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대표는 6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정지원단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통합진보당은 5일 밤 9시 3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전자회의로 10차 전국운영위원회를 속개했다. 통합진보당은 이 회의에서 당내 비례대표선출의 부실·부정 논란과 관련한 후속조치 방안을 결정했다. 애초 전국운영위원회는 4일 오후 2시에 개최됐지만 당권파 계열 당원들의 실력행사로 5월 5일 오전 8시 30분에 정회된 후 15시간 만에 전자회의로 간신히 쇄신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전국운영위가 의결한 후속조치 쇄신 방안의 핵심 내용은 “비례대표 선출과정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만큼 순위 경쟁 명부의 비례 당선자와 후보자 전원(14명)은 총 사퇴한다”는 것과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이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명부는 총 20명으로 전국위 결의안에 따라 이중 14명이 사퇴하면, 외부 영입 후보 등 개방형 전략 명부의 비경쟁 후보 6명만 남는다. 여기에는 유시민 대표도 포함돼 있다. 유시민 대표는 5일 새벽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이번 사태에 제가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 중 한 명인데 비례대표를 승계받는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후보 사퇴를 밝힌 바 있어 5명만 남게 된다.
통합진보당은 19대 총선에서 10.3%의 정당지지율로 비례대표를 6명까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전국운영위 결의와 유시민 대표의 결정에 따라 사퇴가 이루어지면 통합진보당 전체 의석은 13석에서 12석으로 하나가 줄고, 전체 국회의원 수도 300명에서 299명이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당권파로 알려진 비례 2번 이석기 당선자와 3번 김재연 당선자가 후보직에서 사퇴할지 미지수다. 이들이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통합진보당 당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통합진보당 비례 1번이었던 윤금순 당선자는 지난 4일 오전 전격 사퇴를 발표하고 이석기 당선자 등 후보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10차 전국 운영위 진행 과정에서 8번 이영희 후보, 11번 나순자 후보, 13번 윤난실 후보 등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직후보 문제는 공직자가 채임져야...당대표 사퇴론 부족”
유시민 대표는 6일 오전 국회 213호 의정지원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권파 계열 당선자들의 사퇴 여부를 두고 “비례대표 사퇴 문제가 누구를 국회의원으로 시키고 안 시키고의 문제가 아니”라며 “공직후보 선거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당대표 사퇴만으로는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직후보 문제는 공직자가 책임져야 하고, 당이 저지른 일이니 당이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경선후보 전체 사퇴가 합당하다”고 못박았다.
또한 “비례 후보들이 당의 의견을 따라주시는 게 자연스러운 거고 각자 고민 중일 것”이라며 “개원 전까지 20여일 여유가 있으니 대화로 설득해가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이어 “국민 230만 명의 투표로 6명의 비례대표를 얻게 됐는데 이중 1석을 소실하게 한 것은 죄송하다”며 “1명이 줄어서 민의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축구경기에서 고의성 없는 심한 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면 나머지 10명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잘못을 대오각성해서 나머지 비례후보들이 열심히 뛰고 국민들에게 유용한 의정 활동을 하고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이 우리가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영위에서 강하게 쇄신안을 밀어붙인 것을 두고 “누구에게 상처를 주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의결한 게 아니라 당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일념에서 한 일”이라며 “그간 당을 책임지고 운영해 오신 분들이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내려놓는 자세로 한다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책을 빨리 내야해 저희 내부에서 소통이나 진지한 설득이 좀 부족한 상태에서 가결시키긴 했지만 우리 마음도 무겁고 미안하다. 냉정하게 초심으로 돌아가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번 사태로 인한 분당 가능성을 두고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유 대표는 “분당을 해야 할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많은 한계와 문제가 있었지만 국민들의 10% 넘는 지지율 있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분당을 한다는 건 민의에 반하고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이번 쇄신안에 담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목표를 놓고 유시민 대표는 “당이 투명해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누가 당원인지가 확실 해야 하고. 진짜로 당원의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분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에서 하는 모든 일이 당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충분해야 하며, 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공통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바탕에서 당원들의 마음의 변화, 판단, 의지를 당속으로 공유하는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