리고 있는 중이다.23 노동자들은 이들과 ‘동맹’을 통해서 국내외 대자본에 맞선 ‘대안주체세력’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이는 “생산자들의 자유로운 연합”을 형성하는 기본적 출발이기도 하다.

○ 정책 과제: 계급동맹의 전략과 방향으로서의 ‘사회화전략’

한국경제는 재벌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축적체제가 한계에 다다른 이른바 ‘뉴노멀(저성장-저물가-저금리) 시대’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노동자·민중의 삶을 표현하는 화두는 ‘불황’, ‘불안정’, ‘불확실’, ‘불균형’, ‘불평등’이다. 경제는 불황이고, 삶은 불안정하며, 미래가 불확실하고, 생산이 불균형하며, 분배는 불평등하다. 사회가 전체가 재생산의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할 만하다. 정부와 자본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신성장동력 창출’, ‘서비스산업 활성화’, ‘경기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서비스분야에서의 ‘산업화’와 ‘시장화’, 부채증가를 통한 건설·부동산 경기 및 산업의 부양 등의 전략을 펼쳐 왔다. 그 결과는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하우스푸어’, ‘자영업푸어’, ‘청년부채’, ‘N포세대’ 등에 이어 ‘헬조선’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민중의 삶은 파탄 그 자체다. 아주 극소수의 부자와 자본가를 제외한 전 계급·계층이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정부와 자본이 걸어온 ‘부채주도 경제’나 ‘시장화·산업화’와는 다른 길을 제시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대안세력으로 나설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며, 노동자계급이 사회구성원들의 보편 이해를 대변하는 ‘보편적 계급’임을 실천을 통해 입증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주거의 사회화, 사회서비스 공급의 사회화, 재벌독점이윤의 사회화, 의료시스템을 사회화하는 것을 주요한 정책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는 첫째, 점점 더 확장되어가는 산업영역에서 그와 함께 늘어나는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단결을 확대하기 위함이고, 둘째, 해당 영역에서 이해관계를 구성하고 있는 제 계급·계층과의 동맹과 제휴를 이루기 위함이며, 셋째,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재생산 위기에 대응하는 자본의 전략을 극복하고 노동자의 대안을 세워나가기 위함이다.

이러한 정책적과제는 삶과 사회의 재생산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관련분야에서 가장 고통을 당하고 있는 피해당사자조직-관련분야 노동조합조직-민주노총-관련분야 이해당사자로서 전문가집단(의사, 자영업자 등) 등 중간계층 간의 ‘연대와 동맹’이 ‘실천적 주체’로서 형성되어야 한다.

한편 노동자-농민간의 연대·연합을 위해 필수적이며, 초국적 자본과 자유무역에 침해당하고 있는 식량주권 수호 및 먹거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전략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조직적과제

⓵ 다양한 지역커뮤니티(풀뿌리 기초연대)의 조직화
⓶ 일상적 정책협의회의 운영
ex) 노-농 정책협의회
민주노총-전문직종단체간 정책협의회
민주노총-중소상인간 정책협의회
⓷ 민주노총 ‘사회공공성강화위원회’를 통해서 민주노총 산별조직과 사회운동간의 일상적·수평적 연대 틀의 형성

(2) 사회연대전략

지금 얘기하는 사회연대전략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민주노총이 추진해 왔던 ‘사회연대전략’과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계급동맹전략’이 주로 ‘삶과 사회의 재생산 영역’을 다루는 연대전략이었다면, 여기에서 제시하는 사회연대전략은 ‘계기별·사안별 이슈와 사건’에 대응하거나 사회적 소수자운동과의 연대를 실현해 나가는 것과 이를 통해 민주노총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24에 근거한 사회운동을 형성하고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전략은 신자유주의 축적체제를 넘어서 새로운 대안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과 주체를 형성하는 전략을 말하며, 이 같은 과정에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계급이 중심에 서는 주체형성전략을 뜻한다.

더 나아가 민주노총은 용산참사 진상규명투쟁, 강정해군기지 반대투쟁, 밀양송전탄건설반대투쟁, 세월호 투쟁 등 국가권력의 폭력과 자본의 이익추구 때문에 발생하는 수많은 사회 문제와 현안들에 대해 대응하고 투쟁을 전개했으며, 앞으로도 노동조합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단지 노동조합의 간부만이 아니라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연대전략’이 실현 가능하다.

이러한 사회연대전략의 원칙은 다음과 같아야 할 것이다.

⓵ ‘공간' 특히 ’지역‘ 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도록 한다.
⓶ 네거티브(저지)연대에서 포지티브(대안)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
⓷ 상층(조직) 중심의 연대에서 풀뿌리 참여형 기초연대로 나아가야 한다.
⓸ 계급형성과 계급동맹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

특히, 사회연대전략의 실행이 임금·고용을 둘러싼 현장 투쟁을 대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강력한 현장 투쟁을 바탕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장 투쟁의 동력 없이 사회연대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조합원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직적 과제들도 노동조합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임금·고용투쟁(배타적 연대)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허울뿐인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 조직적 과제

⓵ ‘커뮤니티노조’의 활성화
⓶ 산별 지역조직의 민주노총 지역본부로의 활동 무게중심 이동
⓷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회’의 강화
- 민주노총이 참가하고 있는 ‘연대체’ 집행체계로서의 역할, 핵심연대노조의 조직화 등을 담당
⓸ 노동조합 조합비의 1%를 '사회연대기금'으로 적립.

(3) 세 가지 연대전략의 관계와 핵심주체

‘사회연대’는 ‘계급형성’과 ‘계급동맹’을 위한 플랫폼이어야 하며, ‘계급형성’과 ‘계급동맹’은 사회연대의 주춧돌이자 동력이어야 한다.
결국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동력은 ‘노동조합’일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노동조합’의 확대는 필수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추동해 내고 주체와 동력을 마련하고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정치사업’이며, 이를 일상화하는 주체가 ‘정치조직’ 곧 ‘정당’이다. 곧 노동조합과 ‘정치조직’의 관계는 ‘양 날개’라기보다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또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점은 자본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자본을 규제하는 이러저러한 정책보다 노동조합의 존재 그 자체라는 점이다.


*주
1. 이 글은 민주노총 전략위원회 자문단 보고서의 내용 중 하나로 작성된 글이다.

2. 민주노총의 연대방침과 연대사업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국제연대 관련 활동들은 이 글에서 논외로 한다.

3. 민주노총 제2차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 1996. 2.

4. 민주노총 제2차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 1996. 2.

5.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회의자료. 1999. 2.

6.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 2004. 2.

7.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자료집. 2005.

8. 노동운동 혁신위원회 활동보고서. 2009.

9.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 2006. 2.

10.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 2009. 9.

11.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집. 2010. 2.

12. 2009년 기준 민주노총이 참가하고 있었던 사안별 연대체는 30여개이다. 이 숫자는 거의 변화 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3. 오건호, “사회연대전략은 계급형성전략이다”, 민주노총·포럼 사회복지와노동 공동토론회, 2007. 2.

14. 당시 논쟁은 주로 “정규직 양보론”, “노동자 책임론”, “투쟁 회피론” 등과 같은 비판 내용을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15. 이 같은 관점은 ‘시장임금이냐, 사회임금이냐?’라는 잘못된 이분법적 사고에서 쉽게 발견된다.

16. 민중대회나 민중총궐기대회라는 형식의 사업 역시 정권에 대항하는 투쟁전선을 형성하고, 노동자·민중의 투쟁과 단결의 역량강화 및 연대정신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업 방향과 집회 조직의 중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17. 이러한 위상과 역할 속에서 일상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성격을 띈 조직(정치조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대중조직의 ‘정치사업’(혹은 정당건설에의 참여와지지)은 유효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18. 금속노조, 화학섬유연맹 등의 ‘지역유해요인 제거 및 안전을 위한 사업’, 보건의료노조 등의 지역공공병원 건설사업, 공공운수노조 등의 지역공공협약 체결투쟁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2015년에는 상설위원회인 ‘사회연대위원회’ 구성을 통해 노동의 요구를 넘어 사회와 민중의 이해를 앞장서서 관철한다는 노동운동의 본령을 실현하고, 산별-지역본부 사회연대위원회 구성을 통해 상층연대를 넘어 현장으로 확산되는 사회연대 실현을 계획으로 제출하고 있다.

19. ‘입금이 연대’라는 인식과 ‘투쟁지원 대기조’로서 자족적인 평가를 하는 것 등을 말한다.

20. 이하 내용은 2012년 사회공공연구소에서 수행한 <21세기 노동의 대안복지연구>의 제1부 “노동자 연대와 복지”를 참고·요약한 것임.

21. 이 같은 주장은 대표적으로 독일노조 연구자 쫄(Rainer Zoll)이 쓴 <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2.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연대사업은 계급연대, 계급동맹, 사회연대의 관계설정과 전략, 내용을 마련했다 라기 보다는 사회연대를 계급연대와 동맹을 대체하거나, 계급연대에 기초하지 않은 새로운 사업으로 사고하는 관점에서 배치되거나 전개되었다. 따라서 위의 세 가지 차원의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거나 사고 되지 않고 각각 분절적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실제 연대사업의 전개과정에서도 각각이 결합되거나 연결되고 있지 않다.

23. 결국 현재의 신자유주의적 축적체제와 재벌중심 경제체제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고 배제된 이들, 이른바 “몫이 없는 이들” 모두는 노동자계급의 일원이며, 그래야 한다.

24. 민주노총은 강령과 기본과제들의 추진을 통해 한국사회의 모순 해결과 대안사회 건설을 자기 목표와 역할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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