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주민·동성애자·청소부, 월드컵 반대 곳곳 시위

[월드컵에 정의의 슛을] “불평등에 맞선 우리, 불평등 유형만 다를 뿐”

브라질 정부의 폭력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월드컵에 반대하는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레볼루션뉴스>, AP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약 350명이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와 정부에 맞서 콜롬비아와 우르과이 간 경기가 열린 마리카낭 경기장으로 향하는 행진시위를 벌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출처: NINJA]

시위에는 거리 청소노동자, 지역 주민 대표, 원주민 등이 참가했고 피파와 브라질 정부에 대해 “파시스트”, “독재자” 등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브라질 군경과 특수부대는 행진하는 시위대를 따라 통제하다가 시위대가 경기장 약 1km까지 접근하자 최루가스와 페퍼스프레이를 뿌리고 곤봉으로 구타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현장을 기록했던 언론인들의 장비도 부서졌다. 해산 작전 중 경찰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현장을 밝혔고 15명을 연행했다.

행진에 참여한 한 원주민은 “월드컵은 브라질이 아닌 피파를 위한 것”이라며 “정치 엘리트와 피파가 사람들을 조작하고 있다”고 외쳤다. 다른 한 사람은 “이는 월드컵과 함께 끝날 문제가 아니다.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이겨도,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의 여건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또 다른 이는 “피파는 가난한 사람들을 강제 퇴거하며 거대 기업과 거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사한 시위가 리우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도 일어났다.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핑크블록’ 등 약 200명은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모인 코파카바나 해변을 따라 월드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은 “우리 모두는 불평등한 사회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불평등의 유형만 다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벨루오리존치 [출처: NINJA]

28일 브라질과 칠레 간 경기가 진행된 브라질 동남지방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주도 벨루오리존치에서도 월드컵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된 이날 시위에는 100여 명이 모였으며 리우에서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군경과 특수부대가 동원돼 시위대를 통제했다. 이날 여성운동 활동가들은 특히 “브라질 여성은 당신의 소비물이 아니다”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다.

  “브라질 여성은 당신의 소비물이 아니다” [출처: 레볼루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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