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소통과 협의문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진보논평] 새로운 주체와 새로운 양식으로서의 지역운동

진보전략회의(준)는 한국사회 주요 전략아젠다에 대한 진보적 정책생산을 목표로 모인 연구자, 활동가들의 전략네트워크이다. 사회운동의 통합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운동과 운동을 이어주고 지역, 부문, 현장에서 운동기획을 자극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전략회의(준) 회원들이 주요한 사안에 대해 발표하는 '진보논평'을 민중언론참세상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최근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모순이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그에 따른 지역주체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안의 핵폐기장 설립저지 투쟁, 평택미군기지 이전 저지투쟁 그리고 대전 월평동의 생태공원 관통도로 저지투쟁 과정에서도 신자유주의의 모순적 결집체로서 지역의 살아 숨 쉬는 대중의 정치를 목도한 바 있다. IMF 외환위기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해 우리사회는 양극화가 극도로 심화되고 이를 방어해야 할 정치영역이 오히려 이를 조장하면서 시민사회에서는 효율과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소통의 논리가 잠식하게 되었다. 즉 건강한 시민이 형성될 토대가 침식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모순 속에서 지역사회의 운동을 소통하고 협의하는 문화를 가꾸어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관점에서 접근을 할 수 있다.

첫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중앙정치가 약화되면서 지방 거버넌스(Governance)체제의 형성을 만들어 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거버넌스는 정치, 경제 행위의 전통적 주체인 정부, 기업 이외에 시민 또는 비정부조직까지 협동적 체제로 이해한다. 이때 거버넌스를 통한 시민참여는 특정한 결정이나 문제에 대해 정부, 시민, 이해당사자 및 이익집단, 기업간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하는 포럼을 비롯하여 전문가 워크샵, 설문조사에 의한 자문, 시위 행동 등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다.

둘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오히려 지역운동이 발전할 수 있는 우호적인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만들어 낸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운동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기존의 분화된 부문운동에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종합적 네트워크 운동으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역운동의 새로운 구체적 방향으로서 풀뿌리 시민운동, 감시운동, 참여운동, 사회운동, 노동운동, 정치운동 등이 중층적으로 결합되어 실천적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연결망의 구축은 각 단체나 그룹에 속해 활동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내부의 연대와 소통을 담당할 개인들로 구성되어 단체 간 네트워크운동의 확산을 꾀해 나간다. 각 부문운동이 지역이라는 공통성을 바탕으로 네트워크화하여 지역의 문제, 즉 고용의 문제부터 복지의 문제까지를 공통으로 해결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또한 지역 내의 다양한 생활공동체 운동을 통해 시민적 참여를 촉진하고 시민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함으로써 재생산의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

넷째, 민간연구소 개념인 씽크탱크를 가동시켜 새로운 지역운동의 한 갈래를 적극적으로 형성한다. 시민 누구나가 연구자가 될 수 있고,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다. 시민사회의 보수화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담론 전략이 필요하고, 이는 새로운 담론전략을 위한 물적 토대를 갖출 때에만 가능할 수 있다. 미국의 보수 세력들이 사회의 담론구조를 장악하기 위해 씽크탱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시민운동세력에게는 중요한 반면교사이다. 최근 우리 나라도 대안연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 희망제작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세교연구소, 좋은정책포럼, 참여사회연구소, 코리아연구원,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 진보정치연구소 등 10개 연구소가 공동으로 합동연속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하겠다.
덧붙이는 말

양해림 님은 충남대 교수로, 진보전략회의 회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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