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 씨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 콘서트는 15일 발간된 ‘꽃 피는 용산’의 출간기념 북 콘서트도 겸해서 열렸다. ‘꽃 피는 용산’은 용산참사로 구속됐다가 지난 가을 출소한 김재호 씨의 저서다. ‘꽃 피는 용산’에는 수감기간동안 가족들에게 쓴 편지와 딸에게 그려 보낸 만화 400통이 실렸다.
김재호 씨는 구속 당시 어렸던 딸이 긴 문장으로 된 편지를 읽기 어려워 해 만화로 편지를 그려서 보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호 씨가 수감 중이던 당시 김 씨의 딸은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나 김 씨의 만화 편지가 전해지면서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호 씨는 “용산은 지금 멈춰있다”고 말했다. “공사도 중지돼 공터가 됐고, 유가족들의 마음도 그날에 멈춰있다”는 것이다. 그는 “멈춰있는 용산에 다시 꽃이 피고 새로운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재호 씨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박래군 집행위원장도 김재호 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4주기를 맞은 감회를 전달했다. 박래군 집행위원장은 “왜 용산에서 사람이 죽어야 했는지 우리는 알고싶다”고 말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용산참사 4주기를 지나는 지금도 곳곳에서 뉴타운과 재개발로 인한 강제철거가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용산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은 비단 용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에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시작”이라고 밝혔다.
김재호 씨는 “가장 시급한 일은 구속된 이들이 사면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형을 먼저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감옥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오는 3.1절에는 사면이 돼 함께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래군 집행위원장은 “오늘 아침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비리사범이 아니라 용산참사 구속자들을 석방하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면서 구속자 사면과 석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록밴드 허클베리 핀과 옐로우 몬스터즈도 추모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허클베리 핀은 무대에서 “용산참사가 발생하고 벌써 4년이나 지났다고 하니 마음이 다시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용산참사가 발생하고 우리들은 어느새 1년, 2년이 지났다고 쉽게 말했지만 그 한가운데에 아직도 살고 있는 유가족들은 하루하루가 긴 아픔일 것”이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우리들도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권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가게를 빼앗기게 되면 용산처럼 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용산참사는 아픔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공감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 4주기 추모위원회는 참사 당일인 20일까지 추모주간을 계속 이어간다. 17일에는 남일당 현장에서 추모미사를 진행하고 19일에는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린다. 20일에는 마석 열사묘역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한다.