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량진수산시장》, 184쪽, 값25,000원 [출처: 눈빛출판사] |
이 책은 수십 년 간 노량진 구수산시장에서 일해 온 상인들의 삶과, 경찰과 용역 폭력에 시달리며 생계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투쟁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눈빛출판사는 “사진가는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이 갈등과 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했다”라며 “이 사진들은 국가와 사회가 소시민의 삶을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의 서사”라고 설명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개장한 경성수산(주)의 전신으로 1971년 지금의 노량진에 자리를 잡았다. 상인들은 이곳에서 50년 넘게 일을 하며 상권을 활성화시켜 왔다. 하지만 2002년 관리운영을 맡은 수협이 2004년 수산물유통체계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2015년 국비 70%, 수협 30% 등 2,241억 원을 투자해 지하2층, 지상 6층 면적의 신시장이 완공됐지만, 임대료가 2배 넘게 폭등하고 좌판 면적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구시장 상인의 약 40%가 신시장 입주를 거부하며 투쟁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용역과 경찰의 강제 철거 및 폭력 등의 문제도 불거졌다. 현재 구시장 상인들은 노량진역 육교 위 2만5천 볼트 고압선 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인기 작가는 “사진집은 크게 세 꼭지로 구성이 된다. 2018년 경 상인들이 일상적으로 장사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이후 열 차례 명도집행 과정과 단전 단수 과정, 마지막으로 완전히 허물어져버린 노량진 수산시장의 모습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눈빛출판사에서 펴내는 ‘오늘의 다큐’ 일곱 번째 책이다. ‘오늘의 다큐’는 여러 사회문제를 사진가의 관점으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집 총서다. 눈빛출판사는 “이 책은 서울시민의 집단기억이 숨 쉬고 있는 노량진 구수산시장이 선진화와 현대화라는 미명하에 어떻게 풍비박산됐고, 그곳을 생계의 터전으로 살아온 시장 상인들의 삶이 변모했는가를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인기 작가는 오는 6월 4일부터 13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노량진수산시장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은석 다큐멘터리 감독의 <시장으로 가는 길>도 함께 상영된다. 오프닝은 4일 오전 2시 30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